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함은 왜 풀어야 하는 걸까
심심하다.
심심하다1 중요
[형용사]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유의어] 담담하다1, 무료하다
네이버 사전
인간이 정말 자주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사전적 의미로는 '하는 일이 없어...'라고 하지만, 특정 무언가를 하면서도 심심하다는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회사에서 일을 하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심지어 애인과 통화를 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심심하다'라는 말을 내뱉은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
'지루하다'는 모든 상황에 적용하긴 무리가 있어 보인다. 나는 '재미가 없다'를 핵심으로 봤다. ('재미'에 대해선 알아보지 않았다. 귀찮다.)
'심심하다'라는 말은 '재미가 없다'라는 뜻을 갖는 것 같다. '재미가 없다'라는 말이 보다 큰 개념으로, '심심하다'라는 말을 포함하고 있지 않을까.
' 나는 왜 심심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대답은 많았다. 일을 하고 있지 않아서, 친구와 놀고 있지 않아서, 영화를 보지 못해서 등등. (코로나는 못됐다.) (코로나는 온전히 나쁘기만 한 것일까? 나중에 생각해 봐야지)
그러다 '심심함은 왜 풀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심심함'을 풀 방법이 정말 많다고 느꼈다. 사적 모임과 운동 등을 제외하더라도 게임, 영화 등을 포함해서 정말 다양한 '놀거리'들이 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이 '놀거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이 '놀거리'를 만드는 일이 많았지만, 현대에는 이것들이 점점 내 곁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하고 넓은 공간이 필요한 야구는 스크린 야구라는 형태로 다가왔고. 영화를 보기 위해서 직접 가야 했던 영화관은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형태로 가까워졌다.
단순히 이런 예시로 보면 그저 기술의 발전, 세대의 변화 등으로 설명이 될 수도 있다. 나도 위와 같은 것들은 별생각이 없었다. 최근에 이 심심함을 풀 방법, 즉 '놀거리'가 직접적으로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유튜브 때문이다.
유튜브
the YouTube(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
YouTube 미국식 [ˈjuːtuːb] 영국식 [ˈjuːtjuːb]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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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 유튜브란 말은 당신을 뜻하는 you와 텔레비전을 뜻하는 tube를 합친 말로 알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당신이 텔레비전을 만든다', '당신이 텔레비전 동영상을 내보낸다'는 의미 아니겠습니까?www.voakorea.com › world
주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는 유튜브에서 '결말 포함 영화 요약'을 보고 난 후였다. 영화는 기껏해야 보통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하는데, 그게 시간 아깝다고 요약해서 본다.(심지어 불법이다.) 그렇다고 그렇게 아껴놓은 시간을 잘 쓰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낭비한다.
심심함을 해소할 방법을 찾고, 그것을 하는 것까지의 시간이 굉장히 짧아졌다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나에게 '구독과 알람 설정'이라는 방식을 통해 접근해온다. 나는 심심함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었고, 그것은 내가 도중에 다시 심심해지기 전에 끝나고 다른 것을 추천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심심함을 느끼는 주기가 상당히 빨라졌다.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할 때 그 과정이 느린 것을 견디기 어려워졌다.
나는 심심함을 느꼈고, 심심함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봤으며, 어렵지 않게 찾았다. 그리고 이런 과정들이 내가 '가치 있지만 과정이 느린 것'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를 수정하기 위해 여러 과정을 거쳐봤다. 과정을 어렵게 하는 방법(매체의 차단. 어플, 게임 삭제 등), 방법을 달리하는 방법(운동, 책 읽기 등으로 대체). 다 실패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접근, 심심함을 느끼는 이유를 찾기까지 이르렀다.
나는 심심함을 느꼈기 때문에 심심함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봤다.
심심한 이유를 찾지 못했듯이, 심심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찾지 못했다
여러 방법을 거쳤듯이, 이번에는 심심함을 온전히 느끼는 방법을 택해봐야겠다.
심심함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과정의 가치를 느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