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소사이어티에서 온 편지] 우리를 지탱하는 3가지 언어
[스토리 소사이어티에서 온 편지]는 차가운 비즈니스 영역에서 이야기가 작동하는 힘을 연구하고, 이를 직접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천하는 우리의 철학과 실행에 대한 기록입니다.
안녕하세요, 스토리 소사이어티입니다. 오늘은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과 가치를 우리를 지탱하고 있는 3가지 언어를 기반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스토리 소사이어티를 지탱하는 3가지 언어, 오늘은 이 세 가지 언어 중 하나인 '마지막 어휘 Final vocabulary'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마지막 어휘 Final vocabulary
서사적 창조 Narrative creation
에토스 · 로고스 · 파토스 Ethos · Logos · Pathos
- 스토리 소사이어티를 지탱하는 3가지 언어 -
책을 읽고 'Eureka!'를 외친 적 있으신가요? 저는 종종 과거 철학책을 읽으며 이런 짜릿함을 느낍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 심지어 아주 오래 전 철학자들이 했던 고민이라는 것에 안도감과 위로, 그리고 지적 허영심이 충족되는 것이죠. '마지막 어휘'라는 개념을 주창한 리처드 로티가 제게는 그런 존재입니다. 아니, 이 사람은 나의 생을 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나의 생을 이렇게 적확하고 명료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신내림이라도 받은 무당을 눈 앞에 본 기분이었습니다. 이 말은 곧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가진 공통적인 생각을 리처드 로티가 간파했다는 의미겠지요.
리처드 로티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완성하길 바라는 사람을 '아이러니스트'라고 표현합니다.
아이러니스트는 자기 자신을 창조하기 위해 새롭고 참신한 메타포를 만들기 희망하는 사람입니다. 로티가 말한 아이러니스트, 지금 우리 시대의 브랜딩과 무엇이 다른가요? 저는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딩이라는 것의 처음이 '이름을 짓는 것'이기 떄문입니다. 내가 누군지 정의 내리고, 우리가 누군지 세상에 계속해서 선언하는 것. 우리만의 독창적 언어를 찾고 스스로를 타인과 다르게 규정 짓는 것. 어떤 단어 안에 나를 규정 짓는 것이 불편한 일이지만, 세상의 단어에 나를 끼워맞추는 것보다 스스로 창조한 단어로 스스로를 설명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요? 하나의 단어로 입체적인 사람 혹은 현상을 정의내리는 것은 원래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단어가 과연 맞는지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태도는 '아이러니스트'가 가진 핵심 가치입니다.
'자유주의 아이러니스트(liberal ironist)'는 리처드 로티 사상의 가장 핵심적인 어휘입니다. 자유주의자는 자유를 사수하기 위해 공적인 실천을 최우선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아이러니스트는 '자신의 완성을 위해 사적인 자아 창조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간주하는 사람'입니다. 과거 철학에서는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이 서로 통합될 수 없었고 이 두 가지의 통합을 꿈꿨다면, 로티는 양자가 통합되지 않은 채 병렬적으로 놓이게 되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공적 자아와 사적 자아, 저는 최근 SNS 속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이 경계에서 오고가는 스스로를 발견합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마지막 어휘(final voacabulary)'는 자신의 삶을 정당화하기 위해 채택하는 일련의 낱말입니다. 기존에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상투적인 말투를 버리고 자신만의 메타포를 추구하는 것이죠. 스토리 소사이어티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마지막 어휘'가 있다고 믿고 이를 찾기 위한 방법을 함께 연구하고 제안하는 그룹입니다.
여러분은 자신만의 마지막 어휘를 가지고 있나요? 찾아가고 있나요?
이유선 작가의 <리처드 로티, 우연성 · 아이러니 · 연대성>의 수집한 문장을 함께 나눕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완성하길 원한다. 로티는 그런 자아완성이라는 욕망은 자신의 고유한 삶을 서술할 수 있는 독창적 어휘를 만들어냈을 때 실현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그런 어휘를 '마지막 어휘'라고 부른다. 아이러니스트란 자신이 마지막 어휘로서 창안한 새로운 메타포가 과연 자신의 삶을 최종적으로 서술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계속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람을 일컫는다. 아이러니스트의 삶은 진부한 상식을 넘어서 자아의 경계를 끊임없이 확장하고자 하는 삶이다. (p. 17)
자유민주주의는 오로지 타자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을 가진 자유주의자들의 연대와 실천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사적인 완성의 욕망을 가진 아이러니스트가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에 몰두하는 인물이라면 자유주의자는 타자의 삶에 대해 책임을 느끼는 인물이다.(p, 25)
리처드 로티의 '아이러니스트' 개념이 자아 창조를 꿈꾸는 사적 영역과 관련된 어휘로서 자기 자신의 삶의 문제에 대한 책임을 다루고 있다면, '자유주의자'라는 어휘는 타자의 삶에 대한 책임, 즉 타자의 고통을 어떻게 경감할 수 있는가 하는 실천적 물음과 관련되어 있다. (p. 26)
사회적으로 행해지는 인간에 대한 잔인성, 굴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유주의자들의 연대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연대는 공통의 목표나 공통의 진리를 공유함으로써가 아니라 각자의 이기적인 희망, 즉 각자의 사적인 세계가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에 근거한다고 로티는 말한다.
자유주의 소설가, 시인,저널리스트가 필요한 이유는 그들이 희생자들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는 고통, 잔인성, 굴욕을 표현할 어휘를 창안할 상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p. 29)
마지막 문장을 읽고는 스토리 소사이어티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 스토리 소사이어티는 일터에서 전체주의에 희생당하는 개인이 생겨나지 않도록 개개인의 가치관이 하나의 언어로 통합되는 과정을 꿈꿉니다. 일터에서의 구성원, 그 하나의 각각의 개인이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하나의 그룹으로 자연스럽게 융합될 수 있는 언어를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내는 파트너가 되고 싶습니다.
스토리 소사이어티는 일터에서의 소설가, 시인, 저널리스트적인 태도로 일과 삶의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가지를 병렬적 형태로 연대할 수 있는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우리는 구성원이 참여한 워크숍을 통해 스스로 창안한 언어를 자산으로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갑니다.
The artiestic power of bisuness storytelling
Story Scociety.
글 | 스토리 소사이어티 대표 채자영
발행일 | 2023년 6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