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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Apr 05. 2016

삼국지를 다시 살린 중국 '우시'(무석)

중국 장쑤성 우시 (무석)

중국에 꽤 많은 횟수를 가봤지만 거의 베이징이 대부분이었고, 상하이, 항저우 등을 다니다가 이번에 우시(무석)에 가보게 되었다. 가기 전엔 이름이 낯설어 그냥 좀 작은 시골 도시일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대륙의 스케일은 달랐다. 

우시. 우리말로 하면 무석. 섬유와 관련해 하나의 큰 단지를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위치는 장쑤성(강소성)이고 좀 더 알기 쉽게 말하면 상하이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간 위치쯤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우시에서는 태호를 주변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세트장이 몇 개가 있다고 한다. 삼국지를 촬영한 '삼국성'부터 수호성, 당성 등의 세트장이 모두 태호를 주변으로 있다. 태호는 이름에 클 태(太)를 붙일 정도로 크다. 정말 크다. 겁나 크다. 

중국의 3대 담수호 중에 하나로 길이가 68km이고 폭이 56km. 전체 면적이 2,425㎢라고 한다. 제주도의 면적이 1,847㎢이니 호수의 크기가 제주도보다 크다. 말이 호수지 호수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그냥 바다로 생각했을 것이다. 수평선까지 보인다.

이번에 간 곳은 그중에서도 삼국지의 세트장인 '삼국성'


대륙의 스케일은 이미 알려진 대로 크다. 입구부터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입구를 통과해 들어가면 바로 절이 하나 나온다. 절까지 올라가 보지는 않았지만 딱 봐도 그냥 커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절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가이드 분이 설명을 해주신다. 

"저기 절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시주도 하고 갑니다. 하지만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여기가 어디라고 했죠?"

"삼국지 세트장이요."

"네, 드라마 세트장입니다. 저기 있는 저 절도 세트의 한 부분입니다. 진짜 절이 아닙니다. 가서 돈 주고 그러지 마세요. 스님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진짜 스님 아닙니다. 그냥 일하는 스태프입니다."

그렇다. 여기는 드라마 세트장이다. 우리나라의 문경새재나 한국민속촌 같은 곳을 가면 조금만 둘러봐도 세트라는 느낌이 팍 온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친절하게 안내판도 잘 되어있다. 뭐, 대부분 '눈으로만 보세요'라든가 '어떤 어떤 드라마의 세트장입니다'라며 실제 드라마의 장면 하나를 사진으로 뽑아 전시까지 해둔다. 용평에는 아직도 겨울연가의 배용준과 최지우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는 그런 느낌이 없다. 우리가 중국말을 잘 몰라서 못 알아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런 안내표지판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냥 옛날 유적지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가이드가 그렇게 설명을 해줘도 막상 들어가면 시주를 하고 오시는 분들이 꽤 된다고 한다. 


정원을 잠시 거닐다 먼저 자리를 잡은 곳은 마장 공연을 하는 곳. 처음엔 관광객들을 말에 태워주는 이벤트를 하더니 잠시 후에 분장을 한 사람들이 말을 타고 나와서 공연을 한다. 삼국성이니까 당연히 삼국지의 내용 중의 하나로 공연을 한 것 같다. 정확히 어떤 부분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딱 봐도 삼국지라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리고 말을 타는 기술은 환상이다. 말 잘 탄다.

언뜻 봐도 유비, 관우, 장비가 나오고... 여포를 상대로 3명이 함께 싸우는 장면으로 보인다. 

마장 공연은 처음 봤는데... 아슬아슬하면서도 볼만 하다.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니 연못에 아름다운 연꽃이 피었다. 연꽃이 1년 내내 피는 것은 아닐 텐데 다행히 시기가 잘 맞았던 모양이다. 연꽃을 보면 두 가지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하나는 석가모니의 깨달음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심청이다. 왜 그런지 이유는 없다. 그냥 떠오른다. 연꽃은 참 예쁘다. 예전에 남양주에서도 연꽃을 소재로 정원을 잘 가꾸어 놓은 세미원을 가본 적이 있다. 거기도 연꽃이 참 예뻤는데... 꽃을 보며 감상에 젖는 나는 아직도 감성 충만!


그리고 또 어디론가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갔더니 또 공연이다. 난타나 점프 같은 공연은 대사가 없어도 재미있게 보겠는데 이런 공연은 글쎄... 내 취향은 아니다. 꼭 봐야 하냐고 물으니 그냥 보란다. 괜히 나가서 길 잃을까 무서워 그냥 앉아서 봤다. 대략 흐름은 삼국지에서 도원결의를 하는 것을 표현한 것 같은데 내 취향은 아니다. 다행인 것은 짧게 끝났다는 것.


여기도 유람선이 있다. 나무로 만들어 꽤나 고풍스러운 느낌을 준다. 유람선에 올라타니 가이드가 바깥은 별로 볼 것이 없고 그냥 안에 앉아서 공연을 보라고 추천한다. 또 공연이야? 이거 뭐, 여기 와서 공연만 계속 보네. 

우리가 탔을 땐 다행히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 왔다 갔다 이동이 쉬운 편이었다. 지금까지 계속 공연을 봤는데 또 공연을 보고 싶지는 않아 밖으로 나갔다. 역시 처음 가는 곳에서 가이드분이 말씀하시는 것은 잘 새겨들어야 한다. 정말 볼게 없었다. 그냥 서해바다에서 작은 섬으로 이동하는 배가 더 볼거리가 있겠다는 뭐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 다시 실내로 들어왔다. 또 공연이다. 악기 연주도 하고, 뭐 이런저런 공연을 한다. 이 역시 내 취향은 아니다. 


우시에 대해선 오기 전에는 잘 몰랐다. 태호에 대해서도 이름만 들어봤지 실제로 이 정도일 줄은... 정말 깜놀이다. 양식 담수 진주가 유명하다는 데 그건 구경도 못했고, 태호의 다른 쪽엔 유원지와 산채로도 있다는 데 거기도 못 가봤다. 하긴 제주도도 이 곳 저 곳 돌아보려면 몇 날 며칠이 걸리는 데 여긴 호수의 크기만 해도 제주도보다 크니 짧은 시간에 다 돌아보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화려함보다는 웅장함을 느끼게 되는 곳이다.


대륙의 스케일...

중국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여기 우시의 웅장함은 베이징이나 상하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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