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추모시
아버지 넉넉한 그늘 아래 살아온 서른 해의 훈김으로
아버지 안 계신 또 다른 서른 해를 살아왔습니다.
한창 현직에 계실 때에도
늘 한발 물러서서
앞의 자식들, 멍석 깔아 주시고
지긋이, 빙그레 지켜보시던, 그 얼굴
30년인데, 어제인 듯 선명합니다.
너무 이른 퇴장으로 멈춰버린 시간
우린, 벌써 모두 현직에서 물러나
아버지께서 그러셨듯
지긋이, 빙그레
번창하는, 훨훨 나는
쑥쑥 자라는
앞서서 나가는 자식들을
아버지보다 더 나이 든 자식들이
아버지 모습 그대로
뒤에서 바라보며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린 그렇게 지내겠습니다.
아, 아버지!
아, 3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