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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차 여행 #3 후지산과 호수를 보려면 이곳으로

(feat. 가와구치코)

by 스토리포토

가와구치코에 도착했다. 그곳은 후지산이 보이는 호수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기가 컸다. 호수보다는 작은 바다 같은 느낌이랄까. 버스를 타고 호수 반대편까지 이동한 후 다시 그 길을 따라 걸었다. 사실 중간중간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음에도 언제, 어디서 어떤 장면이 펼쳐질지 몰라 다리 아픈 줄도 모르고 계속해서 걸었다. 정류장이 있는 곳들은 주요 관광지로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다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건지 호수를 따라 걷는 길에는 오직 나뿐이었다. 덕분에 그곳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DSC00881.jpg 호수를 걸으며 촬영한 사진, 고즈넉한 느낌이 참 좋았다.

계속 사진을 찍고 걷는 것을 반복하던 것도 잠시 어디선가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알고 보니 주변에 있던 외국인이 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말하고 싶은 눈치였다. 혼자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여행하면 자주 그런 부탁을 받아서 그런지 그 낌새를 바로 알아챘다. 그는 조용히 다가와 말을 걸었다. "Can you take a pic.. "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알겠다고 대답하고 사진을 찍어주었다. 많은 대화를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그도 나처럼 혼자 여행을 온 것으로 보여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헤어지고 5분 정도 걸었을까 갑자기 뒤에서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또 그 외국인이었다. 그는 내 앞에 멈춰서 가방에서 주섬주섬 필름카메라를 꺼내더니 필름카메라로도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찍어줬던 사진이 마음에 들었었는지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짧지 않은 길을 달려와 나에게 부탁하니 내심 기분이 좋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줬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당시에는 왜 그 생각을 못했는지 조금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혼자여서 조금은 심심할 수 있었던 기억이 그 일 덕분에 아직까지도 호수를 걸었던 그 순간들이 생생하다.

DSC00936.jpg 호수 안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사람, 그가 낚시대를 들때 나는 카메라를 들었다.


- 가와구치코 여행 Tip

1. 가와구치코를 자세히 둘러보실 계획이라면 원데이 패스 구매를 추천드려요. * 역에서 구매 가능

- 환승이 어려워 현금으로 다닐 경우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저는 버스 한 번만 이용하고 걸어서 이동했기에 패스는 따로 구매하지는 않았습니다.)

2. 원데이 패스 블루, 레드, 그린 라인 중 선택한 라인의 버스를 하루 종일 무제한으로 탑승할 수 있는 패스입니다.

* 각 라인 별로 노선은 아래 사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전 레드 라인쪽으로 다녀왔습니다.)

화면 캡처 2023-02-25 112931.png

** 자세한 내용은 아래 주소 참고 부탁드려요!

DSC01001.jpg 역으로 돌아가던 중 촬영한 사진, 일본은 오토바이가 참 많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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