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단상 #2
청년이지 예술가로 산다는 건 은근한 모멸감과 뚜렷한 불안감을 끊임없이 견디는 일이다.
주변의 걱정어린 시선과 만류, 그리고 자기재능에 대한 불신.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긴장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떨어진다.
-<선희의 거짓말>에서
2019년 4월 찍은 한강의 모습. 이런 풍경이 서울과 다른 지역을 구분하는 것 아닐까. 한강은 정말 넓고 하늘을 다 담고 있는 것만 같다.
한강 건너편의 아파트를 보고 있자니, 만화 속에서 보던 그 도시에 내가 올라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20대를 다 바쳐서 활동했던 영상창작집단 얼룩말공작소도 이제 완전히 끝이 났고, 그 기억에서 연유하여 아직도 버리지 못하던 옛 관계도 마음 속에서 완전히 도려냈다.
극중 선희는 자신의 창작 원동력을 재능이나 노력에서 찾으려 하지만, 그 어디서도 명쾌한 해답을 얻지는 못한다. 그저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으면 그뿐인 것이다.
이제는 마음 맞는 디자이너와 함께 새로운 창작집단인 그래픽디자인스튜디오를 하나 차려서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나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확실한 것은 내 스스로에게 정직하기라는 나의 태도에 꾸준하기를 더하기 위해 올 1년을 살아보겠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