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벳푸 지옥온천 순례기(2)

일본 오이타현 벳푸

by 이야기발전소

1. 오니야마지코쿠 (도깨비 지옥, 鬼山地獄)

IMG_5694.JPG
IMG_5687.JPG


입구에 큰 도깨비 상이 있고 한편에는 이름도 '鬼山地獄'이라고 적혀있지만 이 곳은 '악어 지옥'으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온천물에 악어가 100여 마리 살고 있기 때문이다.


IMG_5701.JPG
IMG_5702.JPG

1923년부터 온천열을 이용해 악어를 사육하고 있는 곳이다.

온천물에 악어가 사는 것 말고 뭐 볼 것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곳은 7개의 지옥 온천 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곳이다.

입구 전시실에 있는 '뽑기'를 가장 좋아하지만 그것은 제외하고!!

우선 악어가 있다. 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한다.

그리고 오니야마지코쿠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사이다'

IMG_5706.JPG
IMG_5708.JPG
IMG_5709.JPG

삶은 계란과 함께 파는 사이다.

병의 모양도 악어의 모양이고, 입구에 구슬이 있어 따는 방식도 조금은 독특하고 다 먹고 난 뒤에도 장난감이 된다. 온천의 뜨거운 열기 때문에 느낀 갈증 탓인지 너무 시원했다.

참고로 그냥 밖에 둔 것은 시원하지 않을 수 있으니 '히야시'를 말하는 것이 좋다.

나는 일본말은 모르지만 어릴 때 어른들로부터 넘겨들어 기억나는 말 몇 가지는 있다.

그중 하나가 '시원하게 한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 '히야시(ひやし)'

일본 여행 중에 많이 써먹었다.


2. 시라이케지코쿠(백지지옥, 白地地獄) - 국가지정명승

IMG_5712.JPG

흰 '백(白)'에 땅 '지(地)'

무슨 말인지 의미가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봤더니...

흰 천이라는 뜻과 함께 숫처녀라는 의미도 있어 조금 놀랐다.

하지만 여기서 사용된 의미는 아마 '아무것도 없는 땅'이라는 의미일 것으로 해석해봤다.

온천물이 뜨거운데 무엇이 살 수 있었겠는가?

(요즘이야 관광 수입으로 많은 사람들이 살겠지만...)


IMG_5718.JPG
IMG_5720.JPG
IMG_5722.JPG

입구에 들어가니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정원이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것은 물고기.

안에는 열대어를 전시한 어항도 있다.

무언가 살짝 당혹스러웠지만 이내 온천이 보인다.

IMG_5733.JPG
IMG_5738.JPG

온천 주위를 하나의 정원으로 가꾸어 놓은 곳이다.

이름처럼 물 색깔도 하얀색.

오니야마지코쿠에 못 들어가는 것이 악어때문만은 아닌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이 곳 역시 보이는 것처럼 너무 뜨거워서 사람이 들어갈 수는 없다.

그저 잠시 감상만 할 뿐!


3. 가마도지코쿠 (아궁이 지옥, かまど地獄)

IMG_5773.JPG

이곳이 가장 많이 찾는 '가마도지코쿠' 즉, 아궁이 지옥이다.

IMG_5751.JPG
IMG_5755.JPG

한글 설명이 떡하니 있는 것만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찾는지 가늠할 수 있다.

IMG_5766.JPG
IMG_5769.JPG
IMG_5770.JPG
IMG_5759.JPG
IMG_5772.JPG

사진만 봐도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설명이 잘 되어있다.

왜냐? 한글로 되어있으니^^

손과 발, 코까지 배려한 곳이다.

근데... 뜨겁다.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발은 양말을 신고 있어도 딛고 있기 어려울 정도이며 먹는 것은 그냥 끓는 물 같은 느낌이다.

IMG_5764.JPG
IMG_5771.JPG

다른 곳에 비해 이곳만 유난히 사람이 많은 편이다.

왜 그럴까?

잠시 고민하다 다시 바깥으로 나가는 순간 대충 이해가 되었다.

IMG_5682.JPG

관광버스가 주차하기 가장 편하면서 5개가 모여있는 지옥온천들의 딱 가운데 위치한 것이라는 나름의 결론이 나온다.

가마도지코쿠에서 위로 2개, 아래로 오니야마지코쿠와 하쿠지지코쿠 2개의 온천이 있다.


4.우미지코쿠 (바다지옥, 地獄) - 국가지정명승

IMG_5790.JPG

이곳의 테마는 바다.

느낌상으로는 가장 크다는 생각이 든다.

정원도 예쁘고, 상점도 가장 깔끔하다.

입구에 파는 찹쌀떡이 내 입맛에 맞는 것도 좋았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보이는 것은 바다의 이미지와 어울릴까라는 생각이 드는 연꽃

IMG_5792.JPG
IMG_5793.JPG
IMG_5794.JPG

역시 친절하게 열대성 수련이라고 한글이 있고,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 나오는 온천 구경도 당연히 할 수 있다.

하얀 빛깔이 나오며 뜨겁다고 자랑이나 하듯 끊임없이 김이 올라온다.

IMG_5803.JPG
IMG_5807.JPG
IMG_5811.JPG

신사를 의미하는 입구를 지나면 또 하나의 산책로가 있는 것과 함께

여기에서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이 바로 '족욕'이다

IMG_5800.JPG
IMG_5801.JPG
IMG_5802.JPG

많은 사람들이 가마도지코쿠에서 족욕을 한다.

그래서 사람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족욕장 바로 앞에 매점도 있어 사람이 더 많다.

그런데 여기는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나름 편안하게 쉬며 족욕을 즐길 수 있어 족욕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곳을 추천한다.

족욕을 즐길 좋은 곳은 3곳이다.

가마도지코쿠도 족욕을 할 수 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빼고, 추천하고 싶은 3곳 중 하나가 바로 여기!


5. 오니이시보즈 지고쿠(鬼石坊主地獄, 대머리 지옥)

IMG_5825.JPG

일본말을 잘 모르는 처지라 처음엔 무슨 주제인지 몰랐다.

그래서 폭풍 검색!

그 결과는 대머리 지옥??!!

모양이 흡사 스님의 머리와 같이 대머리 모양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어떤 것이 그런 모습일까 찾아봤다.

IMG_5819.JPG
IMG_5815.JPG

아마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돌무지보다는 둥근 모양을 내며 보글보글 올라오는 저 모습을 보고 그런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자연현상은 언제 봐도 신기하다.

여기에 와서 느낀 점은 '갈수록 좋은데~'라는 생각!

IMG_5817.JPG

특히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 족욕장은 너무 좋았다.

IMG_5835.JPG
IMG_5836.JPG
IMG_5844.JPG
IMG_5855.JPG

어린 아기가 들어가도 뜨겁지 않을 정도로 따뜻한 물 온도.

대여섯 살의 아들과 조카가 신나게 물놀이를 즐긴다.

물론 이내 다른 사람들이 와서 충분히 놀지는 못했지만 아이들도 악어를 보고 난 뒤 지겨워하다 여기에 오니 신나서 뛰어다닌다.

앞의 4개의 온천을 들렀다 온 피로감도 조금은 있는 데다 족욕장도 너무 편해 자연스레 여기에서 한참을 쉬었다 가게 된다.

관광버스로 다니는 단체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인 것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 곳.


6. 타츠마키지고쿠 (龍巻地獄, 용권지옥, 줄여서 용지옥)

IMG_5875.JPG

이름을 보고선 매우 궁금했다.

그냥 용지옥도 아니고 왜 용권지옥일까?

왜 책을 셀 때 사용하는 '책 권'을 썼을까?

궁금증을 안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바로 그때!!

IMG_5862.JPG

힘찬 물줄기가 땅에서 마구 솟아오르고 있었다.

https://tv.kakao.com/channel/2876945/cliplink/380498989

늘 물줄기가 올라오는 것은 아니고 시간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시간을 잘못 맞추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니 그것을 감안하는 것이 좋다.

IMG_5872.JPG
IMG_5873.JPG

물 솟음이 멎고 나면 뭔가 허전한 느낌을 주는 곳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다시 물이 솟아오를 때까지 정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니까!

IMG_5866.JPG
IMG_5867.JPG
IMG_5869.JPG


7.치노이케지코쿠 (血の池地獄, 피의 땅 지옥, 줄여서 피지옥) - 국가지정명승

IMG_5898.JPG

이름도 무시무시하다. '피의 땅'

이름처럼 물의 색이 붉은빛을 낸다.

IMG_5886.JPG
IMG_5887.JPG

도깨비 얼굴을 지나 기념품 판매점이 출입구다.

들어갈 때도, 나올 때도 기념품 가게를 지나야 만 한다.

먹고살기 위한 장삿속은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이렇게 억지스러울 정도로 기념품 가게를 배치하니 기분은 좀 별로였다.

어쨌든 기념품 가게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탁 트인 곳이 나온다.

가까이 가면 붉은색의 온천을 만날 수 있다.

IMG_5897.JPG
IMG_5906.JPG
IMG_5909.JPG
IMG_5910.JPG
IMG_5904.JPG

붉은 물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로 앞에 있는 언덕의 숲조차 가려질 정도니 물이 얼마나 뜨거운지 가늠된다.

이곳 역시 족욕도 할 수 있고, 뒷길로 산책로가 나 있다.


용지옥과 피지옥은 따로 떨어져 있어 차로 약 5~10분 정도 이동을 해야 한다.

나머지 5개는 한 곳에 모여있어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중간에 '산지옥 (야마지코쿠)'도 있는데 그곳은 패키지 티켓으로는 입장이 안되고 따로 티켓을 구매하라고 해서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보통은 패키지 티켓으로 입장이 가능한 7개의 온천을 지옥온천으로 부르고 8개라고 할 경우에는 야마지코쿠까지 포함시키는 경우다.


사실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너무 뜨거워 구경만 해야 하는 온천 구경이라 몇 군데 돌면 지겨울 수도 있다.

하지만 관광지를 마구 돌아다니며 구경거리를 찾기보다는 조금은 쉬엄쉬엄 여행을 즐기기 위해 온천여행을 택한 것이라면 반나절 정도 시간을 투자해 천천히 돌아보며 색다른 매력을 즐겨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벳푸 지옥온천 순례기(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