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시대의 그림일기 #03

효도 안 해

[석기시대의 그림일기]

 (글/그림. STONEAGE)

#03. 효도 안 해..

"너무 많이 배우면... 효도 안 해.."

=== 뒷 이야기 ===

그냥 스쳐 지나듯 들었던

어머니의 한마디...

집에 놀러 왔던

어머니 친구에게

식사대접을 하시면서

뭐라 뭐라 말씀하시다가

"너무 많이 배우면

효도 안 해.."

라고 말씀하신 부분을

잠결에 얼핏 들었다

잠결에 피식하고 말았는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몇 년이 지나도록

그 말이

게속 맴돈다

생각해 보니,

아들 딸 잘되라고

말 그대로 뼈 빠지게

돈을 벌어

가르쳐 주셨지

징징거리는 투정도 받아주시고

훌륭한 사람 되거라

배워서 훌륭한 사람 되거라

그런데 왜

배우면 배울수록

머릿속에 든 건 많아지는 게 정상인데...

왜

가장 기본적인 것을

하나씩 덜어내고 사는 느낌인지...

배우면 배울수록

멍청해지고

모자라 지는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난

따지고 보면

나 혼자서 이렇게 큰 게 아닌데,

왜

내가 잘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을까?

다 가르쳐놓으면..

지 잘난 줄 알지..

고마워할 줄도

감사할 줄도

모르는 옹졸하고

못난 내 자신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