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지역에서 길을 잃다

도슨트, 문화자원봉사활동 10년의 기록 2024.10~2025.10

by 기린


2014년 10월 1일 수요일 오후 2시

나는 경기도미술관 도슨트 양성 교육 프로그램 4기 교육생이었다.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생각은 잘 나지 않지만,

경기도미술관에서 도슨트 양성 교육 프로그램 교육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보게 되었다.

참가비도 없는 무료 교육이었다.

미술 관련 전공자만 되는 줄 알았는데 특별한 조건도 없었다.

그때까지 전시해설은 큐레이터만 할 수 있는 영역인 줄만 알았다.

문득 미술관에 가는 걸 좋아하면서도 미술에 대해서 아는 게 정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도슨트에도 관심이 있어서 참여해 보고 싶어졌다.

교육 일정을 보니 미술에 관한 공부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당시 4기 교육생은 서류 심사에 통과한 20명으로 제한이 있었다.

어떤 기준으로 뽑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다.

미술과는 관계없는 문학 전공자로서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얼마 후 서류에 합격했다는 연락이 왔고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생각에 기쁘고 설레었다.


첫 수업이 있던 날, 미술관에 가기 위해 대중교통을 검색했다.

나는 경기도미술관이 안산에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지하철을 타야 한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경기도박물관, 어린이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가 용인에 있어서 그 어디쯤으로만 알고 있었다.

4호선 초지역에 내려야 했다.

경기도미술관이 생각보다 먼 곳에 있었다. 당황스러웠다.

도슨트 양성 교육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합격했으니 수업은 들어야 했다.

무엇보다 20명 안에 들었잖은가.

나는 수원역에 가서 지하철을 타고 금정역에 내려서 4호선으로 환승했다.

목적지인 초지역에 내렸다. 태어나서 처음 내려보는 역이었다.

초지역 1번 출구로 나오니 바로 앞에는 5층인가, 3층인가 오래된 아파트만 보였다.

근처에 대학교가 있는 걸까, 학생들이 보이는 것도 같았다. 지도가 가르쳐주는 대로 1번 출구로 나와서 걸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미술관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가 어딘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렇게 첫 수업부터 초지역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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