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리뷰
아틀란티스 왕국을 이끄는 ‘아쿠아맨’. 그를 원수로 여기는 ‘블랙 만타’가 강력한 무기 ‘블랙 트라이던트’를 손에 넣으며 위기가 찾아온다. 아쿠아맨은 과거 왕위 자리를 두고 전쟁을 벌였던 이부 동생 ‘옴’과 임시 동맹을 맺고자 그를 감옥에서 구출한다. 형제는 앙금이 쌓인 채 아틀란티스 왕국을 구하고자 블랙 만타와 대적한다.
한편으론 개봉한 것 자체가 다행인 영화.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이하 아쿠아맨 2)는 앰버 허드를 둘러싼 구설에 휘말리다 기어코 개봉한 디씨 확장 유니버스(이하 DCEU)의 마지막 영화다.
영화는 히어로 장르의 틀을 벗어나고자 애쓴다. 영화는 인물의 성장이라는 히어로 영화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몇몇 장면에선 하이스트 장르로 연출하기도, 어드벤처 장르로도 연출하며 다양한 재미를 노린다. 배경도 다양하다. 물속 세계를 벗어나 사막과 정글까지 이야기를 가져간다. 다만, 이런 연출이 ‘아쿠아맨’만의 개성을 지녔는지는 의문이다. 때론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떠오르고, 때론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시리즈나 주만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제이슨 모모아의 캐릭터는 여전히 좋았다. 제이슨 모모아는 아쿠아맨 그 자체가 된듯하다. 그가 아닌 아쿠아맨이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다. 다만, 어쩐지 전작에 비해 캐릭터가 더 가벼워졌다. 앰버 허드는 영화 전체로 봤을 땐 비중이 높진 않지만 우려에 비하면 다소 자주 등장하는 편.
단점도 명확하다. 아쿠아맨 2는 영화 내내 마블의 그림자만 좇는 모습을 보인다. 아쿠아맨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 세계관 속 <토르> 시리즈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아쿠아맨 2에선 토르의 코믹 요소까지 따라하는 모습을 보인다. 작중에선 심지어 ‘로키’ 등 MCU 속 캐릭터를 직접 지칭하기도 한다. 영화는 누구나 알 수 있는 MCU의 명장면을 따라하며 끝나기도 한다.
영화 전반적으로 아쉬운 CG도 영화의 어설픔에 힘을 더한다. 플롯이 유치한 건 백 번 양보해 히어로 장르의 숙명이라 하더라도, 연출까지 촌스러울 필요가 있나 싶다. 전작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수중액션마저 이번 작품에선 아쉬운데, 이는 어설픈 CG 탓이 크다. 어설픈 CG부터 촬영까지 모든 영역에서 어설프다.
아쿠아맨 2를 마지막으로 DCEU 세계관 영화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한편으론 다행이라 느껴질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