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지도 않았으면서

생각보다 아니, 오히려 좋을 수 있다.

by 스토리포토
일상9.jpg 성 벽 사이로 바라본 수원 화성

몇 달 전 책을 읽는 중에 회사 동료분이 말을 걸어왔다. 마침 책을 읽고 있어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내가 관심 있는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자 그분이 "그 책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이런 내용이래요. 읽어볼 필요 없어요."라고 말했다. 사실 조금 불쾌했다. 직접 읽어보지도 않았으면서 인터넷에서 굴러다니는 글만 읽고 잘못된 정보일 수도 있는 말을 함부로 하다니.. 나에게 책이란 그런 요약된 정보를 쉽게 얻는 것이 아닌 생각하기 위한 것인데 읽을 필요가 없다니.. 나는 그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그 이후 일정이 있어 수원이라는 도시를 처음 다녀왔다. 그 전까지만 해도 수원은 그냥 평범한 도시라고 생각했었다. 수원화성이 있다고 들어보긴 했지만 서울에 경복궁이 있는데 굳이 여기를 가야하나 생각이 들어 지금껏 가까운 수원은 한 번도 가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수원을 처음 다녀온 이후로 생각이 바뀌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조용하고 아름다웠으며 내가 가본 어느 곳보다 어르신들, 학생들, 그리고 아이들까지 .. 이렇게 여러 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있는 곳은 본 적이 없었다. 또 성 안에는 건물을 높이 짓지 못하게 해서 옛 시절의 느낌을 가득 담고 있었다. “내가 가보지도 않고 별로라고 생각했었구나.” 나도 앞서 말했던 그 사람과 별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내가 경험해 보지 않은 것들에 대해 함부로 생각하지 않게 되었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장소들이 다시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왠지 이제부터 수원을 자주 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