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산행

야경과 고독

by 강석우

마음이 복잡하거나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때 찾는 곳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바다와 산이 그렇다. 어젯밤, 다시 모악산을 올랐다. 언젠가 낮에는 갈 시간이 없어서 밤 시간을 택했는데, 그때 정상에서 보았던 전주 시내의 야경을 잊을 수가 없다.

정상에 서서 내려다보는 멋진 야경도 좋지만, 사실 나를 더 이끄는 것은 오가는 길의 고독함이다.

야경은 역설적으로 밤의 어둠이 아닌 밤을 밝히는 빛을 보는 것이다. 저 빛나는 불빛을 응시할 때, 사람들은 이 밤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특히 낮에 일하고 밤에 쉬는 사람들보다, 낮에 일하고 밤에도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한다. 그들은 즐겁게 일할까? 아니면 의무감으로 일하고 있는 것일까. 왜 자지 않고 또는 자지 못하고 불을 밝혀야 할까? 그 불빛의 이유를 생각해 보는 것, 이것이 내가 굳이 야경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오가는 길에서 느끼는 고독함은 주변이 온통 암흑이고 오가는 사람 또한 없기에 오롯하게 주어지는 혼자만의 시간이다. 주변을 돌아봐야 별로 볼 것이 없으니 오로지 랜턴이 비춰주는 눈앞의 길만을 보며 걷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신경 쓸 필요 없이 내 생각에만 깊이 집중할 수 있다. 문득 고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고독하지 않은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두 가지, 야경과 고독이 어젯밤에 야간 산행을 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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