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유발자

참모습은?

by 강석우

뒤에서 구급차의 요란한 소리가 들리면 안절부절못한다. 그러나 아내는 태평하다. 아내가 수술실 간호사로 근무하던 때, 이어지는 수술 사이에 잠시 시간을 내 맛있는 식사를 하기 위해 병원 구급차를 이용했다고 한다.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며 급하게 허둥지둥 비켜주는 차들 사이를 환자 없는 구급차 안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맛있는 음식을 생각하며 침을 흘리거나 이를 쑤시고 있을 거로 생각하면 비켜줄 마음이 없을 법도 하다. 모든 구급차가 그러는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한데도.


겉모습에 현혹될 때가 많다. 겉만 보고 뭔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한 가지만 보고 전부인 것으로 착각할 때도 많다. 어느 날 퇴근하여 집에 가보니 아내가 집에 없다. 배가 고파 냉장고를 뒤져보니 두부가 있고 양념이 있다. 그래서 두부를 부치고 양념장을 발랐다. 막 먹으려는 순간 문이 열리더니 아내와 지인들이 들어온다. 순간 지인들의 눈엔 두부 접시를 들고 있는 내가 보였고, 졸지에 아내를 위해 두부 부침까지 만드는 자상한 남편이 되었다. 난 처음이었는데 아내의 지인들은 집에 돌아가 누구 남편은 어쩌고 저쩌고 하며 달달 볶았다고 한다. 그 남편들은 날 더러 부부싸움 유발자라고 한다.


우리 삶의 참모습은 무엇일까. 남들은 그럴싸하게 보는 내 인생 이력에 실제 그럴싸한 일이 있었나? 앞으로 있을까? 잘 포장된 모습이 아닌, 어쩌다 한 번 있었던 일이 아닌 진짜 모습, 지속적인 내 참모습을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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