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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일웅 May 23. 2024

망상활성계의 초능력

꿈에 처음 보는 사람이 나왔다. 본 적 없는 얼굴인데 어떻게 김새를 볼 수 있는 걸까? 상으로 만들어 낸 생김새 일까? 상상도 아니고, 본 적 없는 얼굴도 아닌 것 같다. 아마도 주변 시야로 들어와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던 얼굴 정보가 아닌가 생각 된다.


내가 의도를 가지고 시선을 보내는 곳을 주 시야라고 하며 선명하게 보이는 영역이다. 주변 시야는 선명하게 보이는 걸 제외한 부분이며 흐릿하게 보인다. 주변 시야로 들어오는 정보는 대부분 무의식에 저장된다. 꿈에서 본 모르는 사람의 얼굴은 내 주변 시야로 들어와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던 정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것들은 정보의 형태로 뇌에 입력된다. 1초에 4천억 비트의 정보가 뇌에 입력된다고 하는데 이를 의식에서 모두 처리하려면 800년이 걸린단다. 이대로라면 뇌는 1초간의 정보도 모두 처리하지 못한 채 수명을 다하게 된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판단한 뇌는 필터 시스템을 가동하게 된다. 4000억 비트의 정보 중 2000비트의 정보만 선별하여 의식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용량 무제한인 무의식으로 보내는 것이다. 이 필터 시스템을 망상활성계라고 한다. 망상활성계는 필터링을 통해 정보를 취사선택한다. 망상활성계의 정보 필터링 기준은 나에게 중요한 정보인지 아닌 지다.


우리가 길을 걸으면 수많은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보게 된다. 모르는 사람의 얼굴은 내게 중요한 정보가 아니므로 그런 정보를 모두 의식으로 보낼 필요가 없다. 모르는 사람의 얼굴은 의식으로 들어오는 문턱에서 필터링되어 무의식으로 보내지게 된다. 꿈은 무의식 중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꿈에서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보는 건 주변 시야에 스쳐갔던 사람 중 한 명의 얼굴이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다가 꿈에 나온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주 시야건 주변 시야건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순식간에 필터링해 내는 망상활성계의 능력이다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주변 시야의 정보 중에서도 내게 중요한 정보는 순식간에 캐치해 낸다는 것이 놀라운 능력인데 나는 이게 마치 초능력 같다.


티비를 보고 있으면 티비에 주 시야를 두고 있지만 주변 시야로는 집안의 물건이나 다른 가족들의 모습도 어렴풋이 보인다. 하지만 망상활성계는 내가 지금 티비에 주의를 두고 있으므로 주변 시야의 정보는 걸러내 의식으로 들여보내지 않는다. 주변 시야까지 필터링되지 않고 의식으로 모두 들어오게 되면 티비에 집중할 수 없다. 


망상활성계의 놀라운 능력은 내가 아무리 티비에 집중하고 있어도 주변시야로부터 내게 중요한 정보가 포착되면 찰나의 순간에 의식으로 들여보내 준다는 거다.

위 사진의 아빠는 티비에 집중하고 있다. 뒤에는 아기가 있는데 소파에서 거꾸로 뒤집히며 떨어질 것 같은 순간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빠의 주 시야는 티비를 향해 있다.

그러다가 아이가 정말 떨어져 버리는 순간 아빠는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아이를 잡아 낸다. 망상활성계는 주변시야로 들어오는 정보 중 아이가 크게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정보를 순식간에 아빠의 의식으로 보내주었고 아빠는 아이를 잡을 수 있는 최적 위치와 최단 거리로 손을 뻗어 아이를 구내 냈다.


망상활성계는 내게 중요한 정보는 놓치지 않고 의식으로 들여보내 필요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


존 아사라프라는 사람은 망상활성계의 능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망상활성계는 온 바닷물 중에서 내가 원하는 단 한 방울을 정확하게 찾아 준다."


머릿속에 어떤 생각을 가득 담고 있느냐에 따라 망상활성계가 가져다주는 정보가 달라진다. 망상활성계는 필터링을 통해 정보를 취사선택한다고 했다. 이 정보의 취사선택이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정보의 취사선택이 어떻게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지는 맹모삼천지교를 통해 간단히 알아볼 수 있다.


맹자가

묘지 가까이 살았더니 장사 지내는 흉내를 냈다.

시장 근처로 이사했더니 물건 파는 걸 따라 했다.

그래서 서당 근처로 이사했더니 공부를 하더라.


이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주변환경 즉, 어떤 정보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 말은 곧 망상활성계가 어떤 정보를 취사선택해 의식으로 보내주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동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행동이 달라지면 삶도 달라지기에 망상활성계의 정보 취사선택 능력은 삶을 결정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망상활성계가 어떤 정보를 취사선택할지는 바로 나의 생각에 달려 있다.


사람은 온종일 그가 생각하는 대로 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사람은 생각하는 그대로 존재한다 -잠언-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된다 -얼 나이팅게일-

한 사람의 인생은 그가 하루종일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달렸다 -에머슨-


머릿속에 그 생각만 가득한 사람은

틈만 나면 그  하려 한다.

머릿속에 어떤 생각을 가득 채우냐에 따라

틈만 나면 하게 되는 그 짓이 달라진다.


그리고 매우 당연한 확률로

그 짓이 어떤 짓이냐에 따라 나의 삶이 달라진다.




두 번 이사했는데 왜 삼천지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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