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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이은의 리뷰닷 Nov 23. 2024

여섯 번째 발사가 놀라운 이유

한 달만의 발사, 항로 같았지만 내용은 달랐던 시험

| 20241120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로켓이 여섯 번째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높이 122미터(400피트)에 이르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미국 동부표준시로 11월 19일 오후 5시에 남부 텍사스 스타베이스에서 이륙했다. 이륙 2분 40초 후에 1단과 2단이 분리되었다. 7분 뒤에는 1단 부스터인 슈퍼 헤비(71미터)가 멕시코만 해상으로 돌아왔다. 발사 현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방문했다. 2단 로켓 겸 우주선 스타십(50미터)은 고도 190km까지 올라가 최고 시속 2만 6천 km의 속도로 1시간 동안 지구를 거의 한 바퀴 돌았다. 65분 뒤, 스타십은 호주 서쪽 인도양 해상 목표지점에 착수했다. 5차 시험발사 때 나타났던 폭발이나 화재가 없었다.


  스타십의 다섯 번째 발사는 지난달 13일에 이뤄졌다. 메카질라(Mechazilla)로 불리는 발사탑의 '젓가락 팔' 장비를 이용해 1단 부스터를 지상 위 공중에서 회수한 것으로 이목을 끌었는데, 여섯 번째 발사에서는 같은 시도를 하지 않았다. 스페이스엑스는 발사에 앞서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발사대로 돌아오지 않고 안전을 위해 멕시코만 해상에 착수한다”라고 밝혔다.

  5차와 6차, 두 번의 발사 사이의 간극은 한 달에 불과하다. 한 달 만에 인류 역사상 최대규모의 로켓을 다시 쏘아 올린다는 건 지금까지 우주 개발 역사에 비춰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나사(NASA)가 보여왔던 방식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아르테미스 계획의 중심이 되는 나사의 로켓 SLS는 2022년 8월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9월과 11월로 두 차례 미뤄졌다. 다음 발사 일정은 2025년 정도로 예상되는데, 발사를 기다리던 우주 탐사 프로젝트들이 SLS의 일정 지연을 참지 못하고 스페이스X의 로켓으로 속속 바꿔 타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두고 관료주의 때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해 왔는데, 다음과 같은 사실을 상기할 때 그의 지적이 핵심을 짚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먼저 SLS는 이미 폐기된 프로그램인 우주왕복선 기술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간 게 없다. 원래 왕복선에 달려 있던 로켓 엔진을 떼어 중앙 연료탱크에 붙인 수준이다. 반면 스페이스X는 6차 발사 이후에 사용할 새로운 스타십들을 이미 여러 대 만들어두고 있다. 팰컨 9와 스타십에 쓰이는 랩터 엔진은 개량을 거듭해 부품 수를 계속 줄이고 있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허락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5차 발사와 6차 발사의 항로를 동일하게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가 일하는 방식을 잘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당국에 신고한 항로는 같았을지 몰라도 내용적으로 볼 때 5차와 6차에서 스페이스X가 시험했던 건 달랐고, 스페이스X 기술진들은 그 결과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스페이스X는 “이번 비행에선 지구 대기권 재진입시의 우주선 제어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처음으로 비행 중 스타십 엔진 재점화를 시도해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비행을 시작한 지 약 38분 뒤에 랩터(Raptor) 엔진 가운데 하나를 다시 점화했다. 이것만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는 로켓의 1단뿐만 아니라 2단인 스타십도 같은 방식으로 메가질라의 '젓가락'으로 귀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준비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전문지인 스페이스뉴스(Spacenews.com)는 스페이스X가 "가까운 미래에 시험 비행에서 2단 스타십을 젓가락 팔로 잡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상이나 해상으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발사대로 돌아오면 더 빠르고 효율적인 검사나 정비, 재비행이 가능하다.

  6차 발사에서는 또, 2단 스타십의 지구 대기권 재돌입 때 우주선을 보호하는 방열판을 개조하는 방법을 시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스페이스X는 임무 설명을 통해, "하강의 마지막 단계에서 의도적으로 더 높은 각도로 비행해 플랩 제어의 한계를 의도적으로 강조했고, 이를 통해 다음 시험을 위한 데이터를 얻었다."라고 밝혔다. 이번에는 발사 시간도 바뀌었는데, 이를 통해 스페이스X는 2단인 스타십이 대기권으로 들어오고 착수하는 과정을 더 잘 관찰했다.

  인류의 우주개발 역사상 최강 우주발사체인 슈퍼헤비는 추력이 7500톤이다. 최대 150톤(로켓을 재사용할 때의 기준)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는 게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나사 SLS의 두 배나 된다. 재사용하지 않는다고 할 때는 최대 250톤까지도 탑재할 수 있다. 엔진 수는 1단 슈퍼헤비에 33개, 2단 스타십에 6개를 합쳐 모두 39개다.

  스타십은 2026년 9월로 잠정 예정된 나사 아르테미스 3호의 유인 달 착륙 때 착륙선으로 쓰일 예정이다. 스페이스엑스는 2025년에 우주 급유 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는 스타십으로 2년 후 화성 무인 착륙, 4년 후 화성 유인 착륙을 시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화상 탐사 계획에 테슬라가 생산하는 로봇 옵티머스를 투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은이은 기자 unyiun@outl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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