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덕성 교수 이야기
사표로 여기고 있는 분 중 나덕성 교수가 있다. 20여 년 전 정년 때 무려 120명 이상의 제자들이 한 무대에 서는 큰 음악회를 준비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어떻게 제자들을 키워내셨기에 그렇게 존경받을 수 있을까.
우선 실력이 있었다. 나 교수는, “첼로를 하려면 무조건 나덕성에게 가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다음은 제자들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말을 소개한다. “너 중학생 때 어찌나 연주를 잘하던지 내가 따라잡으려고 매일 밤새워 연습한 거 모르지?” 제자에게 했던 말이다. 이 이상의 칭찬이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바른생활을 했다. 일상생활에서 흐트러짐이 없었고, 도덕의 으뜸 덕목인 제자 사랑의 자세를 갖고 있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레슨은 물론 등록금을 내주는 일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 세 조건 외에 또 하나 특별한 것이 있으니 바로 제자들이 ‘마무리 레슨’이라고 말하는 제자들의 무대를 찾아가 손을 잡고 기도해 주는 것이었다.
맞다 이 세상의 운행 법칙은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이다. 그가 뿌린 대로 거둔 것이다. 120여 명 이상의 제자가 스승을 위하여 무대에 서는 것. 그런 제자들 위엔 그러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춘 스승이 있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임에도 감동을 주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세태에서 이뤄졌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졸업한 제자들이 길거리에서 고개를 돌려 외면하는 것을 탓하기에 앞서 반성해야겠다. 그렇게 심었으니 그대로 거두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