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강한 편이다.
좋아지면 간도 쓸개도 없이 다 해주고 싶고, 싫어지면 뭘 해도 다 싫고 기억에서조차 지우는 편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대하는 내 마음이 생각보다 순수하고 깊지 않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그냥 그 사람이 좋으면 하는 일을 모두 응원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나에게 피해를 주거나 공공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물건과 물건을 나누는 물물교환은 경제 활동의 기초이고 필수인데, 나는 왜 그걸 인간관계까지 적용하려 드는지 모르겠다.
마치 물물교환 하는것 처럼, 내 마음을 이만큼 줬으니 너도 나에게 그만큼의 마음을 보여달라는 식이랄까?
문제는 마음을 눈에 보이게 잴 수는 없으니 상대가 보여주는 행동 등으로 유추하게 되는데, 그 판단 기준이 온전히 나에게만 있다는 것이다.
남들 보기엔 아무렇지 않은데 나 혼자 왜 그만큼의 마음을 보여주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기분은 썩 좋지 않다.
결국 내가 그 사람에게 그만큼의 존재감은 없었구나 자책하다가, 그래 마음은 충분히 있지만 사정상 보여주지 못한거다.
이런걸로 예민하게 굴지 말자.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마음의 사이즈를 맘대로 늘릴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xs 사이즈인 내 마음은 너무 타이트하다.
저기요, 여기 마음 사이즈 XL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