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면 개성있는 공간을 만날 수 있는 망원동.
3월인데도 찬바람이 쌩쌩분다. 바람 따귀를 맞으며 망원동을 한바퀴 돈다.
주오일식당의 줄이 길어서 베를린 키친으로 결정. 각기 다른 의자, 햇빛을 받고 있는 초록이들, 따뜻한 회색 빛의 공간에 앉아 있으니 멀리 외국으로 여행을 온 것 같다. 주방에서 치이익 치익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 때문에 더 허기지는구나. 가게만큼 예쁜 음식을 먹으며 에너지 충전 완료.
인스타그램에서 스몰커피 사진을 많이 보기는 했는데 망원동이 멀어서 와 볼 생각은 안했다. 스몰커피의 공간은 무척 작다. 벽면에 그림, 씨디 등이 아기자기하게 놓여 있다. 망원경이라는 망원동 작은 가게 지도와 스트리트h 득템. 귀여운 모자를 쓴 분에게 드립커피와 카푸치노를 주문하고 벽면 자리에 앉았다. 동네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에 다 들어오는 것 같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즐겁게 웃는다. 기분 좋아지는 카페다. 드디어 드립커피와 카푸치노가 나왔다. 커피를 마시며 카페 내부의 그림을 천천히 둘러봤다. 주인분이 그리셨다는 표정의 힘이 있는 고양이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카페인의 힘으로 이제 본격적으로 산책 시작.
스몰커피에서 조금 걸어가면 제로스페이스가 있다. 비비드 컬러로 멀리서 봐도 존재감있는 포스터들이 한가득이다. 책과 그림, 문구가 있는 곳에서는 구경할 것이 많아 정신이 없다. 포스터를 사고 싶은데 딱 맘에 드는게 없네.
2시 책방 만일이 오픈하는 시간이다. 스몰커피와 제로스페이스 중간에 있다. 문을 열기 전에 불을 켠 것인가 아닌가 구분이 잘 안된다. 오늘의 망원 투어는 책방 만일을 경험해보기 위한 것이다. 생각보다 작은 공간이다. 서점 주인분과 거리가 가까워서 조금 신경쓰인다. 책장에 꽂힌 책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관심가는 책을 집어 들었는데 책이 잘 읽히지 않는다. 존버거씨의 책 구매.
망원에는 어쩌다가게가 있다. 1층의 서점에서 특정 인물이 꾸미는 서가가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방문. 문을 스르르 여니 깔끔하게 정돈된 책장이 보인다. 음악도 좋고. 일하시는 분의 약간의 움직임도 좋다. 이번 달은 유지혜 작가가 추천한 책들을 볼 수 있다. 왜 추천하는지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방식이 맘에 드네.
봄날의 망원투어는 여기까지. 찬바람 맞으며 안 걷다 걸으니 엄청 피곤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