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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Jul 14. 2017

선녀와 나무꾼 - 01

거꾸로 보는 전래동화 #01 


옛날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마음씨 착한 나무꾼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사냥꾼에게 쫓기던 사슴을 숨겨주니 사슴은 나무꾼에게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한다고 선녀가 벗어놓은 날개옷을 잘 숨겨서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는 선녀를 색시로 삼으라고 말해주었죠

그리고 선녀가 아이 셋을 낳을 때까진 절대 날개옷을 보여주지 말라고 당부했어요.


나무꾼은 선녀의 날개옷을 숨겨서 선녀를 색시로 삼을 수 있었답니다.

아이 둘을 낳으며 행복하게 오손도손 잘 살았지만 선녀는 하늘나라가 그리웠지요

선녀는 나무꾼에게 날개옷을 딱 한 번만 입어보고 싶다고 애원하자 나무꾼은 마음이 약해져 날개옷을 내주자 선녀는 아이 둘을 데리고 하늘나라로 올라가고 말았답니다.


 우여곡절 끝에 나무꾼도 하늘로 올라갔지만 집에 계신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었죠. 그래서 선녀가 내준 말을 타고 잠시 땅에 내려왔는데 어머니가 팥죽을 주셨어요. 말 위에서 팥죽을 먹던 나무꾼은 말 잔등에 뜨거운 죽을 흘리고 그에 말이 놀라 나무꾼은 다시 땅에 떨어졌어요. 그렇게 하늘에 있는 선녀를 그리워해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 수탉으로 다시 태어나요. 하늘에 있는 선녀와 아이들에게 “꼭 가요~. 꼭! 꼭!”이라고 하는 소리가 ‘꼬끼오~ 꼬, 꼬!’라고 들린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는 어떤 속사정이 숨어 있을까요?




 아직 해가 질려면 한참 남은 시간이지만 거리에 사람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이미 장을 파한 상인들은 짐을 정리한다. 한 시진 전에 비해 주막에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물건을 다 내다 판 사람들은 그냥 집에 가지 못하고 탁주라도 한 사발 걸쳐야 직성이 풀리는 법이다. 도성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은 마을이지만 시장 통에서 물건을 팔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적한 시골마을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른 도회지의 느낌을 주는 마을이다. 시끌벅적한 시장으로 형성된 길의 끝에 엄청난 크기의 위용을 보이는 한 기와집이 보인다. 소란스러운 보따리장수나 뻐기기 즐기는 왈패도 움직임이 시장 통에서 끝이 나지 그 기와집 근처로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의 모습만 보아도 이미 그 집은 그 집에 사는 것만으로도 마을의 다른 주민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평소에 문이 활짝 열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 그 집 근처로는 잘 가지 않았다. 다른 집들에 비해 너무 큰 위용에 압도되어 감히 가까이 갈 엄두도 내지 못해서일까? 그 집 앞은 주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곳이다. 문은 열려 있지만 닫힌 것과 다름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일찌감치 문조차 걸어 잠가 버렸다. 


-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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