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에서1

by 기린
computer-2049096_960_720.jpg @픽사베이


이른 시간에 버스를 탔다.

오전 6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대낮처럼 밝은 날이었다.

버스는 시작과 끝이 긴 버스였다. 배차간격도 길어서 한 번 놓치면 지각의 위험도 있었다. 그래서 버스는 항상 만원이다.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사람들은 어디서부터 타고 온 걸까. 어쩌면 저 사람들에게는 첫차였을지도 모르겠다.


아침 출근 버스 안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어떤 날은 에어컨도 소용없다. 버스에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 이 버스 안에 있을까. 문득 오늘의 버스가 고마워진다. 그렇게 버스는 목적지를 향해 달렸고 버스정류장을 지나갈 때마다 승객들이 내리고 타기를 반복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 때 버스 공기가 달라졌다.

그제야 나는 버스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버스 안에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모습이 보인다. 사람들이 많을 때는 청년, 중년들이 손잡이를 잡고 서 있어서 보이지 않았던 어르신들의 모습이었다.

보기에도 나이가 있어 보이는 분들이다. 어디에서 내리는 걸까, 어디에서부터 타고 온 걸까? 궁금해졌다. 신기한 건 하나, 둘 버스에서 내리면서 옆자리 앞자리 승객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이었다. 긴 시간, 오랫동안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다 보니 이제 서로의 얼굴을 익혔던 것은 아니었을까.


먼 거리를 운행하는 버스는 1시간 이상 도로를 달린다. 첫차를 탔다면 항상 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첫차를 타는 사람들, 버스 안에서 함께 바깥 풍경을 보았을 것이다. 만날 만나는 낯익은 직장인들의 모습이 버스를 경쾌하게 만든다. 흔들흔들 버스가 흔들려도 버스는 즐겁다. 그런 버스 안 풍경을 눈에 담아본다. 그리고 어느새 마지막 승객이 되어 내린다.


*2023년 7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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