TAIL 카페를 찾아서...
양양에서 고성까지는 대략 50km 정도 거리이다.
양양에서 강릉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강릉이나 속초는 워낙 자주 다녔기에, 그리 멀게 느껴지진 않지만,
고성으로 가는 길은 가는 길이 한산하기도 하고, 자주 가지 않아 낯설기 때문일까 조금 더 먼 느낌이 든다.
예전에 거진 인공암벽장에 가본 경험과 유명한 박포수 막국수를 먹기 위해서 그리고 가끔 아야진 쪽에 해피홀리라는 조용한 카페를 들르기 위해서 방문하는 것이 전부였던 고성이었다.
그러다 며칠 전, 아는 형님의 서핑샾(서파리)에 잠깐 들렀다가, 우연히 펼친 Reeal(리얼) 매거진에 실린 고성의 Tail 카페를 보았다.
요즘 유행하는 옛날 가옥을 개조한 카페이다. (특히나 요즘 핫플레이스의 카페는 대략 이러한 인테리어와 감성을 갖추고 있는 듯하다.)
전통가옥을 개조하여 살고 싶은 희망이 있고, 이쁜 카페에 앉아 쉬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주말에 한번 들러보자며 계획을 세워 두었다.
계획했던 당일이 되어, 오랜만에 고성으로 떠났다.
Tail 카페가 목적지이긴 했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동안의 풍경은 역시나 7번 국도의 명성에 걸맞게 동해안의 아름다운 경치를 안고 드라이브 하기에 훌륭했다.
카페가 위치한 곳의 해변은 가진해변이었다. 아주 작고 좁은 해변이지만, 바위와 나무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아치는 연인들에겐 흡사 나만 아는 비밀장소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주면의 유명한 횟집이 있어서인지, 카페 tail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소문을 타서인지... 아무도 찾지 않을, 아니 못 찾을 것만 같은 이 구석의 조그만 해변에, 연인들이 많다. (아니면 가진해변이 이리 유명한지 나만 모르고 있었으리라..^^;)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곳으로 좁은 골목길을 지나 마을회관의 넓은 공터에 주차를 하고, 카페를 찾았다. 무심한 듯 친절한 카페 이정표가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카페는 생각보다 공간이 좁았고, 예닐곱 명이 들어차면 자리가 없었기에,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들도 많이 보였다.
매거진에서 보았을 때는 내부의 모습만 보았기에, 오래된 전통가옥인 줄 알았지만, 지붕 정도는 기왓장까지는 아니고, 양철 기와로 근래에 수리한 느낌의 집이었다. 반전 통 가옥? 반가옥? 이라고 해야 하나? 어떤 명칭을 붙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바닷가 어촌에 위치한 여느 시골집 같은 분위기인 것은 확실하다.
내부에 자리가 생기길 기다리는 동안, 아내와 바깥 테이블에 잠시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내부의 모습을 드로잉 하고 싶었지만, 기다리는 동안 우선 외부 전경을 그려본다.
기다리는 동안 연인들이 분주히 뭔가를 찾으러 와서 들고 가는 모습이 보였다. 피크닉 가방이다. 피크닉 세트라고 하는 메뉴가 있었는데, 피크닉 가방 안에 음료와 간단히 먹을 것, 그리고 추위를 달래줄 담요 정도가 들어있었다. 그러고 보니, 카페를 들어오기 전 가진해변에 사진을 찍는 연인들을 보니, 백사장에 담요를 깔고 피크닉 보온병에 든 음료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언뜻 보았는데.. 이곳의 메뉴였구나...
가진해변의 감성과 잘 어울리는 멋진 메뉴라고 감탄했다^^
그림을 정신없이 그리고 있다 보니, 어느새 내부에 손님들이 다 나가서 한산하다. 손님들이 없는 짧은 찰나에 내부의 모습을 조금 찍어 둔다. (손님들이 있으면, 사진 찍거나 드로잉 할 때 조금 불편하다. 간혹 사진 찍히는 것을 너무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고, 또 그림을 그리면서 손님들을 보는 것이 아니지만, 무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마주치는 순간이 생기기에, 서로 어색하게 긴장하며 뻘쭘하여진다)
다행히 손님들이 당분간 들어오지 않았다. (피크닉 세트를 주로 주문해서 인지, 아마도 해변가에 대부분 나가 계시리라...) 그래서 편하게 느긋하게 내부의 모습을 담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