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얼굴 만들기

by 어니스트 정

“제목 정하기가 어렵네요….”


말은 하지 않았지만 TF팀 모두의 머리 위로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진 것만 같았다. 출판사에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했다.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초보 작가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최종 제목을 제출해야 했다.


처음에는 몰랐다. 제목을 정하는 일이 이토록 어려울 거라는 것을. 한 사람의 책이라면 작가의 의도대로 정하면 그만이지만, 우리에겐 N 개의 서로 다른 시선이 있었다.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던 어느 날이었다.

“우리의 책이 서점에 나란히 꽂혀있을 때, 독자라면 어떤 책에 먼저 시선이 갈까요?” 그 한마디에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우리는 거기서부터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독자를 중심으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 책을 집어 든 독자는 어떤 기대를 하고 있을까?”

“우리가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 제목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까?”


표지 디자인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처음 출판사에 제시했던 디자인은 우리의 의도만 담겨있었다. 하지만 교정이 거듭될수록 디자인도 변화했다. 서점에서의 가시성, 독자의 첫인상, 책의 성격을 고려하면서 조금씩 변화해 갔다. 5차 교정에서 마침내 작가와 독자의 시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표지가 완성됐다.


공저에서 제목과 표지 선정은 단순히 심미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또한 다양한 시선과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종종 교착상태에 빠지곤 했다. 그래서 공저를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제목 선정 과정에서 이런 방법을 시도해 보시길 제안하고 싶다.


첫째, 처음부터 ‘독자’를 중심에 두고 시작하기

둘째, 모든 의견을 존중하되, 최종 단계에서는 투표를 통한 의사결정

셋째, 출판사의 전문성을 신뢰하고 조언 수용하기


이렇게 하면 감정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더 객관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또한 소수의 의견도 투표 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어, 작가들의 소속감도 지킬 수 있다.


우리도 이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제목과 표지를 확정했다. 투표로 결정된 제목은 회의 과정에서 나왔던 수많은 제안의 장점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이었다. 표지 또한 처음의 각자 다른 취향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와 독자를 생각한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예약판매라는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게 된 초보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