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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mpathizer Oct 16. 2019

인간을 고유하고 가치있는 존재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일론 머스크는 파티에서 만난 구글 창립자 래리 페이지에게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언급했다. 그러자 래리 페이지는 그를 종차별주의자(speciesist)로 몰아붙였다. 탄소가 아니라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다는 이유로 어떤 생명체를 열등하게 취급한다며 말이다.


일론 머스크의 관점에서 보면 나도 종차별주의자일 것이다. 기계와 인간은 동등하게 취급되어서는 안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단순히 다른 것이 아니라 인간이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다.



<인본주의: Humanism>

존재론적 존재로서, 철학 사유 체계의 근원으로서 인간의 존재를 중요시하고 인간의 능력과 성품 그리고 인간의 현재적 소망과 행복을 귀중하게 생각하는 정신이다. 인간 중심적 사고에 따른 인류 사회의 존엄, 가치를 중시한다. 


나는 인본주의자다. 지극히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세상은 인간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협력하고 사유하는 능력, 감수성, 이타주의적 행동 등은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비교해 우월하고 가치있게 만드는 특징들이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인본주의적 시각도 재조명되고 있다.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은 인공지능이 발달한 사회와 그 속에서 살게 될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저자는 생명의 발전을 자신을 설계하는 능력에 따라 3단계로 나눈다. 생물적인 진화, 문화적인 진화, 기술적인 진화이다.


라이프 1.0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다시 설계하지 못한다. 라이프 2.0은 소프드웨어의 상당 부분을 다시 설계할 수 있다. (언어, 스포츠, 직업 능력, 세계관 등) 마지막으로 라이프 3.0은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하드웨어도 극적으로 재설계할 수 있다. (아직 등장 전)


연구자들은 라이프 3.0은 다음 세기 중에, 이르면 우리가 사는 동안에 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러한 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사회는 어떤 방식으로 재정립되어야 할까? 

지능 기억력 학습능력

인간이 다른 생명체들보다 뛰어난 세 가지 방면이다. AI의 발전은 인공지능이 세 가지 모두에서 인간을 뛰어넘을 가능성을 높였다. 추상적이고 두루뭉실하게 이해되던 위 개념들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더 구체적으로 정의되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학자들은 지능은 정보와 연산이지 육체와 혈액이나 탄소 원자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지능: 복잡한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

-기억력: 정보를 저장하는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능력

-학습능력: 정보 복제 및 처리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


지금 시점에서 바라보면 지능과 기억력, 학습능력에서 기계가 인간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학자들은 그런 상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렇다면 인간 고유의 특성, 그리고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은 어디서 나올 것인가? 더 나아가서 의식과 생명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린다면 말이다.


의식: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처리될 때 느끼는 것

생명: 자신의 복잡성을 유지하고 복제할 수 있는 과정


AI가 지능, 기억력, 학습능력, 그리고 의식과 생명까지도 가진다면 인간 중심으로 사회 시스템을 설계하는 인본주의적 관점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 것일까? 인공지능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이 통과되어야 할까? 남자와 여자, 성인과 미성년자,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시스템이 존재하듯이 정책 등에서도 인공지능과 인간도 사회적으로 분리해서 고려해야 할까?


인공지능이 또 하나의 존중받아야 할 생명체로 여겨지고 인간과 다르지만 '동등한' 존재로 여겨지는 시대. 불가능할 것 같아도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다. 그때 인간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라이프 3.0은 이런 질문들을 던지고 몇몇 부분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논의라서 더 흥미로웠고 인간과 기계가 공존할 미래 사회의 모습을 지금과 비교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다. 방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 전문적인 부분들도 많지만 큰 틀에서는 무리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의 내용을 더 잘 소화하려면 재독이 필수일 것 같아 시간날때마다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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