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건강한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

5장. 삶으로 이어지는 마음 이야기

by 일상온도

어릴 땐 어른이 되면

모든 감정을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을 줄 알았다.

상처에도 무뎌지고, 실수엔 관대해지고,

불안이나 두려움쯤은 쉽게 넘어설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감정은 여전히 낯설고 어렵고,

때로는 더 깊고 무겁게 다가온다.


그동안 나는 감정을 이겨내야 하는 대상으로 여겼다.

감정에 휘둘리지 말 것,

약해지지 말 것,

흔들리면 안 된다는 말들 속에서

나는 ‘마음이 단단한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마음이 건강한 어른이란,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그 감정과 함께 살아갈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


감정은 다스리는 게 아니라

들어주는 것이다.

불안하면 불안하다고,

무서우면 무섭다고 말해보는 것.

그 감정이 나를 부끄럽게 만들지 않는 것.


그럴 수 있을 때

감정은 더 이상 나를 휘두르지 않는다.


나는 이제 감정에 휘청거리는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서툰 날도, 참지 못한 날도,

조금은 무너졌던 날도

그날의 나를 함께 품기로 했다.


마음 건강한 어른은

자기 감정을 조절하는 기술만 갖춘 사람이 아니라,

자기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그건 평생에 걸쳐 연습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이다.


나는 이제 감정이 올 때

조금 더 천천히 숨을 고르고,

그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다.

그 감정과 잠시 함께 걷다가,

조용히 흘려보내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아직도 완전하진 않다.

그렇지만 나는 매일,

조금 더 건강하게, 조금 더 다정하게

나를 돌보는 삶을 살고 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그것이 어른이라는 이름을

내가 스스로 받아들이게 해주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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