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끈기인가? 오기인가?

10화. 고난의 시간-2



보통 포기하지 않고 매진하는 것이 미덕이다.

성공의 길은 그렇게 끈질긴 집념으로 달려간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이야기된다.


과연 그럴까?

나는 그런 끈질김을 끈기와 오기로 구분하고 싶다.


끈기와 오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끈기는 '나'와의 싸움이다. 결과가 어떻든 끈기 있게 달려왔던 시간은 그 자신을 성장시킨다.

오기는 '타인'과의 싸움이다. 지기 싫은 마음, 타인에게 포기한 사람 또는 실패한 사람으로 규정되어버리진 않겠다는 마음이다. 성공하면 타인에 대한 우월감이 생기겠지만 실패하면 절망하며 열등감에 시달린다. 힘든 시간을 참아낸 데 대한 '보상'에 집중하며 독하게 마음먹는 것이다.

즉, 가장 큰 차이는 어떤 일을 이어가야만 하는 '동기'라는 말이다.


근래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정년이'를 보면 정년이는 '소리를 안 하면 죽을 것 같다, 소리를 해야 살아있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그냥 너무 하고 싶고 살아 숨 쉬는 것을 느끼고 싶다. 그녀의 동기는 그것이었다. 그러기에 목이 부러져 소리를 다시는 못하게 된 절망 속에서도 소리를 계속하기로 결심한다. 성공을 하게 될지 다시 제대로 된 소리를 하게 될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고 싶으니까, 해야지만 살 수 있으니까 한다.

그것이 끈기다.


드라마 정년이



나의 경우는 무엇이었을까?

끈기인 줄 알았고 견뎌내는 나를 대견해했지만 나 자신을 면면히 파헤쳐보니 다른 것들이 보였다.


주변에서는 이제 그만하라고 만류한다. 되지도 않을 것을 언제까지 할 것이냐고 채근한다. 그럴수록 명치 아래에서 오기가 올라온다.

지는 것 같다. 포기하는 순간 나는 패배자가 된다. 질 수 없다.

이제 고만하고 싶다는 아우성이 온몸에서 들리는데도 나를 혹사시키면서 그래도 버티라고 나를 다그쳤다.



오기는 열등감과 우월감의 어머니

그것은 오기였다. 나를 증명해 보이고 싶었던 마음,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 그럴듯한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욕심. 그것들은 내 안에서 온 것이 아니었다. 외부로부터 온 것이었다.

미친 듯이 노력했지만 이루어지지 못했을 때 그 대가는 파괴적이다. 과정을 즐기고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결과에 달려 있기에 결과가 나쁘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된다. 아니, 노력에 들인 시간과 에너지만큼 배신감과 상실감으로 남는다.

오기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 아니다. 오기는 행복해지는 방법이 아니다. 만약 오기로 성공했다 치더라도 그 이후는? 오래가지 못한다. 오기에 의한 성공은 동력을 잃은 모터처럼 외부적 요인에 언제든 쉽게 꺼져버릴 상태이기 때문이다.



끈기로 달려가는 당신은 이미 Winner!

많은 분들이 지금도 어떤 것을 성취하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험공부를 하시는 분들, 꿈꾸던 무언가가 되기 위해 오랜 세월을 버티며 물질적 안락함보다는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위해 투자하시는 분들이다.

그렇게 원하는 것을 위해 매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모든 것을 참고 희생하고 계시는지. 경제적 불안과 육체적 한계에도 견디게 해주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여쭙는다.

그리고 그것이 오기가 아닌 끈기이기를 응원한다.