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돈(Money)>

by 강석우

영화 〈돈(Money)〉(2019.03.20 개봉, 115분)
감독: 박누리
출연: 류준열(조일현), 유지태(번호표), 조우진(한지철)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


만약 내 앞에 돈 가방이 떨어져 있다면, 나는 그 가방을 주워 갈 것인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돈이 내 앞에 뿌려진다면, 나는 그것을 주울 것인가. 내 대답은 ‘아니다’이다. 돈 가방을 줍는 것은 범죄가 될 수 있고, 길바닥에 흩어진 돈을 줍는 일은 개가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는 모습과 다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돈〉은 많은 사람들에게 ‘돈 버는 것’이 곧 삶의 본질인 양, 눈앞에 놓인 돈 가방을 집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먹고사는 것’과 ‘돈 버는 것’은 무엇이 다를까. ‘먹고사는 것’은 생존 본능과 연결되고, ‘돈 버는 것’은 누리고 사는 삶과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생존은 최소한으로도 가능하지만, 누림에는 끝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조일현은 묻는다.
“그렇게 벌어서 어디에 쓰려고 했는지?”


그 질문에 번호표는 일갈한다.
“일현 씨가 생각이 많아지셨네.”


이유를 따지지 말고, 묻지도 말고, 그저 돈 버는 일에 매진하라는 말이다. 나는 이 영화가 결국 이 두 질문 사이를 오가는 이야기라고 본다. 그리고 그 사이에,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보여주는 인물들이 배치된다. 일현의 부모와 사회 교사인 연인, 그리고 기회만 주어진다면 온몸을 던져 돈을 좇을 준비가 되어 있는 증권사 직원들. 이들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개를 단 채 대비를 이룬다.


영화가 제시하는 해법은 어쩌면 양다리를 걸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현의 친구 우성이가 “신은 공평하지 않다는 걸 이 녀석 때문에 알게 되었다…”라고 말하면서도,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지 않고 따로 직장 생활을 하는 인물로 그려진 점이 그렇다.


영화를 보며 떠오른 말이 있다.
‘염일방일(拈一放一)’, 하나를 집으려면 다른 하나를 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과연 ‘돈’을 놓고 ‘삶’을 잡을 수 있을까.

극장을 나서며,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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