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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첫 선을 보인 공연이 있습니다. '킥스(KICK's)'라는 이름의 이 공연은 익스트림 퍼포먼스를 기본으로 영상과 댄스, 홀로그램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스포엔터테인먼트 쇼'라는 장르입니다. 이 공연에서 핵심이 된 퍼포먼스는 바로 '태권도'입니다.
전 세계 209개국에서 약 1억 명이 수련하고 있는 태권도가 이제는 문화상품으로도 거듭나고 있습니다. (출처 : 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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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무예입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시범경기 종목이었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현대 세계태권도연맹의 본부는 서울에 있으며, 가입된 회원국의 수가 2018년 기준으로 209개나 되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무예입니다.
그런데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고려사나 동국여지승람과 같은 문헌 기록으로 보면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무예는 수박 또는 수박희(手搏戲)라는 무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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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무용총과 안악 제3호분의 벽화에 그려진 두 사람이 수박희를 즐기는 장면으로 보자면, 이미 고구려 시대 이전부터 수박희는 우리의 맨손 무예로 자리 잡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박희(手搏戲)는 맨 손으로 승부를 가리는 무예를 말하며, '수박(手搏)'이라는 명칭이 문헌에서 공식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고려시대입니다. 고려사(高麗史)의 두경승전, 이의민전, 최충헌전, 정중부전 등에서 수박희를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조선 전기에도 고려 수박의 전통은 그대로 계승되어 태종실록, 세종실록, 세조실록에는 수박희로 군사를 뽑았다거나, 왕이 수박 잘하는 사람을 별도로 뽑아서 연회 때 하게 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후 15세기에는 이미 민간 세시풍속으로 정착되었고, 임진왜란 이후에는 중국 권법의 영향을 받아서 새롭게 체계화됩니다. 그리고 18세기 이후에는 발기술 위주의 탁견(托肩)과 손기술 위주의 슈벽(수벽치기, 手癖打)으로 분화되어 발전합니다.
즉, 우리의 또 다른 무예인 택견 역시 기원은 수박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택견은 1983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2011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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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태권도'라는 무예는 언제부터 시작했을까요?
대한태권도협회와 사단법인 세계 태권도지도관연맹에서는 해방 이후를 현재 태권도의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이어져온 수박이나 택견 등의 무예들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탄압을 받아 우리 고유의 무예 수련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1945년 8월 16일 광복 직후 무예인들이 '청도관', '송무관', '무덕관', '조선연무관 권법부', '중앙기독교청년회 권법부'를 시작으로 현대적 태권도 도장을 세우며 기술 보급도 시작합니다.
1961년 9월 16일에 대한태수도협회가 창설되고, 1963년에 대한체육회에 가입, 1965년 8월 5일에 이름을 대한태권도협회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1972년 ‘국기원’을 건립하고, 1978년 태권도 10개 관을 하나로 통합하고 품·단증 발급을 단일화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게 됩니다.
오늘날의 태권도 수련방법은 품새·겨루기·단련·호신술 등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활 체육으로 익히는 품새는 혼자서 상대를 가상으로 두고 연무선에 따라 공격과 방어의 동작을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숙달시키는 운동인데 유급자용과 유단자용을 구분해서 수련합니다.
유급자의 품새로 태극 1∼8장, 팔괘 1∼8장이 있고, 유단자의 품새로 고려(高麗)·금강(金剛)·태백(太白)·평원(平原)·십진(十進)·지태(地跆)·천권(天拳)·한수(漢水)·일여(一如) 등이 있습니다. (출처 : 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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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새가 일본의 가라데의 카타에서 유래되었다는 논란도 있습니다. 특히 태극 1~8장은 가라데의 평안과 비슷하기 때문인데, 이는 태권도의 창시에 관계된 대다수 원로들이 가라테를 수련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한태권도협회에서는 품새의 진행선이 한민족의 전래 사상에서 기초되어있다고 설명합니다. 각 품새마다 갖고 있는 외형적 모양새의 총화가 품새 이름이 뜻하는 사상적 형상에 맞추도록 짜여 있기 때문이죠.
품새를 익히며 실력이 쌓이면 도복을 감싸는 띠의 색이 달라집니다. 요즘은 배우는 아이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서 임의의 색깔을 넣는 경우도 많지만 정식 띠 종류는 5가지입니다. 순서는 흰색-노란색-파란색-빨간색-검은색 순서로 정해져 있습니다.
흰색은 9급으로 태권도의 기초 단계, 노란색은 8급으로 태극 1장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파란색은 5급으로 태극 4장을 배우는 과정이고, 빨간색은 태극 6장까지의 과정을 넘어선 2급입니다.
그리고 '품'과 '단'은 나이에 따라 나누어 부르지만 의미는 같습니다. 만 15세 미만의 아이들 '품'으로 주어지게 되며 15세 이상이 되면 1품을 땄던 사람들은 1단으로 변경이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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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 태권도 교육을 시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흔한 풍경입니다.
태권도는 어린이 성장발육, 심신단련, 인성교육 등에 좋은 운동이자 도전하는 활동으로 인식되어 초등학교 저학년을 중심으로 많이 배우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태권도는 동작이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일부 도장에서는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태권도의 본질에서 벗어나 다른 부가적인 활동에 치우치는 경우도 있으며, 영세한 도장은 학생 수 대비 사범 수가 부족해 양질의 교육이 어려운 경우도 발생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출처 : 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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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라는 이름으로 정리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근간을 이루는 맨손 무예의 역사는 오래됩니다. 우리 조상들은 수박이라는 맨손 무예를 익힐 때 단순히 몸을 보호하는 호신용이나 상대를 공격하는 기술적인 용도로만 익히지는 않았습니다. 신라에 화랑도가 있었다면 고구려에는 '선배(仙輩)'가 있었습니다. 선배는 뛰어난 무예와 학식을 가진 사람 중에서도 높은 인격을 가진 사람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호칭입니다. 화랑(花郞)이 꽃을 달았다면, 선배는 검은 옷을 입어 조의선인(皂衣仙人)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뛰어난 무예를 기본으로 학식과 인품까지 갖추어 평상시에는 벼슬길에 오르기도 하고,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는 가장 앞장서서 움직였습니다. 조선시대에 오면서 지나치게 '문(文)'만 숭상하여 글공부로만 관리를 뽑았다면 그 이전에 고구려와 신라는 선배와 화랑을 통해 문무를 겸비한 인재를 발굴했던 것이죠.
지금 우리가 태권도를 익히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무예로서 호신술을 배우는 과정이 아니라 그 안에 숨 쉬고 있는 기본예절과 배려심, 적극적인 생활 태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전 세계 209개의 나라에서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수련하는 이유 역시 무예를 넘어선 정신을 존경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