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르기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비가 온 다음날 산에 올랐다. 오르는 내내 산길 옆 계곡에는 평소보다 많은 물들이 흐르고 있었고 계곡물 때문인지 산에는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뒤섞여 있는 듯했다. 그 서로 성질이 다른 둘은 섞여서 하나의 온도가 되지 않고 각자 따로 놀고 있어 한쪽 공기는 차고 다른 쪽 공기는 덥기도 했다. 마치 기름과 물과 같이 서로 섞일 수 없는 존재인 것처럼. 섞고 싶어서 아무리 흔들고 휘저어봐도 섞이지 않는 둘. 오히려 그런 것들이 좋을 때가 있다. 계절이 그렇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서로 섞이지 않고 분리되어 있어 각자의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화려한 꽃들로 물든 봄, 푸릇푸릇하고 싱그러운 여름, 알록달록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가을, 세상을 새하얀 눈으로 뒤덮어버리는 겨울. 그중 우리는 지금 여름이라는 공기를 마시고 있고 뱉는 순간 이 또한 잠깐 스쳐 지나가는 계절이다. 그러나, 이번 여름은 보내는 게 아쉬워 공기를 뱉지 않고 잠시 머물러 있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