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조선 시대에는 오늘날의 ‘발렌타인데이’와 같은 의미를 지녔다고 합니다. 가을에 주워 두었던 은행을 이날까지 간직했다가 함께 까 먹으며, 은행나무 아래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고 전해집니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가까이 있어야 열매를 맺는 데서 비롯된 상징이라고 합니다. 함께 있어야 비로소 열매를 맺는다는 뜻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사순절 12일째를 지나며, 제 마음도 어느새 겨울잠에 빠져드는 듯 나태해지고 흐트러져 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경칩에 생명들이 깨어나듯 제 영혼도 다시 일어나게 해주십시오. 무너진 결심을 다시 세우고, 식어 버린 열정이 다시 불붙게 해주십시오.
은행 열매를 건네며 사랑을 고백하던 옛사람들처럼, 오늘은 저도 주님께 사랑을 고백하기 원합니다. 다시 깨어나게 하시는 하나님, 다시 시작할 힘을 주시는 하나님을 향한 제 마음을 새롭게 해주십시오. 함께해야 열매 맺는 은행나무처럼, 주님과 가까이 머물러 참된 열매를 맺는 하루가 되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