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투자에 세계로 들어왔나?

by 나진수

나는 소농의 가정에서 태어나 근면하고 성실한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성장하였다. 아버지는 아무리 술을 드시더라도 새벽이 되면 들로 나가 일을 하셨다. 어머니는 비단 장사를 하시며 무거운 봇짐을 이고 산간벽지와 외딴섬을 포함한 전국을 다니셨다. 부모님께서는 농업을 주업으로 삼고, 농한기에 상업까지 하시면서 노력한 노동만큼의 대가를 거두는 삶을 사셨다. 그렇게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 4남매를 키우시며, 생계는 유지할 수 있었으나 생활은 늘 빠듯하였다. 내가 대학에 진학했을 무렵, 부모님은 환갑이 넘은 연로하신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여전히 힘겨운 노동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나는 노동 소득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게 되었고,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내 삶의 중심은 항상 회사 업무에 있었다. 하지만 자본주의 세상에 노동소득만의 한계를 고민하지 못했고, 퇴직하고 투자공부를 하면서 비로소 깨달았다.

부모님에게서 배운 가치의 영향이기도 하며, 그 시대의 세대들이 대부분 그러했듯이 나는 25년간의 직장 생활 동안 회사 업무에 전력을 다하며 살아왔다. 회사 일은 언제나 나의 최우선 순위였다. 7년간 토건 설계팀장을 맡았고, 이후 3년간 현장 공사부장으로 근무하며 어느덧 5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결국 한직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명예퇴직의 시기가 가까워졌음을 직감하게 되었다. 회사가 전체 사원을 대상으로 명퇴 신청을 받을 때 나는 뚜렷한 대책 없이도 바로 명퇴를 신청하였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내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고, 회사 생활 동안 미뤄두었던 기술사 공부를 완수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다. 기술사 자격을 취득해 전문 기술직으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기에, 명퇴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퇴직 후, 기술사에 도전하기 위해 1년 동안 독서실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공부에 매진했지만, 체력과 성적의 한계 때문에 결국 포기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 실패 이후, 지금까지 해온 분야로 재취업을 할 것인지 아니면 개인 사업 또는 투자에 도전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재취업은 안전한 선택처럼 보였지만, 다시 25년간 경험했던 힘들고 노동의 대가만으로 소득을 얻는 일반 직장인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아내와 상의한 결과, 내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직장생활 25년 해 봤으니 이제 다른 삶도 한 번 살아봐야 하지 않겠어요.”

이 말에 용기를 얻어 나는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약 1년간 공부 끝에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고, 이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부동산 중개사 자격증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퇴직 후 지인의 도움으로 시작한 부동산 투자 경험 때문이었다. 주로 재개발, 재건축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면서 제대로 된 투자를 위해서는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격증 취득 이후에도 나는 경매 고급 과정, 부동산 중개사 고급 과정 등의 교육을 받으며 실력을 쌓아갔다. 또한, 관련 서적을 꾸준히 읽고, 부동산 전문가(GURU)들의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구독하며 지식을 넓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부동산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며 새로운 도전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내가 투자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특정한 목적이나 계획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기술사 시험의 실패, 지인의 권유, 공인중개사 자격 취득 등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그 과정에서 쌓인 지식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나를 투자로 이끌었다.

평소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고 낯선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성향 역시 이러한 전환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전문 기술직에서 자본가(투자가)의 삶으로의 전환은 전혀 이질적인 변화가 아니었다. 전문직에서 요구되는 끊임없는 학습과 지식의 내재화는 투자에서도 똑같이 요구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의 강한 지적 욕구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투자’라는 세계에 자연스럽게 매료되도록 만들었다.


2022년과 2023년, 부동산 시장의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 일부 부동산을 처분해 자금을 마련했고, 이를 바탕으로 그간 소액으로만 해오던 주식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주식 투자를 시작하며 경제, 투자 심리, 기본적·기술적 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읽고,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료 콘텐츠를 정기 구독하며 체계적으로 공부해 나갔다.

이러한 학습과 탐구의 과정 속에서 나는 2차 전지 산업이 구조적 성장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해당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다. 2023년 들어 관련 주식들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이전 부동산 투자로 위축되었던 자산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는 투자 분야를 확장하며 얻은 새로운 기회이자, 지속적인 학습의 결실이었다.

돌이켜보면 나의 투자 여정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 허점과 실패조차도 단순한 실수가 아닌, 살아 있는 배움의 기회였다. 책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실전의 경험을 통해 나는 투자 세계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뼈대와 근육을 길러냈다.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버텨왔고, 점차 투자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여정은 실패뿐이었던 길이 아니었다.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관련 서적을 읽고 자본주의의 본질을 이해하면서, 투자가 자본주의 체제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깨닫게 되었다. 사회 초년생일수록 노동소득이 중요하며, 퇴직이 가까워질수록, 나아가 퇴직 이후에는 자본소득의 비중이 커져야 한다. 이것을 퇴직 이후 에야 투자경험을 통해 비로소 깨달은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 아쉬움을 후배들에게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 투자를 한다고 하면 백수, 투기꾼 등으로 안 좋은 선입관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투자를 이어오면서 알게 되었다. 이 분야에서도 생존하려면 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근면, 성실을 통한 실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한두 번의 운은 작용하겠지만 지속적인 운은 절대 작용하지 않는다.

또한, 노동소득만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금융서비스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를 넘어섰다. 이는 금융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과 비견될 수준이다. 따라서 투자를 통해 발생하는 금융소득 역시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영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제조업 경쟁력이 중국 등 후발 제조업 국가에 밀리기 시작하면 금융서비스업과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금융소득은 개인의 경제적 안정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투자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경제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이상, 우리의 경제적 삶이 투자와 연관되며, 투자를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피해자가 될 가능성마저 존재한다. 이를 주택을 예로 들어보자. 주택은 누구에게나 필수재이며, 거주 형태는 자가, 전세, 월세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노숙자가 아닌 이상, 누구나 이 세 가지 중 하나의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각자는 자신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가장 유리한 거주 방식을 선택하려 하지만, 그 선택이 항상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과 주택시장 사이클을 이해하고 적정 시기에 자신의 경제 여건에 맞는 자가를 마련한다면 비교적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전세 거주를 선택한 사람은 자가를 마련하려는 이들의 자금줄이 되고, 월세거주를 선택한 사람은 더 큰 자산가들의 현금흐름에 기여하게 된다. 우리는 정규교육 과정에서 이런 것을 배우지 못하고 사회에 진출한다. 하지만 무지에서 비롯된 경제적 선택이 인생 전체의 경제 상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위험하다고 여기며 회피하지만, 오히려 그 회피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투자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가 투자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며, 투자하지 않으면 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질 구매력 하락이라는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예컨대, 집을 사지 않고 세입자로 남는 선택은 장기적으로 가난의 위험을 동반한다. 따라서 자산 가치가 물가상승률을 따라잡거나 초과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것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경제적 안정과 생존을 위한 필연적 대응이다.


노동자의 삶에서 자본가의 삶으로 전환 즉, 노동소득에서 자본소득으로의 전환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무턱대고 자본소득으로 전환하려 한다면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는 마치 타잔이 줄을 탈 때, 새로운 줄을 확실히 잡기 전에 기존의 줄을 놓으면 떨어질 위험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와 같이 노동소득에서 자본소득으로 한 번에 옮겨가려 하지 말고, 점진적으로 단계를 거치며 전환해야 한다.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투자와 자산 관리를 실천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서히 자본소득의 비중을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자본소득으로 생계를 유지가 가능한 구간에서도 자산 관리에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노동소득을 다시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같은 소규모의 노동소득이라도 자본소득의 공백을 보완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러한 태도는 자본소득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안정성을 높이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생존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이 된다.


직장 생활 동안 나는 우직함과 성실, 인내를 바탕으로 일에 임해왔다. 그러나 전략적 접근이 부족했던 점은 늘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략이란 결국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할 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올바른 포지셔닝이 이루어지면, 시간의 힘을 통해 더욱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정직과 성실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에 전략이 더해질 때, 인생은 보다 질서 있게, 그리고 지속 가능하게 발전한다.

누구나 언젠가는 회사를 떠난다. 그러나 퇴직이 끝이 아닌 것처럼, 그 이후의 여정도 결코 가볍지 않다. 나는 그 여정의 하나로 ‘투자’라는 길을 선택했다. 물론 이 길에 정답은 없고, 쉬운 길도 아니다. 만약 쉬웠다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이미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투자는 여전히 두렵다. 그러나 지난 5년간 투자자로 살아오며, 오히려 25년의 직장 생활보다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가 훨씬 커졌음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인생 2막에서는 나의 자원을 ‘투자’라는 방향으로 포지셔닝하여 계속 도전해 나가기로.


경제적 안정은 인간 삶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조건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노동소득만으로는 풍요로운 삶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깨닫고, 투자의 길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 길은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서 헤쳐 나가기에는 너무 낯설고 험난하다.

이에 나는 자산 투자 분야에서 경험과 지식을 더욱 쌓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 향후 3년 이내 부동산 중개업을 겸한 자산 컨설턴트로 개인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투자에 어려움을 겪거나 불안한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선한 영향력을 나누며 보람 있는 인생 2막을 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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