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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Dec 30. 2016

마음만 받겠습니다

부정청탁 금지 공익광고

https://www.youtube.com/watch?v=CawzfQCfUvk

배우 이형철 씨가 출연한 공익광고가 있다. 

흔히 '김영란법'이라고 알려진 부정청탁 금지에 대한 공익광고다.


먼저 내용을 잠시 살펴본다면~

누군가 봉투를 전하려 한다. 

봉투를 전하면서 무언가 청탁하려는 의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숨죽이며 지켜본다.

주인공은 잠시 망설이다 

'받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주인공의 그 말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한다.

하지만!

주인공이 이내 말을 이어간다. 

'마음만 받겠습니다'

봉투를 받지 않는 모습에 사람들이 환호한다.

마지막에 뜨는 엔딩 자막은

'청렴한 마음과 거절하는 용기'

그 아래에 한 줄로 있는 자막을 보니 '김영란법'이라는 속칭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금지에 대한 법 시행도 알리고 있다. 


난 이 광고를 보면서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 

왜?


마음만 받겠습니다


마음을 왜 받아?

마음을 받아주는 대가로 돈을 제공하는 것인데 어느 순간 특혜를 제공해달라는 마음은 죄가 없고 그 대가로 지불되는 돈만 문제가 되고 있다.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특혜를 바라는 마음이 문제 아닌가?


그렇다면 다른 말로!!

1. 돈은 받지 않고 특혜만 제공해주었다

2. 돈은 받고 특혜는 주지 않았다. 


물론 둘 다 문제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특혜를 제공해준 그 자체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나?


즉, 특혜를 바라는 마음을 받으면 안 된다.

그런 마음을 먹으면 안 되도록 하는 것이 공익광고의 내용이어야 할 터인데

어느 순간 돈만 받지 않으면 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 


저 내용의 공익광고라면 

모두가 공정한 기회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저에게 특혜를 바라는 그런 마음을 품지 마세요


이 쯤되면 딴지 거는 사람들이 꼭 있다.

모르는 소리... 그런 말은 이상적인 소리지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라고!


우리나라의 현실...

아는 사람이라 그렇게 매몰차게 거절하기 힘들다는 이상한 논리.

그래, 우리나라의 현실을 인정하자. 

그러니까 더욱 저런 공익광고가 불편한 것이다.

그렇게 한 번에 바뀌기 힘드니까 방송이라는 매체를 동원해서 공익광고를 하는 거 아냐??

그런데 공익광고 조차도 마음만 받는다는 헛소리를 하고 있으니 뭐가 바뀌겠냐???


돈만 받지 않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마음을 전달하면 안 되는 것이 맞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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