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데 기본은 상식을 갖추는 것이다. 이는 투자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식은 영어로 두 가지로 표현될 수 있다. 하나는 Common Sense, 다른 하나는 Common Knowledge이다. Common Sense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사고방식을 뜻하며, 복잡한 분석 없이도 직관적으로 옳고 타당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말한다. 반면 Common Knowledge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 즉 일반적으로 공유되는 정보나 진리를 가리킨다. 투자에 더 밀접하게 관련된 개념은 Common Sense다.
워런 버핏은 “투자는 로켓 과학이 아니다. 단순히 건강한 상식을 적용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투자가 고도로 전문적이고 복잡한 지식을 요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판단과 상식을 활용하는 과정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누구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며,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 원칙을 지키고,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판단하며, 감정적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상식적인 접근이란 복잡한 금융 모델이나 지나치게 전문화된 분석보다는 일상에서 관찰 가능한 간단하고 명확한 논리에 기반한다. 예를 들어, ‘내가 이 사업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이 제품이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것인가?’와 같은 단순한 질문들이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사기를 당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식의 부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시중보다 현저히 낮은 대출 이자, 예금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고이자 보상, 혹은 자신의 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소득을 제시하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혜택이 사기의 미끼가 되는 경우가 많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장밋빛 내러티브나 복잡한 숫자의 미로에 빠지지 않으려면 단순하고 상식적이지만 본질을 꿰뚫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 실적이 실현가능한가?, ‘이 가격이 타당한가?’와 같은 질문이 그 예다. 상식은 복잡한 상황에서도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상식적 접근이 부족해 실패한 나의 투자 사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2022년 상반기는 부동산 상승기가 막바지에 다다른 시기로, 각종 규제 정책의 시행으로 인해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가 중과되던 상황이었다. 나는 다주택자 신규주택 취득세 13.2%를 피할 방법을 찾다 보니, 공시지가 1억 원 미만의 아파트는 취득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경우 매수가는 단 1.1%의 취득세만 부담하면 됐다.
이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찾기 위해 수도권 아파트를 뒤졌으나 찾을 수 없었고, 결국 빌라나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렇게 찾은 곳이 춘천시이다. 춘천시의 중심지는 1억미만이 존재하지 않아 춘천시 외곽의 공시지가 1억 원 미만 아파트를 매수했는데, 이 투자 결정은 지금까지도 나를 괴롭히고 있다. 매도는 쉽지 않고, 인테리어 비용과 세금 등 부대 비용만 계속 들어갔다. 집값은 내려가 현재 3천만 원 이상의 손해를 보고 있는 상태이며, 이 물건은 애물단지가 되었다.
이 실패의 원인은 상식적 접근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부동산 상승기가 말기에 접어들었음을 고려하지 않았고, 외곽 지역의 부동산은 하락기에 매도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했다. 취득세 몇 백만 원을 절약하려다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로케이션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냈다. 결과적으로 취득세를 아낀 대가로 취득세 비용의 3배 이상을 손해 본 셈이다.
만약 상식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졌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예를 들어:
"2년 후 매도 시점까지 부동산 경기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경기가 꺾인다면 현재 매수 가격으로라도 쉽게 매도할 수 있는가?"
이 단순한 질문들만 나 자신에게 던졌더라도, 당시 그 물건을 매수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다른 사례는 2차전지 섹터 주식 투자에 관한 것이다. 2023년 7월, 주가는 정점을 찍은 후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시작했고, 2023년 하반기에는 전기차 캐즘 현상이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하지만 당시 유튜브의 구루(GURU)가 곧 캐즘 상황이 극복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말을 믿었다. 또 '나는 저평가된 2차전지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니 괜찮다'는 스스로의 위안에 머물렀다. 이런 판단으로 인해 2024년 말까지 무려 1년 반을 버텼지만, 주가는 거의 반토막이 났다.
돌이켜보면 두 가지 이유가 나의 판단에 악영향을 미쳤다:
1. 구루의 신뢰성 문제:
- 구루는 자신의 잘못된 주장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 자신의 포지션 변경으로 인해 높은 가격에 매수한 후발 유료회원들에게 주가하락으로 인한 원망을 듣고 싶지 않았을 가능성도 크다.
2. 대장주와 주변주의 동반 하락 간과:
- 대장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따른 하락이 시작되면, 주변주 역시 대장주와 함께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주변주는 낮은 멀티플(PER)을 가지고 있음에도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3. 수익성 악화에 따른 멀티플(PER) 상승
- 캐즘으로 수요 축소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는 개별주의 멀티플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주가는 재하락의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세 가지 요인으로 인해 2차전지 섹터에서 이미 거둔 수익의 상당 부분이 사라졌다. 상식적으로 접근했더라면, 아직 수익이 많았던 2023년 말에 빠져나올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
상식적 접근의 핵심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전기차의 캐즘 현상은 얼마나 지속될까?'라는 질문이었다.
캐즘 현상은 새로운 기술, 제품, 서비스가 초기 수용자에서 대중 시장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큰 단절이나 장애물을 의미한다. 전기차가 초기 수용자에서 대중 시장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동일한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어야 한다. 당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 차이는 30% 이상으로, 이 간극을 좁히는 데에는 최소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리라는 예측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이처럼 간단한 질문만으로도 나는 당시의 잘못된 결정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상식적인 판단은 복잡한 이론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투자 도구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Common Sense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타고난 직관적 사고력이나 위험 감지 능력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후천적으로 발전하는 능력이다. 특히 투자에서 요구되는 상식은 경험, 지식, 그리고 관찰을 통해 습득되며, 꾸준한 훈련과 학습을 통해 강화된다.
투자에서 상식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분석하고, 시장의 원리(수요와 공급, 경제사이클, 금리 등)를 이해하며, 실생활에서 관찰과 적용을 반복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반복적인 학습과 훈련은 투자에서 올바른 상식적 판단을 내리는 데 필요한 기반을 마련한다.
또한, 시장 과열, 유행, 그리고 공포심과 같은 감정적인 요인이 투자자의 상식적인 판단이 흐려질 수 있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특히 가격의 급등락 상황에서는 감정에 휘둘려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는 스스로를 점검하며 냉철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감정에 의해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투자한 종목의 내재 가치를 한 번 더 검토하며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상식적 접근의 핵심은 단순함을 통해 명확성을 추구하는 데 있다. 복잡한 상황을 단순하게 축소하기 위해서는, 이 단순함이 단순히 표면적인 것이 아니라 전체를 꿰뚫는 핵심 이 되어야 한다.
투자에서 상식적 접근은 심도 깊은 분석이나 전문적인 이해가 부족하더라도 투자 판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시장과 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검토가 뒷받침된 상식적 접근은 단순한 판단을 넘어 투자의 완결성을 높인다.이는 복잡한 상황에서도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지침이자, 실패를 최소화하는 투자자의 필수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