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얼굴
대학 4년 동안 미팅 한 번 못해보고 졸업했다. 아르바이트하느라 짬이 없기도 했지만, 못생겼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만약에 미팅하게 된다면 짝이 된 사람이 재수 없다고 한탄할 것 같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램프 요정이 꺼내주는 사람에게 무엇이든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던 것처럼 내 젊은 날의 혼자 있어야 함을 구원해 주는 여자에겐 무엇이든 다 해주리라 마음먹었다. 그리고 노년 얼굴은 본인이 만드는 것이라는 말에 공감하여 노년에는 아주 잘생긴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성석제 씨가 어떤 프로기사하고 나눈 대화 중 일부이다. “저 같은 경우는 노력이 성적으로 반영되는 데 1년쯤 걸리더군요. 지금 제 성적은 작년에 공부한 결과입니다. 오늘 마냥 놀아 버리면, 내년 오늘 경기에서 분명히 질 겁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노력한 결과가 바로 내일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의 오늘은 얼마 전까지의 삶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내가 오늘을 잘 살지 못한다면 얼마 후의 앞날은 엉망이 되는 것이다. 내일의 내 모습은 오늘 내가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에 고삐를 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