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랜 시간 실적 기반의 투자 원칙을 고수해 왔다. 구체적인 매출과 이익으로 증명되지 않는 기업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실적이 없는 종목, 특히 이야기만 무성한 이른바 ‘내러티브 주식’은 과장되기 쉬우며, 그러한 과장에 휘말리는 순간 투자의 실패로 직결된다고 믿었다.
내게 내러티브 주식은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영역이었다. 숫자가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가치평가가 어렵고, 투자자 심리에 따라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이런 종목들은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높았고, 실적 기반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내 투자 철학과는 거리가 멀었다.
또한 내러티브 주식을 평가하기 위해선 시장 규모를 가늠하고 향후 점유율을 예측해야 하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예측의 영역이며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이처럼 불확실한 전제 위에 세워진 투자는 내 기준에서는 위험 그 자체였다. 그래서 나는 내러티브 주식을 철저히 배제하며, 검증된 숫자와 실적에 기반한 투자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투자 경험이 쌓일수록 기업의 가치는 단순히 숫자로만 표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상에서 명품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과 같은 논리가 기업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는 내러티브라는 스토리가 숫자 외의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거대한 사업도 아이디어에서 비롯된다. 그 아이디어 자체가 가치로 평가되며, 그 크기와 짜임새, 그리고 이를 추진하는 주체의 리더십과 실행력이 그 가치를 더한다. 더 나아가, 그 아이디어가 실적으로 나타날 때, 즉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될 때 또 다른 가치를 부여받는다. 또한 애플이나 테슬라와 같은 혁신적 창업자들의 리더십과 최초의 기술 개발이라는 성장 스토리가 제품과 주가에 프리미엄을 추가한다.
시간이 흐르고 주식 투자의 경험이 쌓이면서, 내러티브를 무시하면 반쪽짜리 투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내러티브는 단순히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 기업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매출, 영업이익, 부채 등과 같은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재무적 펀더멘탈이고, 다른 하나는 비전, 핵심 사업 모델, 미래 성장 가능성, 리더십, 사회적 가치 등 숫자로 표현하기 어려운 비재무적 펀더멘탈이다.
에스워드 다모다란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이를 각각 넘버스(Numbers)와 내러티브(Narrative)로 설명했다. 전자는 숫자로 표현될 수 있는 부분이며, 후자는 스토리로 표현되는 요소다. 이 두 단어는 이 개념을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적합한 표현이기에 이 책에서도 넘버스와 내러티브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자 한다.
내러티브의 범위를 조금 더 넓혀 생각해 보면, 이는 현재의 이슈, 뉴스, 사건, 트렌드와 거시경제 같은 외부 환경 요인까지 포함할 수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업은 내러티브와 넘버스 중 하나의 상태에 있거나, 이 두 가지가 복합된 상태에 놓여 있다. 기업의 태생부터, 성장, 사멸까지의 상태를 이 기준에 맞추어 살펴볼 수 있다.
에스워드 다모다란 교수는 기업의 라이프사이클(Life Cycle)에 따라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데 있어 내러티브와 넘버스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아래의 도표로 제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상태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기업이 쇠락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새로운 사업 분야를 발굴하거나 신제품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면, 새로운 내러티브가 형성되어 추가적인 성장이 가능해진다. 이는 과거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더라도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기업이 재도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내러티브 주식과 넘버스 주식의 특징을 비교하면 아래표와 같다
위에 표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내러티브 주식은 미래 가능성에 베팅하는 성격이 강해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고 넘버스 주식은 안정성과 실질적인 데이터를 중시하며,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왜냐하면 내러티브를 주가로 전환 시에 각 개인의 주관이 많은 작용을 한다. 누구의 답도 정답이 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나의 지난 투자를 돌이켜보면, 내러티브와 넘버스라는 개념을 나도 모르게 어느 정도 인지하며 투자에 임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개념을 완전히 내재화하지 못한 탓에 성공과 실패가 혼재되어 있었다.
성공 사례: 2차 전지 산업 투자
2023년 초, 나는 2차 전지 산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 산업은 중국과 한국의 양강 체제로, 기술력에서는 한국이,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이 우위를 점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당시 중국은 에너지 밀도가 낮으나 가격이 저렴한 LFP 양극제를 주로 사용했고, 한국은 에너지 밀도가 높으나 가격이 더 비싼 삼원계 양극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더불어, 세계 시장은 자유무역체제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으로 인해 양극 또는 다극 체제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는 시점에 있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의 서방 선진국들이 중국을 견제할 것이다. 또한 세계 기후위기에 따라 화석에서 그린에너지로 전환이 대세가 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나는 한국 2차 전지 산업이 글로벌 에너지 패권 전환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를 결정했다.
내 판단은 적중했다. 2023년 초부터 관련 주식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세계 기후 위기 속에서 에너지 전환의 내러티브가 강화되고 있었고, 동시에 2차 전지 기업들의 실적도 뛰어나 내러티브와 넘버스가 모두 강력하게 작동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조건은 큰 상승으로 이어졌고, 많은 2차 전지 관련 주식이 2023년 중반에 피크(Peak)를 찍었다. 일부 종목은 2024년 중반까지 순환적으로 주가가 피크(Peak)를 찍었다.
투자했던 종목들은 PER(주가수익비율)이 초기에는 10~20 수준이었으나, 50~100까지 급격히 상승했다. 나는 과열임을 직감하고, 주가가 피크에 도달하거나 이를 넘어설 즈음에 분할 매도 전략을 실행했다.
그 이후, 캐즘, 주요 재료인 리튬가격 하락, 2024년 말 반 친환경주의자인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의 이유로 2024년 말까지 이들 종목의 주가는 하락하며 다시 PER 10~20 수준으로 조정되었다. 성공의 이유는 내러티브와 실적 대비 가격이 저렴했던 상승 초기에 진입했고, 내러티브와 실적이 크게 손상되지 않고 유지되는 동안 매도를 했기 때문이다.
내러티브가 강하게 작용하는 산업에서는 실적 기반의 숫자뿐 아니라, 내러티브의 성장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실감했다.
다음은 나의 실패 사례이다.
첫 번째: 닷컴 버블 시대의 비상장 투자
나는 30대 중반이던 당시, 투자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인터넷이 막 태동하기 시작한 시기로, 수익성 없는 기업들조차 단지 "닷컴"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과대평가를 받던 시기였다. 제조업을 하던 회사들마저 인터넷 관련 사업을 추가하고 사명을 변경하여 주가를 끌어올리려 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비상장 주식 투자가 유행처럼 번졌고 나 역시 인터넷 관련 허황된 비전을 가진 회사들에 투자했다. 당시 일부 투자에서 이익을 본 적도 있었고, 내가 투자한 주식이 많이 올라 미래 부푼 꿈을 꾸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주식들은 검증되지도 않았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내러티브를 가진 경우가 많았다.
결국,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이러한 주식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특히 비상장 주식에 투자한 경우, 매도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 회사들 중 일부는 몇 년 뒤에 망하거나, 살아남았더라도 상장 가능성이 전혀 없어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했다. 사실상 내가 소유한 주식은 종이조각에 불과했으며, 결과적으로 경영자의 뒷주머니를 채워주거나 회사 종업원의 월급이나 상여금에 보태준 것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내가 다니던 회사의 주식은 주가가 3천 원에서 18만 원으로 급등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 기회가 있었지만 잡지 못했던 것이다. 오히려 알지 못하는 기업에 제대로 된 분석이나 판단 없이 투자에 나섰고, 기업의 실체를 살피는 노력 없이 허황된 꿈에만 매달렸던 것이다.
이 실패를 통해, 기업의 내러티브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을 경우, 투자는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배웠다. 또한, 비상장 주식과 같은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할 때 매도 제한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허황된 기대와 시장의 과도한 열기에 휩쓸리지 않는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투자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 경험이었다.
두 번째: 코인 거래소 투자
2021년 코인 열풍이 불던 시기이다 그 당시, 나는 코인이 오르면 코인 거래량이 증가할 것이고, 이는 곧 코인 거래소의 수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논리에 따라, 국내 코인 거래소인 빗썸의 주식에 투자했다. 결과적으로 내 예상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투자 후 주가는 10만 원대에서 50만 원대까지 상승하며 무려 4배나 올랐다.
하지만, 2022년 초 금리가 오르면서 시장의 투자 심리가 약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자산인 코인 시장은 금리 인상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았다. 코인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빗썸의 주가도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향후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코인 시장이 위축될 것은 명백했고, 이는 코인 거래소인 빗썸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이를 예측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부족했다.
빗썸의 내러티브는 단순하고 약했다. 코인 시장이 위축되자 빗썸의 주가도 급격히 하락하며, 2년 만에 원래 투자했던 10만 원 수준으로 회귀했다. 결국, 8만 원대에 매도하고 빠져나왔다.
코인 거래소의 가치가 코인 시장의 호황에만 의존하는 내러티브의 단순성과 취약성이 투자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특히, **거시경제 변수(금리, 유동성 등)**가 내러티브 주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세 번째: 기술혁신 기업투자
미국의 양자컴퓨터 주식인 아이온큐(IonQ) 이야기다. 이 회사는 한국인 김정상 교수가 공동 창업자로 참여해 한국인 투자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었다. 2021년 10월 초, 주당 15달러에 매수했고, 11월 중순에 35달러까지 급등하였다. 그러나 이내 급격한 하락세에 따라 주당 15달러로 되돌아왔다. 나는 이 주식을 2023년 1월 중순, 주당 4달러대에 매도하며 손실을 감수하고 시장에서 나왔다. 돌이켜보면, 당시 주가는 거의 바닥권이었으나, 공포에 사로잡혀 더 이상 버틸 자신이 없었다. 회사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고, 미래 기술이라는 내러티브만 존재할 뿐, 양자컴퓨터 시대가 언제 본격적으로 도래할지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와 같이 내러티브만으로 과대평가된 주식은 급등 이후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거나, 큰 기술적 진전이 없으면 언제든 제자리로 돌아오거나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온큐 역시 2022년 말, 주당 3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AI 관련 내러티브를 새롭게 형성하며, 여전히 실적이 적자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2024년 말에는 주당 44달러까지 급등했다.
내러티브만 있는 초기 기술 주식에 투자할 때의 리스크와 변동성을 실감케 했다. 특히, 미래의 기술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투자하려면 더 긴 호흡과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또한, 시기 선택이 중요한 만큼, 기술이 성숙하고 실적이 뒷받침되기 전에 투자를 하려면, 반드시 변동성을 관리해야 한다.
네 번째: 신규상장 주식 투자
웹툰 엔터테인먼트 주식은 한국의 네이버 웹툰에서 시작해 일본과 미국 등 주요 국가로 사업을 확장한 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한국에서 상장하는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상장 직전에는 실적과 비전을 가장 좋게 꾸며 내러티브가 돋보이고 실적이 어느 정도 뒷받침된 상태로 상장을 준비한다. 일부 기업은 현재 손실을 미래로 미루거나, 미래 이익을 현재로 끌어오는 회계 기법으로 상장 전 실적을 보다 좋게 보이기도 한다.
신규 상장 기업의 주가는 일반적으로 상장 초기 급등 후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상장 첫 주의 주가가 가장 높고, 이후에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실제 가치와 성과에 따라 조정된다. 미국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는 24년 6월 상장 첫날 가장 높은 주가인 주당 25달러에 투자했다. 장밋빛 미래 내러티브에 매료되어 냉정한 판단 없이 결정을 내렸다.
이후 주가는 급격히 하락했다. 나는 주가가 거의 바닥권에 이를 때, 24년 11월 주당 10달러에 매도하며 손실을 확정 지었다. 이 실패는 내러티브와 실적 간의 균형에 대한 판단 부족과 신규 상장 주식의 특징적인 변동성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난 사례였다.
상기 4가지 실패의 공통적인 원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다.
첫째, 내러티브와 실적에 기반한 명확한 가치 판단 기준이 없었다. 투자 결정을 내릴 때, 기업의 내러티브(미래 가능성과 비전)와 실적(현재의 구체적인 성과)을 균형 있게 평가하지 못했다. 이는 주가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데 혼란을 초래했고, 결과적으로 변동성에 휘둘리며 감정적인 결정을 내리게 만들었다.
둘째, 주식 종류별 특징적인 가격 변동성과 사이클에서 자신의 매수가가 그 사이클에 어느 위치가 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셋째, 첫 번째 사례를 제외한 나머지 세 사례에서 모두 거의 바닥권에서 매도했으며, 매도 이후 주가가 다시 오르는 모습을 경험했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흔히 말하는 "내가 팔고 나면 주가가 오른다"는 현상을 정확히 체험한 셈이다. 초보 투자자로서의 본성을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변동성에 대한 두려움과 손실에 대한 감정적 반응으로 인해 시장의 사이클을 견디지 못하고 섣부른 매도를 선택했다. 이는 초보 투자자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이며, 자신의 본성대로 움직이면 초보 단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넘버스 주식에 대한 투자 방법과 가치평가에 대해서는 이 책 외에도 이미 많은 자료와 서적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굳이 추가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러티브 주식의 대표적인 가치평가 방법은 시장 크기와 투자 기업의 점유율을 예측하는 데 있다. 이는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의 잠재적 성장성과 기업이 그 안에서 차지할 수 있는 위치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에스워드 다모다란의 저서 ‘내러티브 & 넘버스’를 참조하면 된다. 이 책에서는 내러티브 주식의 특징과 이를 고려한 투자 방법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내러티브는 근본적 내러티브와 이슈적 내러티브로 구분할 수 있다.
근본적 내러티브는 기업의 비전, 핵심 사업 모델, 성장 가능성, 리더십, 사회적 가치 등과 같은 요소로, 장기적으로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투자자와 시장의 신뢰를 구축하며,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
반면, 이슈적 내러티브는 현재의 사건, 뉴스, 트렌드에 기반하며 단기적인 주가 변동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요소는 투자자들의 감정과 기대를 자극해 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키지만, 시간이 흐르면 근본적 내러티브에 통합되거나 영향력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 두 내러티브는 독립적이기보다는 상호작용하며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슈적인 내러티브가 근본적인 내러티브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의 예를 들면, 지속적인 부정적인 뉴스(리콜, 법적 문제)로 인해 투자자들이 기업의 리더십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의심하게 되는 경우이다. 근본적인 내러티브가 이슈적인 내러티브를 견뎌내는 경우의 예를 들면, 테슬라의 리콜 이슈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같이 단기적 악재가 있더라도 강력한 비전과 리더십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신뢰를 유지하는 경우이다.
이슈적 내러티브의 좀 더 구체적 사례를 들어보자.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를 공식지지하고,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해 테슬라 주식에 새로운 내러티브가 생겼다. 이 내러티브는 이슈적인 내러티브에 가깝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근본적인 내러티브로 전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슈적인 내러티브로서의 판단은 정치적 사건의 단기적 반영이다.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테슬라에 우호적인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나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테슬라의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음" 등의 해석을 할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단기적 관심을 유발하며, 주가의 변동성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과 머스크의 행동은 특정 시점에 국한된 이슈로, 시간이 지나면 시장의 관심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슈적인 내러티브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근본적인 내러티브로 전환될 가능성은 이 내러티브가 단기 이슈에 그치지 않고, 테슬라의 장기적인 비즈니스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경우 근본적인 내러티브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만약 트럼프 정부가 전기차 시장을 지원하거나, 테슬라에 유리한 세제 혜택, 보조금 정책 등을 도입한다면, 이는 테슬라의 핵심 사업 모델과 미래 성장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예: 전기차 충전소 확장 정책,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규제 완화 등) 또한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입장이나 행동이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와 사회적 가치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경우, 근본적인 내러티브로 흡수될 수 있다.
내러티브 주식의 투자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1. 내러티브 주식의 주식의 검증 방법
기 언급하였 듯이 내러티브는 기업의 스타트 업 단계와 성장단계에서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스타트업 단계와 성장기 단계에서 내러티브 주식의 "내러티브 검증"은 회사가 제시하는 비전과 이야기가 얼마나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지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단계별로 다음과 같은 접근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일반적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시장에 진입하는 단계이다. 이 시기에는 회사의 내러티브가 특히 비전과 창업자의 의지에 의존한다. 검증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시장 기회의 실체화
질문: 이 회사가 타깃으로 삼는 시장은 실제로 존재하며, 크기가 충분히 큰가?
검증: 타깃 시장에 대한 데이터를 조사 (e.g., 시장 크기, 성장률). 해당 시장의 문제와 니즈가 내러티브와 일치하는지 확인.
(2) 제품-시장 적합성 (Product-Market Fit)
질문: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검증: 초기 고객 피드백 조사, 베타 테스트 결과와 유저 유지율(retention rate) 분석.
(3) 창업자의 신뢰도와 비전
질문: 창업자와 팀이 내러티브를 실현할 능력이 있는가?
검증: 창업자의 경력, 과거 성공 사례, 전문성 분석. 팀 구성원의 능력과 경험 평가.
(4) 자금 흐름과 실행 가능성
질문: 회사의 내러티브를 실행하기 위한 자금이 충분한가?
검증: 투자자의 신뢰 수준 (투자 유치 규모와 주요 투자자 이름 확인). 자금 사용 계획과 현실성 평가.
성장기에서는 초기 시장 진입에 성공한 이후, 나레티브가 얼마나 확장 가능한지 검증해야 한다.
(1) 실제 실적과 나레티브 간의 일치
질문: 회사의 실적이 나레티브를 뒷받침하는가?
검증: 매출 성장률, 고객 증가율, 시장 점유율 데이터 분석. 예측한 목표와 실제 결과 비교.
(2) 경쟁 우위의 지속 가능성
질문: 내러티브에서 주장하는 경쟁 우위가 실제로 지속 가능한가?
검증: 진입 장벽의 유무(특허, 네트워크 효과, 브랜드 가치 등). 경쟁사의 동향과 이 회사의 차별화된 강점.
(3) 확장 전략의 현실성
질문: 내러티브가 제시하는 확장 전략은 실행 가능한가?
검증: 새로운 시장 진입 계획, 제품군 확대 전략 분석. 확장 시 비용 구조와 수익 구조의 변화 예측.
(4) 운영 효율성과 내실 강화
질문: 내러티브가 성장 과정에서 운영 효율성을 고려하고 있는가?
검증: 매출 대비 비용 비율 (Gross Margin, Operating Margin). 성장과 동시에 운영 효율이 개선되고 있는지 확인.
스타트업과 성장기 단계에서 내러티브를 검증하려면 정량적 데이터(시장 크기, 매출 성장)와 정성적 평가(팀의 신뢰성, 비전의 현실성)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특히, 감정적으로 매료되지 않고 항상 회의적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야기가 매력적이지만 현실에 근거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내러티브는 항상 변한다. 투자한 기업에 어떤 이벤트나 모멘텀이 발생할 때 기존 내러티브 영향을 가늠하고 재평가해야 한다. 주요 이벤트나 모멘텀은 경영자의 은퇴 또는 기업과 관련된 일신상의 변화, 기업에 대한 추문, 인수합병, 증자/감자, 자사주매입, 배당의 변화, 거시경제 변화 등이다.
2. 내러티브 주식 투자에서 주의할 점
1) 내러티브의 과장성
내러티브 주식은 과장과 허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성장 스토리를 앞세워 주가를 부풀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된다. 성장 스토리에 의존하는 주식은 변동성이 크며, 종종 과도한 상승인 오버슈팅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신중하지 않다면 투자자에게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2) 내러티브 주식의 변동성
스타트업과 성장기에 있는 주식은 시장 금리 및 심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스타트업 쪽으로 갈수록 그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 즉 변동성이 그만큼 커단 의미이다. 베트를 짧게 잡고 이 변동성에 대비해야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배트를 짧게 잡는다는 의미는 짧은 투자 기간, 투자 비중조절, 작은 기대 수익률, 정교하고 상대적 빈번한 매매를 의미한다.
3) 밸류에이션 적정성 확인
내러티브단계에서 성장을 실제보다 크게 예측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내러티브에서 넘버스로 전환될 때는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음. → 이익 증가 속도와 밸류에이션의 균형을 분석.
4) 성장률 둔화 주의
수익의 성장률은 주가결정의 중요요소이다. 초기의 폭발적 성장률이 감소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성장 둔화에 따른 주가하락에 대비해야 한다.
5) 경영진의 전략 변경 확인
초기 단계에서는 비전을 강조하던 경영진이 이제 실질적인 경영 성과를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내레티브의 변경이 있을 수 있음.
3. 내러티브 주식 투자의 연습 및 훈련
넘버스 주식이 분석적이고 계량적인 판단에 속한다면, 내러티브 주식은 창의적이고 직관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이는 감성과 상상력,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바탕으로 평가되는 영역이다. 그러나 단순히 감각적 접근에 의존한다면, 현실성을 결여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러티브 주식의 평가에는 정성적 분석이 필요하며, 이는 정량적 분석보다 더 복잡하고 고도의 사고를 요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풍부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상식에 기반한 논리적 재구성과 추론이 필수적이다. 특히, 미래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그것이 실현될 확률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근본적 내러티브와 이슈적 내러티브 중, 이슈적 내러티브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준을 잡자면, 기 언급했듯이 다모다란 교수의 내러티브&넘브스 책에서 ‘가치평가’ 부분을 참조해야 한다.
이슈적 내러티브는 크고 작은 형태로 매일 시장 주변에서 발생한다. 이를 단순히 관찰하는 것을 넘어, 투자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그것이 주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훈련이 요구된다.
먼저, 사전에 관련 지식과 정보를 충분히 축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 다음, 관심 있는 주식에 소액으로 투자하며 이슈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주가 반영 정도와 지속 기간을 예상해 본다. 실제 결과와 자신의 예측을 비교해 차이를 분석하고,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예측과 실제 결과의 차이를 점차 줄여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차이가 줄어들고 자신감이 생기면, 비중을 늘려 보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다. 이러한 훈련은 이슈적 내러티브를 투자 기회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실전 감각과 분석 능력을 길러줄 것이다.
기술의 가트너 하이프 사이클(Gartner Hype Cycle)에서 언급되는 "환멸의 골짜기(Trough of Disillusionment)"나 기술 채택 수명주기(Technology Adoption Lifecycle)의 캐즘(Chasm)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내러티브 주식은 외부 환경과 투자 심리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 또한, 내러티브가 현실로 이루어질 확률도 높지 않다.
따라서, 내러티브 주식에 투자할 때는 비전이 실현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주가가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시점에서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부동산 재개발 투자와 유사한 접근 방식이다. 내러티브가 여전히 유효하고 주가가 저점이라 판단되면 재진입을 고려할 수도 있다.
장기 투자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해당 기술이 실적을 뒷받침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 진입해도 늦지 않다. 이런 접근은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내러티브 주식의 잠재적 가치를 활용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투자 대상 기업이 내러티브 주식인지, 넘버스 주식인지, 내러티브에서 넘버스로 전환 중인 상태인지, 또는 둘의 혼합 상태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적용해야 한다.
내러티브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내러티브를 논할 때는 이를 뒷받침할 논리적 근거와 체계적인 분석이 필수적이다. 반면, 넘버스만으로는 기업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보여줄 수 있지만, 미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주가는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반영하는 특성을 가지며, 스토리가 없는 숫자는 균형 잡힌 판단의 도구가 아닌, 편향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즉, 숫자(예: 매출, 영업이익, 성장률 등)는 명확한 정보처럼 보이지만, 그 맥락과 해석의 방향이 없다면 투자자 스스로의 기대나 편견에 따라 왜곡되기 쉽다는 말이다. 내러티브와 넘버스가 균형을 이루는 접근만이 투자 성공의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