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택 소유율은 약 60%로, 10 가구 중 4 가구는 자가 주택에 거주하지 않는다. 특히 청년층(19~34세)의 주택 소유율은 13%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직장생활을 하며, 이미 그 과정을 거친 사람도 있고 진행 중인 사람도 있다. 이처럼 국민 대부분이 주택, 특히 주택 가격 변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주거 형태는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오피스텔 등 다양하지만, 아파트 거주 비율이 50% 이상으로 가장 높다. 경제적 여건이 허락하는 한 빌라, 오피스텔, 단독주택 거주자들도 아파트로 이주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즉, 아파트가 주택 부동산 시장의 중심이며, 아파트 가격 변동은 다른 주거 형태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주택 가격의 변동 원리를 이해하려면 아파트 가격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중 시장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모든 요소를 동등하게 고려하기보다, 시장의 사이클을 형성하는 핵심 요인과 비핵심 요인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핵심 요인은 공급과 금리이며, 이 두 가지가 중장기적 시장 방향을 결정짓는다. 특히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금리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
반면 경제성장률, 인구변화율, 정부 정책, 건설비용 등은 추세를 형성하기보다는 일시적 변동이나 장기적 완만한 변화에 그치기 때문에, 투자자들 관심이 제일 많은 중기(10년 내외) 시장에서는 그 영향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을 이해하려면 공급과 금리를 중심에 두고, 나머지 변수는 상황에 따른 보조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핵심 요인들이 부동산 시장분석에서 주요 고려 인자에서 제외되는지 살펴보자.
GDP 성장률은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잠재성장률을 중심으로 등락하며, 이 잠재성장률은 노동력 증가율, 생산성 향상 등 구조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잠재성장률은 약 2%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를 기준으로 실질 성장률이 이를 초과하면 경기 과열로, 그보다 낮으면 경기 둔화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성장률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 충격이 없는 한 단기간에 급변하지 않으며, 비교적 완만한 흐름을 보인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의 단기 사이클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장기적인 투자 환경의 기초를 형성하는 변수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전략을 수립할 때는 GDP 잠재성장률의 추세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궁극적으로 해당 국가의 경제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신뢰를 전제로 이루어지며, 만약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면, 해당 국가의 자산에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전략은 성공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정부정책은 부동산 시장흐름의 추세를 멈출 수는 없으며, 일시적 영향을 줄 뿐이다. 과거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정책의 효과는 단기적으로, 약 3개월정도 기간에 가격에 변화를 주지만, 이후에는 원래의 추세로 되돌아간다. 상승장에서 가격이 일시적으로 멈추었다면, 멈춘 기간만큼 더 큰 상승이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정책 변화는 흐름에 일시적인 조정을 줄 수 있을 뿐, 추세의 큰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어렵다. 따라서 정책은 주요 고려 사항이 되기 어렵다
다음은 인구 변화율에 대해 알아보자. 이는 주택 수요와도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다. 아래 도표는 지난 50년간 연간 신생아 수의 변화를 보여준다. 년간 신생아 수가 1970년에 100만명에서 1980년에 이르러 56만명으로 약 44만명이 감소 하였고, 2000년에 41만명으로 약 15만 명이 감소했으며, 2020년에 34만명으로 약 7만 명이 줄었다. 신규 주택 수요는 많은 부분 결혼 중 초혼으로 인한 분가에서 비롯된다. 년간 결혼 건수는 2013년 32.3만 건에서 2023년 19.4만 건으로, 10년간 약 40% 감소했으며, 이 중 약 75%(약 14.6만건)가 초혼이다. 남녀 통합 평균 결혼 연령을 33세로 볼 때, 1990년대 신생아 수가 현재 결혼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0년 후, 2033년 예상 혼인건수 16만으로 초혼건수는 12만건으로 줄어들 것이다. 이를 기준으로 10년간 초혼기준 주택수요의 축소는 2.6만호이다.(14.6-12만호) 10년을 고려하면 분명히 무시 못할 축소이나 주택노후로 인한 멸실(2023년기준 5.8만호 10년간 약 2만호 증가)까지 고려하면 급격한 변화는 아니다. 수요에 급격한 변화가 없다면 이를 예측에 포함하지 않고 가격을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공산품 생산 시 단기 수요 변화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과 유사하며, 부동산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장기적 투자 전략에서는 인구이동, 이민 정책, 출산율등 인구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실제 투자 지역의 인구 변동은 투자 결정 시 반드시 검토해야 할 사항이다. ‘호갱노노’나 ‘네이버 부동산’ 등을 활용하면 지역별 인구 추이와 이동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제 주택가격에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급 그리고 금리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이 두 가지 만을 가지고 부동산 가격의 변동을 논하고자 한다. 다른 변수는 너무 장기이거나 일시적이거나, 변동성이 작아 무시할만하다. 즉 추세적 요인이 되지 못한다.
공급과 금리 중 중심적 인자로 잡아야 할 것이 공급이다. 금리도 중요하지만 주택시장 사이클을 만드는 핵심 원인은 공급의 변동성이다.
시장 사이클은 주택의 공급과 수요가 시차를 두고 엇갈리면서 형성된다. 이 현상의 핵심 원인은 선분양 제도와 건설에 소요되는 시간 때문이다. 선분양 제도란 아파트가 완공되기 전에 분양을 먼저 진행하는 제도로, 분양과 실제 입주 사이에 약 2~3년의 시간 차가 발생한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분양 물량도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착공 이후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수요는 계속 과열되고, 이로 인해 실수요를 초과한 과잉 분양이 발생한다. 이 과잉 분양 물량이 착공으로 이어지면, 결국 입주 시점에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져 공급 과잉 상태가 되고, 이는 가격 하락으로 연결된다.
반대로 경기가 침체되면 신규 분양 자체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몇 년 후에는 입주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다. 공급 부족이 누적되는 가운데 경기가 회복되면 수요는 회복되지만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게 되고, 이는 다시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상승 사이클로 이어진다.
즉, 분양과 입주 사이의 시차로 인해 현재의 경제 상황과 입주 시점의 상황은 다를 수밖에 없으며, 이 시간 차가 시장 사이클을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경기 호황기에는 과잉공급으로 하락이, 경기 침체기에는 공급 부족으로 상승이 뒤따르는 구조가 반복된다.
상기 그래프에서 기간 A는 공급이 부족하여 이미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는데도 공급물량이 계속 줄어드는 기간을 나타낸다. 반대로 기간 B는 공급이 과잉된 상태에서 이미 가격 내리기 시작했는데도 공급물량이 계속 증가하는 기간을 나타낸다.
금리는 수요와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어 시장의 수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금리가 낮아지면 주택 구매 및 투자에 대한 대출 부담이 줄어들어 수요가 증가한다. 또한 낮은 금리는 다른 투자 수단(예금, 채권 등)의 수익률을 낮추므로 부동산 투자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이는 아파트 수요를 촉진하고, 공급이 한정된 상태에서는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운다.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 비용이 증가하여 주택 구매 부담이 커진다. 이로 인해 주택 수요가 줄어들고, 부동산 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다. 금리 인상은 또한 기존 대출을 가진 이들에게 금융 부담을 주어, 매물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는 공급이 과잉될 가능성을 높이고, 가격 하락 압력을 만든다.
공급과 금리는 서로 영향을 주며, 시장의 주기적 변동을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공급이 과잉된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 부담이 커져 수요가 줄어들고 시장에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더욱 강해진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금리가 인하되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여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택 시장의 활황을 이끌 수 있지만, 과열된 수요는 후속 공급 과잉을 유발할 수 있다. 공급 사이클은 건설 시차와 선분양 제도로 인해 주기적으로 과잉과 부족 현상을 만든다. 금리 변동은 이러한 공급 사이클에 영향을 주어 수요와 가격의 변동성을 강화하거나 완화한다. 결국 공급과 금리의 상호작용이 아파트 시장의 사이클을 형성하며, 주기적 가격 변동을 유발한다.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려면 공급 상황과 금리 정책을 함께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