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가 신뢰를 얻는 과정
협업은 어떻게 들어오나요?
커뮤니티를 운영한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사실, 나는 처음부터 콜라보를 목표로 하지 않았다.
앞선 글에서도 말했듯이, 그저 ‘누군가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정보’를 꾸준히 올리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다 어느 날,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연락이 찾아왔다.
내 첫 협업 제안은 유명한 회사도, 거대한 단체도 아니었다.
외국인 유학생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는 작은 기관의 메시지였다.
우리 커뮤니티도 규모가 크지 않았기에, 그 연락이 유난히 감사하게 느껴졌다.
그때 깨달았다.
연락은 규모를 보고 오는 게 아니라 '진심'을 보고 온다는 사실을.
나는 특별한 영업을 해본 적이 없다.
누군가에게 DM을 보내 “우리 채널에 광고하세요”라고 한 적도 없다.
그저 외국인 유학생에게 필요한 정책·비자·장학·채용 정보를 꾸준히 올렸고,
누군가는 그것을 매일 확인하고 있었다.
기업이나 기관 입장에서는 수십만 팔로워 계정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 전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오랜 기간 1인 운영을 해온 사례는 드물다.
전문성 있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그래서였을까.
첫 협업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우리 학생들이 알럽코의 정보를 보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어요. 혹시 협업이 가능할까요?”
돌이켜보면 협업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이 있었다.
바로 ‘정리된 형식’으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다.
처음엔 그냥 글만 올렸지만, 어느 순간 카드뉴스 형태로 정리하고,
국적·전공·대학·주제별로 구분해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사람들이 나를 ‘찾기 시작했다’.
기업이나 기관도 마찬가지다.
“이 계정은 신뢰할 수 있네.”
협업은 결국 신뢰를 콘텐츠로 증명하는 과정의 결과였다.
첫 유료 협업의 금액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가 ‘우리 커뮤니티의 가치’를 인정해준 최초의 순간이었다.
그 경험이 내 생각을 바꿔놓았다.
작은 협업 이후로
정부기관·지자체 홍보, 대기업·화장품사·통신사 협업 문의,
대학·기관 자문 요청, 후원 행사 진행 등
예상치 못한 기회들이 찾아왔다.
내가 먼저 찾은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외국인 유학생에게 필요한 정보를 꾸준히 올린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협업 제안이 오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있다.
‘이 콘텐츠가 내 팔로워에게 도움이 될까?’
그래서 지금도 아래 기준을 먼저 본다.
외국인 유학생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가
과장, 위험 요소는 없는가
커뮤니티 방향성과 어긋나지 않는가
장기적으로 신뢰를 깎지 않을 내용인가
이 기준을 지켜왔기에 커뮤니티의 신뢰도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 아이덴티티 덕분에 새로운 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협업을 ‘운’이라고 말한다.
물론 어느 정도의 운은 있다.
하지만 내 경험상 협업은 꾸준함·신뢰도·전문성이라는 세 가지가 갖춰졌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나는 특별히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남들이 꾸준히 하지 않는 일을 2년 넘게 했을 뿐이다.
지금도 매일 누군가의 DM을 읽고, 그들의 고민을 기록하며,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든다.
다음 글에서는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커뮤니티 운영자로서 ‘브랜딩’을 어떻게 구축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