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면서 얻은 마음엔 그림자도 빛도 없었습니다.

by 글로 쓰는 바람


내가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태어났는지 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내 마음만은 하얀 백지였을 겁니다.

빛과 그림자, 그 어떤 것도 닿지 않은

그저 투명했을 마음을 들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설마 태어나면서부터 마음에 번뇌가 있을까요?

설마 첫울음 순간부터 희로애락이라는 천국과 지옥을 오갔을까요?



하루하루 쌓고 부수고, 얽매이고 벗어나기를 되풀이하다 보니

그 틈새를 가득 메운 삶의 더께에 자꾸 어깨가 처집니다.


인생엔 초기화 모드가 애초에 없으니,
처음 그 맑았던 마음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이제라도 더 덧대지는 말아야겠습니다.


아침을 시작하며 어김없이 손에 드는 커피처럼,

해지는 저녁 오늘이 끝날 즈음

하루살이에 깃든 빛도 그림자도 속속 지워 없애는 일을

꼭 해봐야겠습니다.




당신의 오늘이

다만 그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