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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하 Sep 25. 2024

토끼풀과 라벤더

정식으로 모집한다는 공고는 있었지만, 모이는 장소가 문제였던 걸까? 


아무리 밤에 옆문을 몰래 개방한다고 해도, 성으로 오라는 게 설득력이 있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이건.... 하나도 안 왔잖아...."



실망한 칸나에게 리온은 괜찮다며 다독였다.

그동안 제르만에서 마녀 사냥을 비롯한 여러 탄압이 있었으니, 어쩌면 이 공고가 숨어있는 그들을 색출해서 싹을 없애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며.



'일리 있는 말이야. 이건 암어*로만 해결될게 아니었어..'

'직접 나가서 하나하나 컨택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할까...'

*암어 - 暗語, 특정인만이 알도록 꾸민 암호로서의 말.



칸나는 다시 곰곰이 고민한 끝에 이번에는 같은 내용이지만 모이는 장소를 바꾸었다. 

그리고 화가에게 부탁해서 그림을 덧붙였다.



"꽃들이 그려져 있다고 갑자기 좋게 보일까? 뭐... 보기에는 예쁘지만."



의미를 모르는 리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러 꽃들 사이에 보이는 토끼풀과 라벤더.

마법사들끼리 거래를 하거나 비밀리에 약속을 할 때 주고받는 표식이었다.



'알아볼 거야..'

'마녀라면 틀림없이....'



다시 수도 곳곳에 벽보가 붙었다. 


나라의 공고뿐 아니라 사람을 찾는 내용이라던가, 현상수배라던가, 온갖 종류의 벽보들이 붙는 게시판이었기에 마을 사람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뭐 이런 낙서 같은 게 또 붙어있네."


"그러게. 보아하니 제르만어나 에크나르프어도 아닌 것 같은데.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려나?"


"........."



게시판에 수상한 벽보가 재차 붙었다는 소문은 귀족들의 귀에도 들어갔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다른 이들과 달리 스카드는 수하의 사람을 시켜 가져오도록 했다.

책상에 놓인 벽보를 한참 쳐다보던 스카드는 의문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알 수 없는 글자가 적힌 벽보라.. 단순한 낙서 같지는 않은데."

"지난번과 달라진 게 있다고?"



스카드의 질문에 공작 가의 집사 론이 대답했다.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 이 꽃밭 같은 거 말이야?"


"예."



벽보를 계속해서 쳐다보던 스카드는 묘한 의심이 생겼다.



"흠.... 론. 이 벽보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을 수소문해 봐."

"주변 국가의 언어는 아닌 것 같고.... 먼 동양의 글자일 수도 있으니 헤르나에게 연락해서 무역선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 동양의 언어를 알고 있는 사람도 있나 물어보고."


"알겠습니다."



론에게 벽보를 건네며 가져가라 손짓하던 스카드는 이 일을 한 사람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보를 붙인 사람은?"


"모두 잠든 늦은 시각에 이루어진 일인지 본 자가 없다고 합니다."


"낙서라면 어딘가에 한 두장뿐이었을 거야."

"이렇게 대대적으로 많이 붙인 것은 누군가가 반드시 볼 필요가 있었다는 거지."

"민간에서 하긴 어려울 테고. 하룻밤 사이에 이만한 인원을 동원하려면......"



...!...




<새로운 사람들>



약속한 날이 다가왔다. 

칸나는 격식이 없는 차림으로 지정한 장소에 나가 기다리겠다며 나섰다. 


약속 장소가 성 안이 아니라는 소식에 기겁을 하며 리온이 호위를 붙여주었지만, 모두 물리고 그도 가까이에 오지 못하게 했다.

혹시나 누군가 해를 끼치지 않을까 염려하는 리온에게 칸나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며, 설령 그렇다 해도 자신이 감당하고 책임져야 할 몫이라며 거절했다.



"왕비가 혼자 이 밤에 성 밖으로 나간다는 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야."

"성 밖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혼자라니."



그녀를 걱정하는 말이었지만, 칸나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그들도 목숨을 걸고 만나러 오는 거예요."

"나도 목숨을 걸어야 그들을 만날 자격이 있는 거고요."



리온은 결국 칸나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그녀에게 몰래 미행을 붙이려 했지만, 눈치가 빠른 마녀들은 오히려 함정이다 여기고 달아날 것이라며 그를 재차 만류하고 홀로 떠났다.


어두컴컴한 숲 안쪽의 바위들이 모여있는 곳.


아직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 약속 장소였지만, 이번은 다를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먼저 도착한 칸나에게 이 기다림은 설렘이었고, 긴장이었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그들이 왕비가 된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또 자신들을 마법 기사단으로 만들겠다는 것에 거부감은 없을까...



-바스락



"!"


".......모집 공고를 보고 먼저 와서 기다리는 마녀 같지는 않고... 당신이 우릴 부른 거야?"


"아마..... 왕비겠지."


"정말?"


"마녀가 왕비가 됐다는 이야기는 우리들도 다 알잖아?"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이는 거리에서 그들은 칸나를 경계하며 말을 꺼냈다.


칸나가 초에 불을 켜고 후드를 걷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뒤, 무기가 될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들을 해칠 뜻도 없고, 이곳에는 우리뿐이라고 말을 하기 전까지는 다가오지 않았다.



"........."


".....좋아. 그런데 어째서 우릴 보자고 한 거야?"



다가온 그들을 보고 칸나가 기쁘게 말했다.



"....함께 일을 하고 싶어서요."


"?"


"이제 제르만에서, 마녀의 지위는 달라지게 될 겁니다. 그 시작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어서 초대한 거고요."



칸나는 웃으며 그들에게 리온과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비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왕실의 마법병이 된다는 것 때문에 전쟁에 동원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과 거부감을 표했다가 이내 그녀의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그럼... 우리가 에크나르프의 마법사들처럼 안전과 지위가 보장된다는 거지?"


"맞아요."


"어디 이국땅의 전쟁에 보내려는 건 아니고?"



그들은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위험한 일을 당해왔던 터라 의심이 끊이지 않았다.



"여러분은 왕실 근위대와 같은 마법 기사단에 편성될 겁니다. 국경이나 해외의 전쟁에 동원될 일은 없어요."

"또 우리는 마법 아카데미를 열어 학생도 육성할 겁니다. 그래서 마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일할 곳과, 지낼 곳을 마련할 거고요."



모두들 반신반의하며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뒤쪽에 서 있던 마녀가 손을 들었다.



"저기...."


"?"


"이 이야기와 상관없는 질문이긴 한데....."


"네."


"내가 본 그림은 좀 이상해서 말이야... "



당황한 칸나는 기침이 나왔다.



"...커흠.... 어쨌든.. 눈치채고 와줘서 고마워요."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들은 칸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마녀이지만 왕비가 된 그녀에게, 마녀인 자신들이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그녀에게, 점차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날 밤은 숲 한가운데 모닥불을 피우고 다 같이 둘러앉아, 날이 새도록 끊이지 않는 이야기들로 서로를 이해했으며 또 공감하고 위로했다.




<마녀, 아니 마법사들>



리온은 칸나의 걱정에 잠들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불안감은 커져갔으나, 날이 밝을 때까지는 절대로 찾아오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했기에 그저 걱정 가운데 밤을 지새울 뿐이었다.


다행히 날이 밝자마자 무사히 돌아온 칸나 덕에 그는 한시름 놓았다.

그리고 좋은 소식과 함께 돌아온 그녀를 환영하며 초기 마법 기사단에 대해 함께 의논했다.


열흘 뒤, 서쪽 성 지하에 마련해 둔 비밀 장소에서 훈련은 시작되었다.


제르만에서 마녀들이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이 나라에는 자신들이 영원히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버리고 천대받지 않는 땅으로 떠나기엔 국경을 넘는 것도 쉽지 않았고, 이곳에 남은 가족이나 친척이 있었다. 


마녀.

아니, 마법사들.




.........


아주 오래전부터 에토르* 전 대륙에 걸친 마력의 기운은 그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크고 작게 영향을 미쳤다.

*에토르 대륙 - 제르만, 에크나르프, 위라티, 에세에르그, 브리텐드를 모두 포함.


전혀 마력이 없는 부모 사이에서 마법사가 태어나기도 했고, 마력이 있는 부모 사이에서 아주 평범한 아이(제르만인들은 정상인이라고 말한다)가 태어나기도 했다. 

*마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대부분은 여자였다.


마력이 있는 사람은 소수였고, 특별했기에, 남들보다 더 눈에 띄었고, 좋든 나쁘든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약간은 어색하고 신경이 쓰이는 존재' 에서 '차별받는 존재' 로 전락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툼에서 마법을 이용한 피해가 있었던, 그때부터였다...


마법이 사람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 순간, 사람들은 무섭도록 냉정해졌다.

그리고 마력이 없는 다수의 사람들이 연합하여 마법사(마녀)들을 차별하기 시작했다.


갈등은 커져 전쟁과 같은 싸움이 되었고, 그 가운데에서 패배한 마법사(마녀)들은 더 이상 평등을 외칠 수 없었다.

차별이, 멸시가, 그들의 죗값과 책임처럼 따라붙었다.


......




이처럼 단순한 차별이 아닌 천대를 받던 이들이었기에 세상에 스스로 가치를 증명하고자 하는 이번 일이 저 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같았다.

그렇게 마녀들 모두 의기투합하여 당당한 마법기사단의 일원이 되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예상보다 일찍 부딪힘이 생겨났다.




<이유가 있습니다>



"......."


"......."


"어째서 두 분 다 말씀이 없으신지.."



늦은 밤, 긴급회의를 소집한 귀족들은 리온과 칸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가시 돋친 말은 몇 번을 들어도 익숙하지 않았다.



"마녀들을 불러다 무엇을 하실 생각이신지 물었습니다."


"재차 사냥이라도 시작된 겁니까?"


"사냥이라면 저희도 함께 하겠습니다."


"그만!!!"



참다 못한 칸나가 그들 앞에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대체 언제까지 마녀에 대한 핍박을 할 것인지, 또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인지 물었다.



"저희들에게 숨기고 마녀들을 불러다 무슨 일을 꾸미시는 겁니까."



당황한 칸나의 눈이 커졌다.



"일을 꾸미다니?"


"아니라면 어째서 몰래 하십니까."


"어떻게 알고 있는지가 중요합니까? 숨겨놓고 뭘 했냐고요."


"........."



숨 돌릴틈도 없이 밀려드는 그들의 질책에, 칸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숨을 고르고 이 일의 발단이 어딘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대체 그들이 어떻게 알게 된 거지? 내통하는 마녀라도 있단 말인가? 아니, 아니야... 

그럼 설마 이들 중에 벽보를 읽을 수 있는 자가 있다고?


.........아니다...

....정확한 내용은 모르고 있어.. 그들이 아는 것은 그저 마녀들이 모여있다는 것뿐..


......성 내에 첩자가 있구나....!



아무런 반박도 없는 칸나를 귀족들은 물어뜯기 시작했다.



"왕비님께서 같은 마녀라고 그들을 두둔하고 계십니까?"


"제르만에서 괜히 이유도 없는 마녀 사냥이 일어난 줄 아나 보군요?"


"이래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은..."



칸나는 억울함과 분노로 얼굴이 빨개졌다. 

귀족들의 공격에 곤란해하는 그녀를 보는 리온도 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왕실에서 하는 일에 상관하지 말라며 선을 그을 수는 없었다.

새로운 병력의 생산은 병무회의에서 통과되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뭐라고 둘러대야 할지 리온이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칸나의 생각이 정리되었다.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그들에게 빌미를 내어줘서는 안 된다....



"그저.... 왕비가...."



칸나는 자신을 감싸주려고 하는 리온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리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이전에 마녀를 이용한 내란이 있었다는 것. 그래서 왕실에 위협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당시 내란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후손들에게는 예민한 문제라는 것도 압니다." 

"국민들의 정서 또한, 아직 마녀를 차별 없이 대하는 게 무리겠지요."


"그걸 아시는 분이..."



칸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끊는 귀족의 무례함을 쳐냈다.



"아직 이야기 중입니다."


"...어.. 엇흠..."


"......"



칸나는 이들에게 더 이상의 관심을 멈출 수 있는 답을 주어야 했다.



"그러나 지속되어 온 차별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으며, 이렇게 소통을 거부하고 벽을 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저는, 조금이나마 그 벽을 허물고자 합니다.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작은 틈이라도 있길 원합니다."

"그래서 그들을 치유사로 일하게 하고 싶은 겁니다."



그녀의 말에는 진실성이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정말 치유사가 될 예정이었기에, 약간의 숨김은 있었으나 거짓은 아니었다.


당당한 칸나의 말과 태도, 그리고 눈빛.

마녀를 불렀다는 소식에 으르렁대던 귀족들도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



칸나는 제르만에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 문제로 인해 귀족들을 비롯한 돈 많은 상인들 외에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꼬집었다.

마녀들을 소집한 것은 그들을 치유사로 일하게 하여, 간단한 병들은 국민들이 의사를 통하지 않고서도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 말했다.



"인구 감소문제도 해결이 될 테고, 여러분들의 가문 내에 숨겨진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되지 않겠습니까?"


"?!"



칸나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하는 귀족들에게 숨겨져 있던 사실을 꺼내었다.



"마력이 있는 자들이 귀족 가문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나요? 아니요, 나타난다고 해도 숨기겠지요."

"가문의 치부라 생각하여 죽이거나, 평생 가둬두거나... 아닙니까?"


"무슨 근거로..!!"



무례하다며 화를 내는 그들의 앞에서 칸나는 끝까지 침착하게 대응했다.



"정식 절차를 밟아 치료사로 일하게 되면, 그 가문 내에서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치료사의 자격을 얻기 위한 교육 과정은 왕실에서 무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마력이 있는 모든 이들을, 불씨 예방 목적이라는 핑계를 앞세워 학살을 자행할 것이 아니라면, 여기에서 그만 멈추고 조금이라도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자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를 끝으로 회의는 종료되었다.




<에필로그>



수십 장의 그림을 그리던 궁정 화가 제로스는 팔과 어깨의 통증을 호소하며 마지막 꽃을 그려냈다. 



"헉... 헉..... 왕비님.... 더는 못 그리겠습니다."



제로스의 그림을 보는 칸나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래, 수고했어. 정말 고마워."


"감사합니다. 이제 좀 쉬어도 될지.."


"여기, 수고비."



칸나가 건넨 금화 주머니를 본 제로스가 손사래를 쳤다.



"아니,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는 그저 명령에 따라.."


"괜찮아. 이건 내가 주는 감사의 표시니까."



신이 나서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넨 제로스는, 그의 밑에서 배우고 있는 보조 화가 젤가의 그림을 보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젤가.... 이건 토끼풀이 아니라 숲똥풀이잖아."


"예?"


"....이건 라벤더가 아니라 릴리터프고..."


"아..."


"....이렇게 개똥같이 그려서는..."



당황함과 속상함이 가득한 젤가를 본 제로스가 얼른 사과했다.



"아, 미안... 속마음이 밖으로.." 

"아무튼.. 이건 아니야. 저쪽에 내가 그린 스케치를 보고 다시 그려주겠어?"



오른팔을 주무르던 제로스는 젤가가 다 그렸다며 쌓아둔 그림들을 살펴보다 결국 화를 냈다.



"여기에 토끼랑 사슴은 왜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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