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마음챙김 (3)
- 서구 심리학적인 관점
이제는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는 말을 보통사람들도 낯설어하지는 않는다. 마음챙김이라는 의미를 정확히는 모르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본 단어가 된 것이다. 이렇게 마음챙김이라는 단어를 일반인들에게까지 친숙한 단어가 될 수 있도록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서구현대명상이다.
현대명상은 남방불교, 즉 테라와다(Theravada)불교인 상좌부(上座部)불교에서 비롯되었다. 남방불교의 명상의 핵심 개념인 Sati(사띠:Mindfulness:마음챙김)의 개념을 서구의 심리학자들이 차용해서 심리학적인 치료법의 하나로 재탄생시켰다. sati 고유의 개념을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심리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개념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서양 특히 미국의 심리학자들과 정신의학자들은 명상의 mindfulness개념이 심리학적 치료에 유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 개념을 이용한 심리학적 치유법을 통해 여러 가지 심리학적 실험이 진행되었다. 특히 심리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mindfulness를 이용한 치유법이 심리적인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상당한 효과를 보게 되어 심리학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된다. 나아가 일반인들에게까지 적용하는 명상의 개념으로 확장된다.
이렇게 서구의 학자들에 의해 새로이 해석된 Sati는 사띠의 고전적인 개념과는 사뭇 다르게 발전하는 양상을 띠게되고 Mindfulness(마음챙김)라고 하는 고유의 속성을 가지게 되었다.
mindfulness가 sati와는 다르게 발전할 수 있게 된 중심에는 존 카밧진(Jon Kabat-Zinn)이라고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서구사회에서 처음 Mindfulness 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MBSR (Mindfulness based on Stress Reduction: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장본인이다. 1979년 카밧진은 메사추세츠대학교 의과대학(University of Massachusetts Medical School)에서 스트레스 감소 클리닉(the Stress Reduction Clinic)을 설립하고 8주코스로 구성된 MBSR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들의 스트레스, 고통, 통증을 다루는데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는 마음챙김을 독특한 방식으로 의도를 가지고 지금 이 순간에 판단하지 않고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생겨나는 자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한국MBSR연구소의 홈페이지에는
MBSR 창시자 카밧진 박사는 마음챙김을 “독특한 방식으로 1)의도를 가지고 2)지금 이 순간에 3)판단하지 않고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생겨나는 자각”으로 정의하였다
이외에도 서구심리학자들의 다양한 「마음챙김의 심리학적 정의」가 존재한다.
아래는 『정준영, 박성현 (2010). 초기불교의 사띠(sati)와 현대심리학의 마음챙김(mindfulness).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22(1), 1-32』 의 논문에서 그대로 발췌했다. 그 이유는 개인적으로 심리학 전공자도 아니고, 이 논문이 mindfulness에 대한 심리학적 정의를 가장 잘 정리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Goleman(1980)은 마음챙김을 고정화된 지각으로부터 탈피하여, 매 사건을 처음으로 발생한 것처럼 보면서, 자신의 경험의 있는 그대로의 사실(bare facts)에 직면하는 것이며, 내적 경험에 대해 반사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수용적으로 반응하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Kabat-Zinn(1990)은 마음챙김을 현재의 순간에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 의도적으로 몸과 마음을 관찰하고 순간순간 체험한 것을 느끼며, 또한 체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Martin(1997)은 어떤 특정한 관점에 집착함 없이, 주의가 조용하고 유연해졌을 때 나타나는, 자신과 세계를 새롭게 경험하는 심리적 자유의 상태로 마음챙김을 정의하고, 왜곡되지 않고 탐색적인 관찰,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알아차림과 주의 집중의 요소들이 포함된 개념을 제안한다.
Teasdale, Williams, Soulsby, Segal, Ridgeway와 Lau(2000)는 마음챙김을 생각과 감정을 현실의 반영이 아닌 내적인 정신적 사건으로 자각하는 능력 혹은 자기 자신을 생각과 감정에서 분리하여 거리를 두는 능력으로 개념화한다. 이러한 마음챙김의 배양을 통해 메타-인지적 통찰(meta-cognitive insight)이 일어나는데 이는 부정적 사고와 느낌을 현실에 대한 정확한 표상이나 자기의 측면이 아니라, 지나쳐가는 정신적 사건으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Brown과 Ryan(2003)은 현재의 경험 혹은 현존하는 실재에 대한 주의(attention)와 자각(awareness)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Baer(2003)는 지속적인 내적 외적 자극의 흐름을 그것들이 일어날 때 비판단적으로 관찰하는 것으로서 마음챙김을 정의한다.
Dimidjian과 Linehan(2003)은 마음챙김의 요소로 ① 관찰하기(observing), 알아차림(noticing)-(내적, 외적 현상에 주의를 기울이고 민감하게 자각하는 것) ② 기술하기(describing), 명명하기(labeling)-(내적, 외적 현상에 대해 이름을 붙이는 것) ③ 비판단적으로 수용하기, 허용하기 ④ 현재의 순간에 집중등을 제안하고 있다.
Bishop 등(2004)은 마음챙김을 주의의 자기조절(self-regulation of attention)과 경험에의 지향(orientation to experience)과정으로 본다. 주의 조절의 요소로는 ① 지속적 주의(sustained attention; 현재의 경험에 대한 자각을 유지하는 기술) ② 주의의 변환(attention switching; 사고, 느낌, 감각들이 인식되었을 때 주의를 호흡으로 되돌리는 기술, 주의의 초점을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으로 옮길 수 있는 주의의 유연성) ③ 정교화 과정의 금지(the inhibition of elaborative processing; 사고, 느낌, 감각들이 일어났을 때 그것의 기원, 의미, 등에 대한 반추적이고 이차적인 정교화 과정을 멈추는 것) 등이 포함된다. 경험 지향의 요소는 ① 수용(acceptance; 현재 순간의 실재에 대한 경험의 개방성, 현재의 경험을 바꾸거나 회피하려는 시도 없이 허용하는 것) ② 탐색(investigating; 사고와 느낌의 본질을 이해하고 관찰하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 등을 포함한다.
Hayes와 Feldman(2004)은 Bishop 등의 제안에 더해 내적, 외적 경험과 거리두기 혹은 탈중심적 태도(distanced or decentered relationship)를 포함시키고 있다(박성현, 2006; 2007에서 재인용).
마음챙김에 대한 심리학자들의 개념적 정의들이 포괄하고 있는 하위 구성개념들을 정리해보면,
- 현재 경험에 대한 순수한(bare) 자각,
- 주의 집중,
- 탐색적 관찰,
- 경험을 기술하기,
- 경험을 수용하려는 의도,
- 비집착,
- 비판단,
- 비반응성,
- 경험에 대한 개방성,
- 거리두기,
- 탈중심,
- 주의 조절,
- 메타-인지적 기술과 통찰
등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대체로, 심리학자들은 마음챙김을 다양한 요소를 포괄하는 다면적인 구성개념으로 정의하고있는 것 같다(Baer 등, 2004).
심리학자들의 마음챙김 정의를 살펴보면
(1)현재 경험에 대한 주의나 자각의 측면을 마음챙김의 주요소로 보는 입장,
(2)의도적인 수용적 태도를 마음챙김에 포함하는 경우,
(3) 메타-인지적 주의 조절의 관점에서 마음챙김을 개념화하는 견해,
(4)내적 경험을 기술하기와 같은 기법을 포함하는 경우 혹은 위 모든 내용을 포괄하는 복합적 개념으로 마음챙김을 정의하는등의 상당히 상이한 개념 정의가 상존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논문에는 이외에도 「마음챙김에 기초한 치료법들에서 사용하는 마음챙김의 정의」와 「마음챙김 척도에서의 마음챙김 정의」도 있지만 여기에서는 생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