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길인데...
(글/그림. stoneage)
=== 뒷 이야기 ===
어느 순간,
매번 가던 길도
네비게이션을 켜고 나서야
출발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그러려니 했는데,
네비게이션이 작동을 안 하자
이상하게 불안하고
가던 길도 초행길마냥
어색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너무 의존해 버렸나보다
문득,
지금 내가 주저하고 있는
많은 일들이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들임에도
조언을 구한다는 명목 하에
누군가의 의견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갈 수 있는 데도
주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목적지를 가기 위해서는
네비게이션을
켜는 게 아니라
꺼버려야 할 때도 필요함을
깨닫는다
지금 믿어야 할 것은
네비게이션이 아니라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