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똑같게
밥을 먹고 창밖을 바라볼 때에도
사람들과 수다를 떨고 있을 때에도
누군가의 불편하고 속상한 마음을 가만히 들어줄 때에도
약기운에 힘이 달려 누워 있을 때에도
시간은 계속 지나가고 있다
쌓이고 쌓인 말들이
길을 찾아 터져 나갔을 때에도
아무도 답해줄 수 없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눈이 빠져라 글을 읽었을 때에도
무언가 깨닫고 마음이 편안해졌을 때에도
시간은 나를 관찰한 것인지
개의치 않는 것인지
전혀 알아챌 수 없게 흘러갔다
충격에 휩싸인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춘 것 같았는데
처음의 오랜 충격을 새로운 충격이 휩쓸고
깨끗하게 지나가버린 것처럼
알 수 없는 평화가 찾아왔을 때에도
시간이 흐르는 것을 잊은 것 같았는데
왜 인지 모르게 다 깨닫고 괜찮아지든
무지렁이처럼 아무 생각도 담지 못하는 세포덩어리가 되든
아파도 건강해도 사는 건 다 똑같지 싶어 지든
결국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는 것이다
똑같이 똑같게
평평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