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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Oct 16. 2021

[한국 IN 공공누리] 한국 향토 민요에 대하여

공공누리 X 이야기발전소

지난 도쿄올림픽 때 우리나라 선수촌에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선수들의 사기 진작과 응원의 염원을 담은 내용으로 게시가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처음에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를 썼지만 일본의 반대로 바꾸게 되었죠. 그때 우리가 다시 걸었던 현수막은 '범 내려온다'입니다. 한반도를 범(호랑이)으로 형상화하고 그 위에 저 문구를 넣었습니다. 

'범 내려온다'라는 말은 퓨전 국악밴드인 '이날치'가 한국관광공사의 홍보영상에 출연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노래입니다. 유튜브 조회수가 5천만 건을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은 이 노래에서 사람들은 흥겨운 민요의 가락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국악이라는 장르, 그중에서도 특히 노래를 부르는 민요가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악이라고 하면 우리의 옛 음악이라는 것은 알지만 쉽게 찾지는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국세청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 노래방을 운영하면서 세금을 내는 사업장의 숫자가 3만 1179곳이나 됩니다. 이 수치는 2009년 3만 4283곳인데 비해서는 줄었지만 한 때 회식자리에서도 2차는 노래방으로 옮겨서 흥을 즐기던 분위기를 우린 기억합니다. 

BTS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나가 TV에서 30년 이상 방송되는 장수 프로그램을 살펴봤습니다. 전국노래자랑은 1980년부터, 가요무대는 1985년에 첫 방송을 해서 지금까지 방송하고 있고, 노래와 관련된 프로그램입니다. 우리는 노래를 참 사랑하는 민족인 듯합니다. 


우리 땅에서 불린 옛 음악도 크게는 노래와 연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연주는 평민들 사이에서 주로 많이 했던 풍물이 있다면 국가적인 큰 행사에서는 취타 또는 대취타 등의 연주가 있습니다. BTS의 래퍼 슈가가 '대취타'라는 노래를 발표하면서 우리의 연주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매우 반길 일입니다. 

노래 역시 판소리와 민요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판소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창을 하게 되면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8~9시간 정도나 된다고 합니다. 열두 마당 중에서 현재까지 불리고 있는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부가, 적벽가 등 이 다섯 개의 작품을 판소리 다섯 마당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전래동화나 소설로도 알려져 이름도 좀 익숙한 편입니다. 그러면 민요는 어떨까요? 아리랑 말고 기억나는 민요는 몇 개나 될까요?

조금 더 나아가 우리는 언제부터 이 땅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을까요? 그리고 우리의 노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프랑스의 샹송, 이탈리아의 칸초네, 미국과 카리브해의 흑인 음악들과는 다른 우리의 음악이 가진 매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공공누리, 우리소리박물관

공공누리에서 '민요' 소리 및 이미지 찾아보기 진천6. 논매는 소리(두벌)1| 키워드저작물 | 추천공공저작물 | 공공누리 (kogl.or.kr)]


민요는 민중들 사이에서 저절로 생겨나서 전해지는 노래를 말합니다. 그래서 창작자가 중요하지도 않고, 악보나 문서화된 기록보다는 입으로 전하는 '구전' 방식으로 이어집니다. 특별한 수련도 필요 없고 부르는 사람의 취향에 맞게 부를 때마다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민요는 주로 언제 불렀을까요? 그리고 누가 불렀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이미 다 나와있습니다.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고 특별히 기교를 배울 필요도 없는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들어서 알게 된 노래라면 주위에서 아무나 흔하게 자주 불렀다는 말이 됩니다. 옆집 할머니가 부르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우리 아버지가 부르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뒷집 아주머니가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먼저 익혔던 친구가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나도 배워서 따라 불렀던 노래가 바로 민요입니다. 

이런 과정으로 배웠기 때문에 기억하는 것에 따라서 음률도 다르고 노랫말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큰 흐름만 비슷하면 같은 노래로 여기는 것이 바로 민요의 특징입니다. 


출처 : 공공누리, 우리소리박물관

공공누리에서 '민요' 소리 및 이미지 찾아보기 - 문경4.타작소리| 키워드저작물 | 추천공공저작물 | 공공누리 (kogl.or.kr)]


민요는 분류하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누가 부르느냐에 따라 나누면 통속민요와 향토민요로 나눌 수 있습니다. 

향토민요는 누구나 삶 속에서 부르며 전승된 노래로 예전에는 토속민요(土俗民謠)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요는 노동요가 많습니다. 노동요 중에서도 집단 노동요가 많은데 이는 옛날 우리 조상님들의 생활 문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모심기나 논매기처럼 일손이 많이 필요할 때는 몇십 명이 함께 일을 했습니다. 방아 찧기나 물가에서 노젓기를 할 때도 규칙적인 움직임이 필요했습니다. 앞 소리꾼이 소리와 함께 일을 이끌고 나가면 나머지 사람들이 일정한 후렴구를 반복해 부르는 방식입니다. 이를 '메기고 받는 방식'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노동요는 이런 노래가 많습니다. 

그에 반해 통속민요(通俗民謠)는 전문가가 부르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는데 현대에 가수들이 불렀던 신민요도 통속민요에 포함시킵니다. 예를 들면 한오백년, 천안삼거리, 진도아리랑, 노들강변과 같은 노래들이 있는데 이 민요들은 1930년 전후에 대중음악 작곡가들이 만든 새로운 민요입니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서도 경기민요, 남도민요, 서도민요, 동부민요, 제주민요, 예천 통명농요, 고성농요, 강강술래와 남도들노래 등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공공누리에서 ‘경기민요’ 들어보기 - https://bit.ly/3urdIzC ]

[ 공공누리에서 '남도민요' 들어보기 - https://bit.ly/3msIhSj ]

[ 공공누리에서 ‘고성농요’ 들어보기 - https://bit.ly/2YgtUIm ]

공공누리에서 ‘강강술래’ 들어보기 - https://bit.ly/3CYuyZX ]


민요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에도 민요는 있습니다. '클레멘타인', '메기의 추억', '라 쿠카라차'와 같은 노래들이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외국의 민요들입니다. 교과서를 통해 배우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음률이나 노랫말이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지만 본고향에서는 다르게 불리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클레멘타인의 경우 우리는 바닷가에서 불린 노래로 알고 있지만, 실제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골드 러시 시대에 광부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노래이기 때문에 동굴(cavern), 협곡(canyon), 금맥(mine)과 같은 단어들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불린 원곡은 광부의 딸 클레멘타인이 물에 빠졌지만 수영을 하지 못해 죽고, 구하지 못한 그 남자는 평생 클레멘타인을 그리워한다는 내용이니 원곡도 슬픈 노래입니다. 

바퀴벌레라는 뜻을 가진 라 쿠카라차는 15세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의 전래민요입니다. 1910년 멕시코 혁명 당시에 판초 비야가 이끌던 농민혁명군이 군가로 즐겨 불렀던 곳인데 이제는 우리에게도 익숙하게 된 노래입니다. 멕시코는 대항해시대인 16세기부터 1821년 독립을 선포하기 전까지 스페인의 식민지로 지냈기 때문에 언어도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문화도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판초 비야의 농민혁명군이 스스로의 비참한 처지를 두고 바퀴벌레라고 했다는 설, 농민 혁명군이 바퀴벌레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설, 우리나라가 동학 혁명 때 전봉준 장군을 파랑새로 표현한 것처럼 그냥 판초 비야를 가리키는 말이 바로 라 쿠카라차라고 하는 설 등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민요들도 가만히 보면 사연이 있습니다. 노래에 일반 백성들, 민중들의 삶이 녹아 있다는 말이죠. 억압당할 때 적극적으로 항거하지 못할 때에 쓰라린 마음을 노래로 부른 것이 민요입니다. 그리고 축제나 잔치 때 즐거운 마음을 담은 노래도 역시 민요입니다.

그래서 민요는 음악이고 민속이자 문화라고 합니다. 민중들의 정서가 잘 담긴 예술입니다. 


공공누리에서 향토민요 들어보기 - https://www.kogl.or.kr/recommend/recommendDivList.do?&division=sound&cPage=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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