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고 아늑한 상태로
그날은 사진을 찍기 위해 산을 오르고 있었다. 오르다 우연히 꼬불꼬불 자유자재로 가지를 펼치고 있는 소나무를 마주쳤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 '고즈넉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왜 이 단어가 떠올랐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심지어 떠오르고 뜻도 몰라서 그 의미를 찾아보았다.
'고요하고 아늑한 상태로'
라는 의미를 가진 그 단어는 자주 사용한 단어도 아닐뿐더러 실제로 사용한 적도 없다. 어디 책에서 얼핏 봤었던 글자 같은데 생각이 난 걸 보면 그 나무는 정말 이 단어와 어울렸었나 보다.
그 일이 있은 후 내가 찍은 사진들을 다시 보았다. 그리고 며칠 전 찍어 놓고 무슨 이름을 붙일지 모르겠었던 사진을 보고 또다시 '고즈넉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정말 그랬다. 사진 속 장소에서 나는 해질녘 바다 앞에 있던 소나무의 형태를 보고 고요함 그리고 편안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이제는 너무 자주 생각이 나는 단어라 '고요하다' 또는 '편안하다'라는 느낌의 단어를 쓸 때면 '고즈넉이'라는 단어를 찾아 쓰곤 한다. 자주 생각 나는 만큼 내 마음도 고즈넉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