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가능성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믿을 만한 용기도 없이 무국적자처럼 떠도는 날에도
우리의 어리석음은 바람을 품은 씨앗이길
흔들리는 기도를 추스르며
우리 불행의 선명한 암시를 찾아 오래된 지도를 되짚어가듯
지도에 없는 세상을 그려가듯
그러므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밤은 모두 우리의 것이다
강이 가르치는 건 고요만이 아니며
바다가 가르치는 건 파도만이 아니며
새로운 언어는 울어 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것
끝나지 않는 해안의 장례 행렬을 따라 걷다
그만 산산이 흩어져도
조각 난 꿈을 딛고 한 걸음 한 걸음 맨발로 걸어가는
그러므로 그 많은 영혼을 불러 모으는 눈물은 모두 우리의 것이다
수레를 끄는 눈먼 노인의 어깨를 적시는
구름을 이해하는 데는 구름만 한 것이 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