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행동-발언 통일하기
콘텐트 마케팅이 마케팅 그 자체가 되고 있다.
포브스 기사 <2019년에 주목해야 할 콘텐트 마케팅>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일방향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대신 쌍방향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고객과 관계를 맺는 것은 한때 아주 파격적인 일이었지만, 이제는 마케팅 업계에서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Calendar 앱의 공동창업자이자 사장인 존 홀은 “콘텐트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브랜드를 구축하고, 사이트 트래픽과 적절한 잠재고객을 창출하며, 그와 비슷한 모든 것을 할 때 필요한 최고의 도구”라고 말했습니다.
LinkedIn의 제이슨 밀러는 콘텐트 마케팅이 크게 성장할수록 콘텐트 마케터들이 앞으로의 행보를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콘텐트 마케팅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과거에 효과가 좋았던 전술이 미래에는 소용없게 될지도 모른다”, “똑같이 반복되는 전술만을 서로 공유할 것이 아니라, 콘텐트 마케팅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원문 글)
마케팅 에이전시 Church+State의 창립자 론 타이트는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콘텐트 마케터들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전술 이상의 무언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오디언스의 관심을 얻고 유지할 수 있다고 하면서요.
론 타이트는 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생각, 행동, 발언을 통일하여 훌륭한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 글에서는 론 타이트가 콘텐트마케팅월드(CMW)에서 한 강연을 기반으로 어떻게 훌륭한 브랜드를 구축하는지 설명합니다.
수많은 마케터들이 "생각, 행동, 발언을 통일하라"라는 조언을 듣고는 곧바로 어떤 사회적 이슈를 지지하는 글을 올립니다. 안타깝게도 대중은 그런 알맹이 없는 글을 아주 잘 간파합니다. 그런 회사가 얼마나 모순적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셜미디어의 많은 이야기를 보면 알 수 있죠.
브랜드는 에이전시에게 떠밀려 요즘 유행하는 대화의 내용에 동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용과 브랜드가 완벽히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이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론 타이트는 아웃도어 리테일 회사 REI와 자동차 회사 아우디의 사례를 비교합니다. REI가 #OptOutside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REI의 CEO는 “우리는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진정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텐트를 판매하는 것보다 더 큰 것에 의미를 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발언입니다.
한편 아우디는 슈퍼볼 광고 시간에 직장 내 성평등에 관한 광고를 내보냈습니다. 좋은 메시지긴 하지만, 아우디는 한 가지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성평등과 아우디가 자동차를 만드는 이유는 서로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 말이죠.
론 타이트는 “회사가 판매하는 제품을 뛰어넘는 신념을 가지고, 알맞은 태도와 행동으로 그 신념을 지지할 때에 그것은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라며 “회사와 속한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 행동, 발언을 할 때에 비로소 회사가 완벽해지죠. 이는 우리 모두가 생각해봐야 하는 마케팅 전술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론 타이트는 회사의 리더 혹은 직원의 생각, 행동, 발언이 브랜드에서 내세우는 것과 일맥상통할 때를 나타내는 간단한 다이어그램을 보여주었습니다.
중앙에 위치한 원이 회전하면 순식간에 조화가 흐트러집니다. 회사에 속한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면 통합에 문제가 생기는 거죠.
지난 10년간 여러 브랜드들에서 겪은 실패는 (론 타이트는 이것을 ‘폭망’이라고 부릅니다) 전부 이런 통합의 문제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생각만 하는 회사는 싱크탱크이고, 행동만 하는 회사는 착취공장입니다. 아무도 그런 곳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말만 하고 약속한 바를 실제로 전달하지 않는다면 고객을 모두 잃게 됩니다.
균형 잡히고 조화로운 회사를 만드는 첫 단계는, 일단 멈춰 서서 곰곰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2014년에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로 임명되었을 때, 사티아 나델라는 이런 방식으로 오랫동안 지속된 경쟁사 배척과 비방의 문화를 바로잡았습니다.
론 타이트는 이전 CEO가 마이크로소프트를 경영할 때를 회상했습니다. “그때는 절대로 맥 컴퓨터를 들고 회의실에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그런 경우가 생기면 다들 노란 스티커로 로고를 가릴 수 없냐고 물었죠.”
뿐만 아니라 그 시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사용하면 안 되는 용어가 있었습니다. 누군가 "구글 했다"라고 말하면 “빙 검색을 말하는 거겠죠?”라는 지적이 돌아오는 식이었습니다.
사티아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보다 고객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고객들이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사용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행동했고, 제품에 대한 이야기보다 사용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발언했습니다.
사티아 나델라의 새로운 사고방식 덕분에 이제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들도 고객을 먼저 생각합니다. 생각의 변화 없이는 그 어떤 행동이나 언어의 전략으로도 정체된 거대한 배를 돌릴 수 없습니다.
(사티아 나델라의 취임 후 4년 만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은 가격이 세 배 상승했습니다. 관련 기사)
과거에 마케터의 목표는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에는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고객이 행동하고 말하는 것에 영향을 주려 합니다.
지속적으로 콘텐트 마케팅을 해온 레드불, REI, 나이키 같은 다른 브랜드를 벤치마킹하겠다며 그들의 전술에 얽매이지 마세요. 전술을 보기보다는 그 브랜드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피고, 내 브랜드는 어떤 독특한 목적과 가치로 전략을 세울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케팅팀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죠. 변화를 이야기하면 몇몇 개척 정신이 강한 사람들이 그동안 열심히 만들어온 시스템을 흔들려 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론 타이트의 말만 듣고, 혹은 이 글만 읽고 단번에 전체 마케팅 프로세스에 혁신을 일으킬 수는 없습니다. 마치 혼자서 자동차의 조립 라인을 바꿀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팀은 명확한 역할, 책임, 성과 측정 방식을 정하려고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했습니다. 그래서 설사 전체 부서가 변화를 지지한다 하더라도, 새로운 철학을 구현하는 일은 전담하는 콘텐트 마케팅 팀에게 맡겨야 합니다. 자동차 회사에서 콘셉트카를 만드는 팀이 따로 있는 것처럼 말이죠.
론 타이트는 마케팅에 이를 적용한 사례를 본인의 경험담으로 들려줍니다.
“웨스틴 그랜드 호텔이 너무 좋다고 트위터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곧바로 웨스틴에서 이렇게 댓글을 달더라고요. ‘저희도 고객님이 너무 좋아요. 더 나은 숙박 경험을 위해 필요하신 것 있으면 언제든 알려주세요.’”
그는 아침에 샴푸가 다 떨어졌다는 답글을 달았습니다. 조금 후에 호텔 직원이 과일, 초콜릿, 물과 함께 아래와 같은 노트를 가져왔습니다.
@RonTite 고객님께,
저희의 고객(그리고 팔로워)이 되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셨으면 합니다.
저희가 작은 선물을 마련했습니다.
@TheWestinGrand
론 타이트는 이 메시지를 받고 기분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 기분 좋은 경험을 강연 도중 청중들에게 공유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호텔은 한 단계 더 나아갔습니다. 그가 호텔에 재방문했을 때 그의 객실에는 그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 스낵, 반려동물과 함께 찍은 자신의 사진, 샴푸 20병, 그리고 다음과 같은 노트가 놓여 있었습니다.
론 타이트 고객님께,
저희 호텔에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고객님께서 다시 방문해 주셔서 정말 반갑습니다. 강연 중에 해주시는 저희에 대한 좋은 말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의 표시로 저희가 드리는 스낵입니다. (가장 좋아하시는 스낵이라고 들었습니다.) 더불어 론 타이트 고객님만을 위해 특별히 객실을 준비했으니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TheWestinGrand
이렇게 웨스틴 호텔이 론 타이트에게 제공한 참신한 서비스는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웨스틴은 이런 서비스를 이전에도 제공해본 적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딘가에 많은 액자들을 쌓아놓고, 프로세스를 마련해둔 것 아닐까요?” 론 타이트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웨스틴 호텔의 맞춤형 서비스는 정해진 프로세스가 아니었습니다.
론 타이트도 이에 동의합니다. 오늘 하는 특별한 일을 마케팅 업무 리스트에 있는 다른 일을 하는 데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닌, 파격적인 변화를 상징하는 산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미국 최대의 회계 사기 행각을 벌인 에너지회사 엔론의 회사 로비에는 마지막 순간까지 다음과 같은 말이 걸려 있었습니다. '진실, 존중, 대화, 탁월함.' 지금 보면 기가 막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브랜드는 주장하는 목표와 얼마나 일치하나요?
큰 이슈가 되었던 나이키의 콜린 캐퍼닉 캠페인은 브랜드의 발언을 실제 행동으로 뒷받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나이키가 작년 9월 공개한 30주년 광고 속 미국 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은, 미국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이 논란이 된 2016년 경기 시작 전 국가 제창을 거부하고 기립 대신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시작한 인물입니다. 공권력에 대한 항의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캐퍼닉의 ‘무릎 꿇기’는 트럼프 정부의 인종차별 정책 기조에 반발하는 흑인 인구와 진보 성향의 시민들을 중심으로 뜨거운 지지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에 못지않은 반발도 불러일으켰고 그는 결국 선수 생활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나이키가 그를 광고 모델로 발탁한 것입니다.
나이키가 캐퍼닉의 사진과 함께 사용한 문구는 “모든 걸 희생해야 하더라도 신념을 가져라(Believe in something. Even if it means sacrificing everything.)”였습니다. 이 발언은 대화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운동선수들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회사가 수익에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논란에 뛰어든 것은, 브랜드가 주장하는 바를 행동으로 지지한 예입니다.
플랫폼과 매체는 떠올랐다 지기를 반복합니다. 시간이라는 시험대를 견뎌낼 역량이 있는 콘텐트 마케터들은, 제품이 아닌 가치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구축합니다. 만약 여러분의 회사와 제품만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언제나 제한된 이야기밖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생각-행동-발언 개념을 적용하면 곧 광고와 콘텐트 자산이 호환 가능해집니다. 서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거나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어서가 아닌, 동일한 사고방식에서 비롯되기 때문이죠.
나이키의 콜린 캐퍼닉 사례로 돌아가 봅시다.
대화를 크게 퍼뜨릴 수만 있다면 어떤 전술이라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하는 일이 어디에 속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치 있는 것을 믿기 시작했다면, 대화를 확장하기 시작했다면, 행동으로 뒷받침하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마케팅할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출처 및 참고 : Build a Great Brand: Align What You Think, Do, and Say
from Content Marketing Institute(C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