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흉내와 특권
체험학습 나온 앳된 여학생들이 예쁘다. 짙은 화장 짧은 치마 하이힐로 성인 이상으로 멋을 냈다. 어른 흉내 내기로 이름 지어본다. 막상 어른이 되면 어른이 얼마나 힘겨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이 얼마나 아름다운 시기였는지 뼈저리게 느낄 텐데 지금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가 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기를 쓰고 젊게 보이려 노력하면 추해 보이듯, 나이 먹은 대로 멋있는 분은 정말 멋있게 보이듯, 학생이 어른처럼 보이려 애쓰면 안쓰러워 보이고 학생이 학생다우면 얼마나 예쁘던가. 그런데 인격을 고루 갖춘 멋있는 어른을 닮으면 좋으련만 종종 고개를 외면하게 하는 어른을 흉내 내는 학생들이 종종 보여 안타깝다.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제멋대로 행동할 자유를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는 어른, 실력으로 승부를 보려는 것이 아니라 배경을 찾고 줄을 찾고 인간관계를 통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들려는 어른, 인간 그 자체로 인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인가 어떤 옷을 입고 있는가 어떤 차를 타고 있는 가로 사람을 평가하려는 어른 말이다. 그런 어른이 멋있게 보이는 걸까?
일부 학생들은 봉숭아 물들이던 손톱에 요란한 매니큐어를, 맑고 깨끗하고 순수한 피부에 짙은 화장을, 단정하고 순수한 옷차림 대신 온갖 야한 옷을, 밝고 약동하는 젊음 대신 섹시함을 강조한다. 미래를 앞당겨 지금 누리려 할 게 아니라, 지금을 지금답게 보낼 수 있게 이끌었으면 좋겠다.
어른의 특권은 미성년자가 못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아름다운 것인지, 무엇이 상황에 맞는 옷차림인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지, 사람의 내부에 무엇으로 채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 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