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콩 쑤던 날

by Sinamongaroo


우리 집에는 아궁이와 부뚜막, 큰 가마솥 두 개가 있었다. 엄마는 아궁이에 할아버지가 패 놓은 장작을 한 아름 넣고 잔가지로 불쏘시개를 만들어 불을 지핀다. 그리고 큰 가마솥 두 곳에 전날 불려놓았던 메주콩을 나눠서 각각 쏟아부었다. 한참 시간이 지나면 아궁이에는 숯 덩어리로 변해있고 메주콩은 구수한 냄새를 풍긴다. 엄마는 덮어두었던 솥뚜껑을 열어 메주콩 한 알을 집어 먹고 콩의 상태를 확인했다. 나도 그 사이에 작은 손을 비집고 넣어 한 주먹 크게 메주콩을 집어온다. 한 알씩 입에 집어넣으면 고소한 맛이 퍼져 계속 먹게 된다. 그러다 배가 너무 아파 엄마에게 배가 아프다고 했다. 엄마는 메주콩을 그렇게 많이 먹으면 어떻게 하냐고 배탈이 날만 하지 하며 손에 쥐여있던 메주콩을 뺏어 다시 가마솥에 넣었다. 사실 엄마도 그날 배탈이 났다. 우린 다른 듯 입맛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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