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지금,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지 못한 대한민국에서 다시 안녕하기 위한 이야기

by 글로 쓰는 바람

시작하는 글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고 나더니 이제 생성형 AI가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속도로 온 세상에 퍼지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하나는 분명히 인간을 해롭게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득과 실, 이와 해 같은 양면을 모두 지녔다는 것이다. ChatGPT로 대표되는 AI 세상이 열리자마자, 자본주의 세상은 잠시 숨죽이고 엿보는 것 같더니 이제 거침없이 질주를 시작했다. 돈이 되는 AI로 시장이 움직인다. 처음에는 AI따위가 내어 놓는 설명이나 답안은 역시 인간의 그것에 비해 수준이하라는 것을 증명해 볼 듯이 앞다투어 틀린 답을 보여주는 AI 사례가 쏟아졌지만 이 녀석의 학습 속도가 인간계를 넘다 보니 곧이어 자기 수정이 가해졌고, 그 무렵부터 전 세계 시장의 AI 추종이 시작되었다. 트렌드 따라잡기에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한민국이 초거대인공지능 경쟁판에 뛰어든 것은 너무 자명한 일이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좀 더 높은 곳에 닿자고 전 세계가 달려들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2024년 벽두부터 프롬프팅 능력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예언(!)에서 AI를 어디에 어떻게 써먹으면 좋다는 화려한 글과 사진을 곁들인 지극히 시장친화적인 저작물에 이르기까지 온갖 말과 글이 넘쳐난다.


지금의 모습을 두고 대전환, 격변이라고들 하지만 20세기 말, www로 대표되던 인터넷 기술이 등장했을 때 세상이 들썩거렸던 것을 생각하면 그때보다 속도만 좀 빠를 뿐이지 새삼스러운 건 없다. 사실 바뀌는 그 '무엇'에 대해 궁금해 하면서도 걱정하는 건 인류 역사에서 꾸준히 반복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지금의 광풍 역시 새로움에 적응하려는 우리들의 몸부림으로 보면 딱 맞아 보인다. 범지구적인 호들갑 조차 전혀 새삼스러운 게 아닌 셈이다. 그렇기 때문이라도 곰곰히 따져봐야 할 것은 새로운 유행도, 최첨단 초거대 AI 기술도 아닌 이 시대, 바로 지금을 사는 우리 모습이다.


무엇이 유행하든 어떤 기술이 근사한 미래를 보여주든지 간에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눈길을 사로잡는 모든 것들이 모두에게 멋진 내일을 그려줄 수 있는지 생각하면 염려가 더 앞선다. 초거대 AI 시대라는 말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인양 보이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서로 제대로 연결되어 있는가? 모두 잘 살고 있을까? 쉽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다.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든, 내 생각이 네게 전해지고, 뜻한대로 이해되어 메아리처럼 돌아오는 반응 속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달리 말하자면 관계 맺고 연결되어 사는 일이다. 초거대 인공지능 시대, 멋드러진 기술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것 마냥 보이는 세상이지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이 제대로 이어질 지의 여부는 전혀 별개이다. 초단위로 업그레이드되는 AI와 달리 사람 사는 모양새가 갈수록 더 힘들어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70억이 넘는 지구촌 사람들이 몽땅 이어질 수 있어 보이지만, 실시간으로 뚝뚝 끊어지고, 끊어버리는 것 역시 동시다발적이다. 모든 게 더 좋아진 것 같지만, 결국 안녕하지 못한 오늘이다.


인공지능이 그린 한국의 미래 (생성도구 : wrtn / 프롬프팅 : 저자)


이런 생각 끝에 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여기에 모여있는 글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안녕하지 못한 것들을 함께 얘기하기 위한 재료가 되길 바란다. 초거대AI시대라는 매혹적인 세상이 왔어도 여전히 지금 안녕하지 못한 대한민국에서 다시 안녕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 생각했던 고민들을 이야기 거리 삼아 함께 나누고 같이 생각해 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여기 모인 글에 터잡아 안녕하게 살기 위한 우리의 이야기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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