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어릴 적 탐험하던 시간

by 스토리포토
일상3.jpg 조용한 동네에 버스 한 대가 들어오더니 손님을 데리고 마을을 떠났다.

학창 시절에는 매번 언제 오는지도 모르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곤 했다. 그 당시엔 스마트폰이라는 물건도 없어서 버스가 언제 오는지도, 그 지루한 시간을 보낼 수단도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심심할 틈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땐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곧 상상하는 시간이었다. 스파이더맨처럼 힘이 세지기도 하고, 공부를 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받고, 돈이 많아서 매일 놀기만 하는 그런 상상 속에 계속 머물다 보면 어느덧 40분, 50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곤 했다. 지금은 버스라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을뿐더러 그런 생각을 할 시간에 스마트폰을 보게 돼서 상상하는 시간이 사라졌다. 그래서 가끔은 그립다. 바라는 것 없이, 목적 없이, 순수하게 그저 생각이 나는 대로 이리저리 머릿속을 탐험하던 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