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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Sep 25. 2021

[한국 in 공공누리] 한국 식문화에 대하여

공공누리 X 이야기발전소

각 나라에서는 다른 나라를 부르는 별명이 있습니다. 한 예로 베트남에서는 일본을 '벚꽃국(xứ sở hoa anh đào), 태국을 황금사원국(xứ sở chùa vàng)으로 부릅니다. 그러면 베트남에서 우리나라는 무엇이라 부를까요? 바로 김치국(xứ sở kim chi)입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을 때, 가장 먼저 ‘음식’이 떠오르며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김치’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021년 1분기 누계(잠정) 농식품 수출액을 살펴보면 2020년 대비 13.7% 증가한 19억 8천 1백만 달러라고 합니다. 1분기 기준으로 봤을 때 신선 농산물과 가공식품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입니다. 김치가 54.4% 증가했고, 포도는 49.7%, 딸기가 29.2%, 라면이 18.9%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농림축산식품부)


[참고 어문 / 공공누리에서 '농식품 수출액' 자세히 알아보기 https://bit.ly/3ATLKyS ]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은 감자탕과 소주를 곁들인 삼겹살의 매력에  빠집니다육개장과 찜닭을 즐기다 다시 본국으로 돌아갈 때는 김과 커피믹스를 잔뜩 사가곤 하죠 

외국인들에게도 인정받은 우리의 음식은 특정한 한두 가지가 아니라 종류부터 매우 다양합니다이탈리아의 파스타와 피자일본의 가락국수와 초밥처럼 완전히  집어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 있는 메뉴가 다양한 것이 우리나라 음식의 특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음식은  이렇게 여러 분야에서 사랑을 받게  것일까요지금부터 우리 한식이 가진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한식의 대표주자로는 크게 ‘밥’과 ‘김치’로 말할 수 있습니다. 김치는 위에서 보여주는 수치가 대표성을 말해주고, 밥은 우리의 주식이기 때문에 한식은 밥을 중심에 두고 반찬이 발달해왔기 때문입니다. 

농업박물관에 전시된 일반 볍씨 (이야기발전소 촬영)
사진출처 : 옹진군청

[공공누리에서 '벼' 이미지 찾아보기 https://bit.ly/3zc4sjR ]


지난 1994년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공사를 시작하기 전 문화유적 지표조사를 하던 중 귀한 유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볍씨인데요, 서울대와 미국에서 연대측정 실험 결과 1만 2890년 전~1만 4090년 전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조사 초기인 1998년에만 해도 벼는 BC 3000년 경에 중국에서 넘어왔다고 믿던 시기라 실험 결과마저 일축해버리고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포기하지 않고 2001년 다시 조사를 시작했고, 2003년 영국의 BBC에서도 보도를 하면서 전 세계가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는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충청도에서 발견된 소로리 볍씨입니다. 


우리는 흔히 '한국인은 밥심'이라고 합니다. 밥을 먹고 생긴 힘을 뜻하는 밥심은 본래 '밥+힘'으로 이루 이전 말이지만 '힘'이 '심'으로 변화되어 지금은 그냥 '밥심'이 표준어가 되었습니다. 소로리 볍씨를 보니 우리가 밥을 먹고 살아온 지 참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니 밥심이 맞는 것 같습니다. 


농업박물관에 전시된 벼농사 인형 (이야기발전소 촬영)

우리의 기후는 적당한 강수량과 뚜렷한 4계절이 있어 쌀농사를 짓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동남아시아에서 1년에 2 기작, 3 기작을 하기 때문에 더 좋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한 자리에서 땅이 쉬지 않고 농사를 지으면 땅의 힘이 빠지기 때문에 생산성은 오히려 더 떨어진다고 합니다. (참고로 같은 땅에서 같은 작물을 연속으로 재배하는 것을 '기작(期作)'이라고 하고, 다른 작물로 바꾸어서 재배하는 것을 '모작(毛作)'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동남아시아와 같은 곳에서 쌀을 연속적으로 재배하는 것은 '2 모작'이 아니라 '2 기작'이 맞는 표현입니다)

튼튼하고 영양 좋은 쌀을 생산하니 다음은 자연스레 밥과 함께 곁들일 음식들도 함께 준비하게 마련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밥'이라는 '주식'과 '반찬'이라고 부르는 '부식'이 분리가 된 음식문화를 갖게 되었습니다. 서양의 요리는 애피타이저라고 하는 전식을 먹고 그냥 1개 접시에 본식이 나온 후 디저트로 이어지는 식사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한 상에 주식과 부식이 다른 그릇에 함께 오르는 방식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물론 비빔밥과 같이 1개 그릇에 여러 개의 식재료가 있는 것도 있지만 대다수의 음식은 1개 그릇에 1개의 음식을 담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거기에다가 계절이 구분되고, 산과 들, 바다가 함께 있는 지리적인 특성이 있어 다양한 식재료가 공급됩니다. 그러다 보니 밥을 제외한 다른 음식들인 반찬도 발전하게 됩니다. 나물과 고기와 같은 재료로 분리를 할 수도 있지만 조리법에 따라서도 엄청나게 많은 음식들이 탄생합니다. 국물 요리만 해도 탕, 찌개, 국이 구분될 정도니까요.

사진출처 :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공공누리에서 '쌀' 이미지 찾아보기 한국인의 주식이자 세계 3대 식량작물-쌀| 키워드저작물 | 추천공공저작물 | 공공누리 (kogl.or.kr) ]


주식이 되는 가장 대표적인 식물은 쌀과 밀입니다닮은  매우 다른   가지의 작물은 사람들의 생활문화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밀은 자연 강우에만 의존해도 어느 정도 관리가 되고 지력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휴경이 필수입니다매년 농사를 짓는 우리와는 달리 밀을 재배하는 지역은 휴경일 때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상업이 발달하게 됩니다그러니 자연스레 개인주의와 도시국가들이 발달하게 됩니다옛날의 유럽을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입니다

하지만 쌀은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인구 증가에도 영향을 줍니다그래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문화권은 강력한 중앙집권적인 국가들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주로 아시아권이 고대국가부터 중앙집권적으로 나라가 형성된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그렇지만 벼농사는 밀농사에 비해 2 정도의 노동시간이 필요하고 물을 나눠 사용해야 하는 관개 시스템도 있기 때문에 협업을 위한 상호 의존적인 문화도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이러한 상호의존적인 협동문화는 식문화에도 반영이 됩니다. 바로 2015년에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김치 담그기’와 같은 형태로 말이죠. 


협동으로 만드는 최고의 음식 '김치'

사진출처 :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공공누리에서 '김치' 이미지 찾아보기 - 포기김치| 키워드저작물 | 추천공공저작물 | 공공누리 (kogl.or.kr) ]


우리는 쌀과 같은 곡물에서는 부족한 무기질과 비타민을 채소를 통해 섭취하고 있습니다그런데 겨울이 되면 채소를 구하기가 어렵습니다물론 지금이야 비닐하우스와 같은 최신의 농법으로 1 내내 생산이 가능하지만 옛날에는 겨울에도 채소를 섭취할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습니다음식물을 오래 보관하는 방법으로 가장 먼저 사용한 방법은 말리는 것이지만 채소류는 말리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맛도 떨어져 말리는 방법은 채소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그리고 찾은 방법이 바로 소금입니다수산물과 마찬가지로 채소를 소금물에 담가서 먹는 방법입니다그렇게 해서 탄생한 음식이 바로 김치입니다그래서 김치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국어사전에서는 '소금에 절인 배추나  따위를 고춧가루마늘 따위의 양념에 버무린  발효를 시킨 음식'이라고 하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배추오이 등과 같이 채소를 소금에 절이고고추마늘생강  여러 가지 양념을 버무려 만든 채소의 염장 발효식품'이라고 합니다여기서 핵심은 소금에 절이고 발효시킨 식품을 말하는 것이지만 실제 우리는 발효를 시키지 않은 김치도 즐겨 먹습니다겉절이나 짠지와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김치를 담가 먹었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문헌상으로는 고려시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서 처음으로 염지(鹽漬)라는 말이 나옵니다조선시대에는 중종  '딤채'라는 말이 나오고 딤채라는 단어가 구개음화되면서 오늘날의 김치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중국식 표현인 침채(沈菜) 김치를 억지로 한자식 발음으로 표현을 하다 보니 만들어진 단어이기 때문에 침채를 김치의 어원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조선 중기에 고추가 전래되면서 김치를 만드는 방법과 종류는 비약적으로 발달하게 됩니다지역별로도 너무나 다양하게 김치를 담그기 때문에 한국의 김치를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김치를 만들기 위한 재료만도 100 가지나 되며, 1995 학술용으로 조사된 김치의 종류만 336가지나 된다고 합니다


채소 절임은 전 세계 각 지역의 문화가 반영

출처 : 성주군농업기술센터

[공공누리에서 '장아찌' 이미지 찾아보기https://bit.ly/2VKGfn6 / https://bit.ly/39nt5Qh ]


채소를 절여서 먹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전통 식문화는 아닙니다. 서양의 대부분 나라들이 애용하는 채소 절임은 피클이죠.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의 지역에서는 양배추로 만든 빈스트라우트가 있고, 일본은 단무지와 우메보시(梅干し)라고 부르는 매실장아찌가 있습니다. 중국 역시 산채(山菜), 포채(泡菜), 장유채(醬油菜), 함채(鹹菜) 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김치가 중국에 소개될 때 '김'이라는 단어를 한자어로 표시할 수가 없었는데 중국의 포채와 비슷해 보여 그냥 '파오차이(泡菜)'라고 설명한 것입니다. 처음에 그렇게 설명할 때에는 이미 중국 사람들도 김치는 당연히 한국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떡을 Rice cake, 막걸리를 Rice wine와 같은 정도로만 생각했을 뿐입니다. 문제는 2010년 이후로 '파오차이'라는 단어를 중국에서 교묘하게 섞어서 사용하면서 2020년 11월 이후부터는 우리의 김치를 중국의 야채 절임인 '파오차이'의 한 종류인 것처럼 대대적으로 떠들어대기 시작합니다. 전혀 다른 식품이지만 처음에 이름을 잘못 부르면서 시간이 지나 억지를 부리는 사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공공누리에서 '된장찌개' 이미지 찾아보기 - 된장찌개| 키워드저작물 | 추천공공저작물 | 공공누리 (kogl.or.kr) ]


이와 비슷한 사례는 청국장과 된장이 'chongkukjang’, ‘doenjang’으로 불리는 것이 아니라 ‘Korean Natto’, ‘Korean Miso’로 불리게 될 뻔한 사건입니다. 한국식품연구원의 권대영 박사가 영국의 식품 잡지에 논문을 낼 때 심사위원들이 'chongkukjang’, ‘doenjang’이라는 표현을 이해하지 못하고 ‘Korean Natto’, ‘Korean Miso’라고 수정하길 요구했으나 권대영 박사는 다시 설명하며 'chongkukjang’, ‘doenjang’이라고 표현하도록 했습니다. 

우리의 음식이 해외로 뻗어나갈 때 단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이런 사건이 또 생길 수 있으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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